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지역 이전 약속 불구 계획변경 신청

청주 오창과학산업단지 내에서 매립장을 운영하고 있는 ES청원이 매립용량 증설을 추진해 논란이 일고 있다. 이 업체는 오창산단 이외의 지역에 새 매립장을 조성하는 대로 이 매립장을 폐쇄하기로 청주시와 약속했기 때문이다.

8일 청주시 등에 따르면 ES청원은 최근 오창산단 매립장의 처리 용량을 늘리는 것을 골자로 하는 `오창산단 개발계획 및 실시계획 변경'을 충북도에 신청했다.

처음 허가받은 매립 용량보다 추가 신청 용량이 50% 이상이 증가하면 산업단지계획을 변경해야 하는 규정 때문이다.

현재 ES청원의 오창산단 내 매립장 용량은 151만㎥이다. 2006년 매립장이 들어설 당시 용량 106만㎥보다 45만㎥ 늘어났다.

이 업체는 이번 변경신청에서 매립 용량을 194만㎥로 늘리겠다고 밝히고 있다. 매립장 허가 당시 환경영향평가상의 매립 가능 면적이 241만㎥여서 행정절차만 밟는다면 매립 용량을 더 늘릴 수 있다.

현재 이 매립장의 매립량은 허가용량에 근접한 것으로 알려졌다.

도는 오는 16일 심의위원회를 열어 ES청원의 변경신청 안을 심사할 예정이다.

위원회에서 가결되면 매립용량은 43만㎥가 늘어 매립장 연장 사용이 가능해진다.

하지만 일각에선 이를 두고 ES청원 측이 오창산단 내 건립예정인 소각장을 타지역으로 이전하는 대신 기존 매립장 매립용량 증설과 새 매립장 허가라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으려고 한다는 의혹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청주시와 ES청원은 지난 2015년 3월 ES청원 측이 건설키로 예정된 소각장과 운영 중인 매립장을 오창산단 이외 지역에 건립하는 내용의 `오창지역 환경개선 업무협약'을 한 바 있다.

다만 새 매립장을 조성하면 기존 매립장을 폐쇄하겠다는 단서 조항이 붙었다.

소각장 건립 반대는 오창산단 아파트 입주민들의 오랜 숙원이었다.

이후 ES청원은 오창읍 후기리를 새 매립장 건립 부지로 결정했다. 지난해 12월 시로부터 `사업계획서 적정' 통보를 받고, 관련 행정절차를 밟고 있다. 이 과정에서 ES청주라는 별도의 법인을 신설해 매립장사업을 전담토록 했다. 적정통보를 받은 업체는 ES청주다.

행정절차는 적정 통보를 받은 날로부터 3년 이내에 완료하게 돼 있다.

폐기물처리업계 사정에 정통한 한 인사는 “ES청원의 기존 매립장은 이미 포화상태에 달한데다 증설을 한다고 해도 현재 매립추세라면 수년 내에 폐쇄될 수밖에 없는데 시에서 기존 매립장 이전이라는 구실로 새 매립장을 허가해 주려고 한다”며 고개를 갸웃했다.

이에 대해 ES청원 관계자는 “청주시와 협약 후 2년 이내에 새 매립장 건립을 완료하려고 했지만 여러 가지 이유로 늦어졌다”며 “주민들을 위해 하루라도 빨리 이전하고 싶어도 그렇게 하지 못해 안타깝다”고 말했다.

시 관계자는 “민간업체에서 적법한 절차를 밟아 신규 매립장 설립을 추진할 경우 법적하자만 없다면 허가해 줄 수밖에 없는 입장인데 외부에서 자꾸 특혜의혹을 제기해 곤혹스럽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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