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언론의 치부가 궁금하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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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언론의 치부가 궁금하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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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7.06.22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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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격외도리/ 한덕현 충청리뷰 발행인
한덕현 충청리뷰 발행인

10년만의 정권교체는 언론계에도 많은 숙제를 남겼다. 당장 KBS와 MBC가 사원들의 사장 퇴진운동에 직면해 있고 중앙의 다른 주요 언론사들도 ‘언론과 언론인의 원위치’를 놓고 목하 심각한 내홍을 겪는 중이다.

이유는 언론사마다 다르지만 한가지 공통점은 지난 이명박근혜 정권에서 권력의 언론장악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거나 심지어 부역까지 한 전력에 대한 응징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전국언론노동조합이 지금까지 모두 3차례에 걸쳐 ‘언론장악 적폐청산을 위한 부역자 발표’를 했는데 여기에 총 101명의 이름이 올랐다. 하나같이 주요 메이저 언론사의 책임자들로서 우리나라 언론의 현주소를 상징적으로 보여주고도 남는다. 한마디로 언론이 제역할을 못하고 권력에 순치(馴致)되었음을 의미한다. 안 그랬다면 최순실의 국정농단은 원초적으로 불가능했다.

권력의 언론장악 시도는 동서고금의 흔들리지 않는 ‘실체’이다. 굳이 실체라고 표현한 것은 권력과 언론의 관계는 협조와 반목을 수시로 넘나들며 서로를 긴장시키는, 일종의 작용과 반작용의 상수(常數)를 필연적으로 내포하기 때문이다. 나라의 정체(政體)가 어떤 것이든 집권자가 언론을 다스리지 않고서는 자기 뜻을 펴기가 쉽지 않고 역으로 언론의 입장에선 이것에 어깃장을 놓지 못한다면 아예 존재 가치를 인정받지 못한다. 그러기에 둘 사이의 관계는 늘 불편하고 때로는 서로가 피튀기는 전쟁도 불사해야 한다. 이는 언론의 숙명이다.

다른 건 다 차치하더라도 헌정사상 초유라는 국정농단은 궁극적으로 언론한테 절대적인 책임이 있다. 이를 몰랐다면 직무를 유기한 것이고, 알고도 안 썼다면 국민을 기망한 참으로 몰염치한 행위이다. 어느 나라에서든 국가운영의 격동기때마다 지금처럼 언론이 도마 위에 오르는 이유는 크게 다르지 않다. 권력에 대해 언론이 직업의 소신과 신념이 아닌 편의적인 잣대 그리고 이해관계로 접근했다는 것이고, 이 때문에 결국 사회와 나라, 역사가 어그러지는데 있어 아무런 경고음을 울리지 않았다는 일종의 책임론을 대중들로부터 최촉받는 것이다.

언론의 본질인 비판과 견제 즉 권력감시와 환경감시를 떠올린다면 충북의 지역언론은 최근 도민들에게 크나큰 배신감을 안겼다. 언론사의 자치단체 보조금 사업에 대한 검찰수사와 법원판결 때문이다.

지역언론사의 자치단체보조금 사업은 거의 대부분이 수익을 전제로 이루어지는 것으로 설령 이것이 사회적으로 용인돼 온 업계의 오랜 관행이다 하더라도 공적 보조금의 일부를 남겨 언론사 자체 운영비로 사용하는 것은 실정법상 명백한 위법이다. 형평성을 문제삼는 언론계의 고충을 근거로 관련법이 고쳐지지 않는 한 이는 앞으로도 똑같다.

물론 이번 수사건으로 인해 불이익을 당한 언론사 입장에선 당연히 억울할 수도 있겠지만 지역언론의 미래를 감안한다면 오히려 잘 됐다는 생각이다. 지역언론의 정체성과 생존문제를 다시 한번 고민케 하는 계기가 되었기 때문이다. 다만 안타까운 것은 이번 일로 인해 지역언론이 여론에 의해 무조건적인 ‘부실’로 낙인찍혔고 그 책임 또한 해당 종사자들한테 고스란히 전가되었다는 점이다.
 

사진은 지난 19일 YTN 사옥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 모습./ 미디어오늘 제공


지역언론이 현재 경영상의 난맥상을 겪는 건 맞다. 이는 충북뿐만 아니라 전국적인 공통현상이다. 중앙언론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보수를 받고 그 외 각종 처우에 있어서도 구성원들이 하는 일 만큼의 반대급부를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 고질적인 경영난이 원인이다.

한데 헷갈리는 것은 이러한 현실에 대한 언론인들의 생각은 스스로의 책임을 자각하는 게 아니라 오히려 자학적이라는 사실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한 의지를 보이기보다는 외려 인정하려는 관습이 강하다. 때문에 간혹 명망있는 기자나 언론계 선배들이 무슨 기고라도 할라치면 지역언론의 열악한 현실을 거론하며 일종의 신세타령을 하는 것으로 자신의 차별화를 드러내려는 천박함마저 서슴지 않는다. 정상적이라면 본인들이 앞장서 타개할 문제인데도 말이다.

지역언론의 근본적인 문제는 바로 여기에서부터 출발한다. 언론인 스스로 정신무장이 이렇다보니 그 틈을 비집고 들어오는 것이 언론에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 부도덕한 자본이다. 전국의 부실한 지역언론이 똑같이 겪는 현상으로, 사업주가 돈을 앞세워 언론사를 인수하거나 경영하지만 그들의 목적은 자기사업의 방패막이나 혹은 사회적 처신을 위한 디딤돌을 마련하는데 있다.

그러면서 지역의 각종 명예직을 탐하는데 언론을 앞세우고 또 행세하려 한다. 그들의 입장에선 이보다 더한 신분상승도 없다. 하루아침에 수급기관장의 반열에 오를 수 있으니 말이다. 만약 그들이 언론사 경영주로서 조직의 정상화와 자기 구성원들을 위한 처우개선에 올인부터 했다면 사회적 평판은 분명 남다를 것이다. 이를 방치하고 고개를 숙인 채 자학하는 것은 다름아닌 언론인들이다.

현실적으로 지역언론의 경영정상화는 무슨 돈의 수혈이나 특정인만의 노력으로는 절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위로는 경영주로부터 아래로는 말단 직원까지 똘똘 뭉쳐 하나가 될 때 비로소 가능한 것이다. 사주는 자기사업과 입신에만 혈안이 되어 언론을 악용하고 구성원들은 그 피해의식과 자학으로 일관한다면 지역언론의 앞날은 앞으로도 뻔하다. 지역사회가 언론에 대해 비판을 가하더라도 이런 점을 가려서 해주기를 바란다. 지역언론의 부실을 부른 적은 내부에 있다. 다만 이를 드러내고 메스를 들이댈 용기가 없을 뿐이다.

인터넷과 1인언론의 홍수속에서 신문과 방송으로 상징되는 정통 언론의 위기를 말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그렇지 않다. 스마트폰으로 상징되는 1인언론을 촉발시키는 가장 큰 소스는 결국 신문과 방송의 콘텐츠이고, 또 이들 디지털 언론이 균형과 방향감각을 잃고 헤맬 때 이를 똑바로 잡아주는 것도 정통언론이다.

바로 이것이 언론이 끝까지 천착해야 할 저널리즘의 본질이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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