과학적 소양은 어떻게 갖출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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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적 소양은 어떻게 갖출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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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7.06.29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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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직언직썰/ 정진수 충북대학교 물리학과 교수
정진수 충북대학교 물리학과 교수

지난 칼럼에서 과학적 소양을 갖춘 17세 소년이 대학병원의 교수도 못한 일을 해낸 기적과 같은 일을 소개 했다. 췌장암을 조기에 진단해서 많은 생명을 구하는 일이다. 이 글을 읽는 대부분의 어른들은 자신이 직접 그런 일을 해 보겠다고 생각할 시기는 이미 지났겠지만, 내 아이를 그렇게 키워 보고 싶은 열정은 큰 분들일 것이다. 이번 칼럼에서는 그 방법을 소개해 볼까 한다. 그러나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내 아이가 똑똑한 아이이기를 바라지 않는 부모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혹시 내 아이가 그런 자질을 타고 나지 않았다면, 내 아이를 영재로 만들 수는 없다. 창의성이 워낙 강조되는 요즘에는, 영재는 아니더라도 창의성이 있는 아이로 키우고 싶은 욕심은 남을 수 있다. 요즘의 사교육 시장은 이런 부모들의 욕심을 부추기며 돈을 갈취한다.

아이들의 영재성과 창의성은 판단하기기 매우 어렵다. 아이들이 어렸을 때 어떤 행동을 해야 영재성이 있는지, 창의성이 있는지 판단할 수 있을까? 아직 교육학자들 사이에서도 합의된바가 없다. 만약 내 아이가 약간의 영재성과 창의성이 있다고 해 보자. 어떤 교육을 하면 그 역량을 키워줄 수 있을까? 과연 교육으로 그 역량을 키울 수는 있을까? 이 역시 해답은 없다. 사교육에서 선전하는 영재성과 창의성은 돈을 벌기 위한 과대선전에 불과하다.

교육학적 연구에 기반하여 내 아이의 영재성과 창의성을 길러줄 수 있는 교육 방식은 없다. 그러나 내 아이가 과학적 소양에 기반하여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은 길러줄 수는 있다. 이런 교육 방식을 미국 오바마 대통령의 교육 자문 위원이었던 스탠포드 대학의 달링 해몬드 교수는 ‘프로젝트 기반 학습’이라고 지적한다. 만약 당신의 아이를 똑똑한 아이로 키우고 싶은데, 어느 곳에선가 ‘프로젝트 기반 학습’을 한다면, 그 곳으로 당신의 아이를 보내면 된다.

그런데 그 곳이 진짜 ‘프로젝트 기반 학습’을 하고 있는지는 어떻게 알까? 이를 알기 위해서는 부모도 어느 정도 공부를 해야 한다. 프로젝트 기반 학습의 특징은 다음과 같다. 첫째, 그냥 일상생활에서 접할 수 있는 애매한 문제를 제시한다. 예를 들어, “내 친구가 자동차에 치여서 길 가에 엎어져 있는데, 그 자동차의 운전자가 제한 속도를 위반했는지를 경찰에게 설득해야 한다. 어떻게 해야 할까?” 등의 질문을 제시한다. 보통 물리학 문제라면 이 상황을 제시하면서 타이어와 바닥의 마찰계수는 얼마인지 등의 정보를 주지만, 프로젝트 기반 학습에서는 정보가 없이 상황만 제시한다.

그 해결책을 찾는 과정을 학생들이 주도적으로 설계하고 해결해 나가야 한다. 선생님은 새로운 정보를 스스로 알려주거나, 학생들이 활용해야 하는 공식 등을 절대로 알려주지 말아야 한다. 이를 가리켜 “not the sage on the stage, but the guide on the side(연단 위의 현자가 아니라, 곁에 있는 조력자)”라고 말한다.

사실 이런 교육을 받으며 학생들이 성장하려면, 학생들도 어마어마한 노력을 기울여야 가능하다. 그 노력의 첫째 조건은 기본적인 지식을 알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고, 다음은 그 지식을 활용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과학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을 학교 과학 교육에서 배울 수 있을까? 교육부가 망쳐놓은 우리나라 학교 사정으로 보면 절대 그렇지 못하다. 오히려 좋은 책을 몇 권 읽는 것이 낫다. 한 가지가 <거의 모든 것의 역사>(브라이슨 저, 이덕환 역)라는 책이다. 이 책은 현재의 과학 지식이 어떤 과정을 밟으며 쌓여왔는지를 알려준다. 그리고 현대의 과학적 지식이 얼마나 혹독할 정도로 어려운 검증들을 거치면서 살아남았는지, 따라서 얼마나 정확하고 엄밀한지를 알려준다. 뿐만 아니라, 그 과정에서 몇 개인이 어떤 부적절한 짓을 저질렀는지 까지도 알려준다.

나에게 닥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어떤 지식을 어떻게 선별하여 활용해야 하는 지는 중요한 역량이지만, 우리나라 학교에선 이를 거의 가르치지 않는다. 이런 단점을 보완해 주는 책은 <대통령을 위한 물리학>(뮬러 저, 장종훈 역)이다. 미래에 지도자 역할을 해야 하는 사람들이 알아야하는 기본 지식을 수치와 함께 알려주고, 이를 어떻게 활용해야 하는지도 알려주는 책이다. 보다 자세한 내용은 다음 칼럼에서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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