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톡홀름 ‘쿨투어후셋’에는 도서관이 6개
상태바
스톡홀름 ‘쿨투어후셋’에는 도서관이 6개
  • 충청리뷰
  • 승인 2017.06.08 16:4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광화문광장’ 격인 세르겔광장에 자리잡은 문화의집, 청소년들 위한 도서관 놀라워

윤송현의 세계도서관기행
(11)북유럽 편


가는 빗줄기가 뿌리는 아침, 세르겔 광장에는 한 무리의 사람들이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었다. 다가가서 피켓의 내용을 검색해보니 그들은 쿠르드족 이민자들이었고, 오래전에 터어키에 의해 자행된 쿠르드족 학살 사건을 규탄하고 있었다. 난민들을 많이 받아들이는 나라 스웨덴이라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다.

스웨덴 스톡홀름의 세르겔광장(Sergel torg)은 서울의 광화문광장과 같다. 가까운 곳에 국회가 있고, 다양한 정치적 집회가 이어진다. 광장 주변은 스톡홀름의 상업의 중심지이다. 서울의 명동처럼 북유럽 유수의 백화점과 명품샵이 늘어선 거리들이 시작되는 곳이다.
 

세르겔광장에서 바라본 쿨투어후셋 전경(사진:쿨투어후셋 홈페이지).


꿈을 분출하는 도서관

이 광장을 앞마당으로 하고 서 있는 건물이 북유럽에서 가장 큰 문화시설인 쿨투어후셋(문화의집)-시립극장이다. 이 건물은 처음부터 모든 문화 예술 활동을 담아낸다는 목표로 지어졌는데, 내부에 6개의 도서관이 있고, 극장, 토론장, 전시장, 영화관, 공연장, 음악홀 등이 있다.

나는 이 건물을 세 번 방문했다. 처음 스톡홀름에 가서 이곳에 좋은 도서관이 있다는 것을 알았고, 한국어린이도서관협회 회원들을 안내할 때는 일요일이라 그냥 둘러보았다. 그리고 2016년에 청주에서 활동하는 작은도서관 관계자들과 같이 스톡홀름을 방문했을 때, 미리 도서관장과 약속을 해서 자세히 살펴볼 수 있었다.

한 건물에 6개의 도서관이 있다니. 이것부터 호기심을 자아낸다. 먼저 건물 바닥 층에는 일반도서관(library Plate)이 있고, 위층으로 올라가면서 청소년들을 위한 라바도서관(Lava), 만화도서관(Serieteket), 영화와 음악도서관(Library Movies & Music), 10대 초반 사춘기를 위한 티오트레톤(TioTretton), 어린이를 위한 도서관(Room for Kids)이 있다. 이중에서 청소년들을 위한 라바도서관과 티오트레톤을 자세히 소개해주고 싶다.

라바도서관(Lava)은 14세부터 25세 청소년을 위한 공간이다. 우리의 관념대로라면 청소년을 위한 도서관이라면 좌석마다 칸막이를 해서 공부하기 좋게 만든 공간이 떠오르는데, 이곳은 완전히 다르다. 조용한 분위기는 전혀 아니다. 조명은 레일등이고, 서가는 이동식으로 분위기가 자유분방하다.

라바는 화산에서 분출하는 용암을 말한다고 한다. 용암처럼 감성을 분출하는 곳이라는 뜻이다. 서가만 있는 것이 아니다. 한쪽 벽면에 목공이며, 조각 도구들이 많다. 판화작품을 할 수 있는 프레스도 있고, 입체프린터(3D)도 있다. 다른 쪽에는 악기들이 많이 있는데, 직접 악기를 연주하며 녹음을 할 수 있는 곳도 있다. 자신의 몸안에서 분출하는 다양한 욕구와 생각을 다듬고 심화시키고, 분출하고 구현할 수 있는 시설들을 갖추고 있는 것이다.
 

라바도서관의 워크샵(3D 프린터가 보인다)
티오트레톤을 둘러보는 청주 작은도서관 활동가들.


10대만을 위한 티오트레톤

스웨덴은 학교 교육자체가 공부 중심이 아니고, 시험 중심이 아니다. 학교에서 이미 다양한 실물 수업이 이루어진다. 기술을 가르치는 것이 목적도 아니고, 기술을 가르치면서 그 기술을 활용해서 자신의 생각을 구현할 수 있도록 안내한다. 그런 학교 활동을 사회에서 연장해서 할 수 있도록 청소년을 위한 도서관과 워크샵을 만들어놓고 있는 것이다.

티오트레톤은 10, 13세를 말하고, 그 사이의 연령을 위한 곳이다. 이외의 연령층은 출입을 할 수 없다. 자의식이 강한 시기임을 생각하면 그런 공간을 만들어놓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탄성을 자아내게 한다. 우리는 도서관이 아직 문을 열기 전인 오전에 방문한 덕에 관장의 안내를 받아 세상에 별난 이 공간을 둘러볼 수 있었다.

빨간색을 주조로 한 공간은 도서관이라기보다는 상상속의 쉼터를 구현해놓은 듯했다. 눕거나 엎어지거나 앉거나 기대거나 책 속에 빠져있거나 생각에 빠져서 자기만의 세계를 만들어 갈 수 있도록 쿠션이 넓게 배치돼 있다. 그리고 그 위에 주렁주렁 책을 매달아놓은 것도 시선을 끈다. 또래 관계를 중시하는 시기임을 고려한 페어시트를 보면 이 사람들이 얼마나 아이들의 특성을 고려하고, 배려하는 지를 느낄 수 있다.
 

요리도서관.


한쪽에는 요리도서관도 있다. 주방을 그대로 만들어놓고, 요리와 관련한 책들을 중간에 비치하였다. 요리를 하면서 요리의 모티브, 재료, 요리법에 관한 다양한 책을 찾아볼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책을 왜 읽는가? 시험을 내세워 강요하지 않고, 설명하며 억지스럽게 요구하는 것도 아니다. 다양한 활동을 통해서 실제 생활에서 책을 이용할 필요를 스스로 느끼고 찾아보는 습관을 길러주려는 의도가 엿보인다.

라바나 티오트레톤이 스웨덴에서는 그리 특별한 시설은 아니다. 스웨덴은 청소년들의 자주성을 중시하고, 실용적이고 창의적인 교육관이 자리잡고 있는 사회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방문객인 내게는 너무나 멀리 있는 꿈같은 시설이었다. 이런 시설을 만들어 놓은들 누가 이용하랴. 가정에서, 학교에서 청소년들을 풀어주지 않을 것이니.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