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의원, 종교관 의심…김 의장, “안해도 되는 것으로 착각” 해명

6일 제62회 현충일 추념식에서 김양희(사진 맨 앞) 충북도의회 의장과 의원들이 충혼탑에 헌화하고 있다.(사진 충청북도의회)
김양희 충북도의회의장과 의원들이 충혼탑에 헌화한뒤 묵념을 하고있다.(사진 충청북도의회)

 

김양희(자유한국당) 충북도의회 의장이 현충일 추념식에서 헌화만 한 뒤 분향을 하지 않아 논란이 일고 있다. 김 의장은 “‘헌화와 분향’이라는 요식절차를 착각해 벌어진 단순 실수”라고 해명했지만 일부 도의원들은 “의회를 대표하는 의장이 기본적인 추모 절차도 모른다”고 비판했다.

6일 제62회 현충일을 맞아 이시종 지사와 각계인사가 참여한 가운데 청주시 충혼탑에서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의 넋을 기리는 추념식이 열렸다.

오전 10시 충혼탑 광장에서 열린 청주시 주관 추념식에는 이시종 충북지사와 김양희 충북도의장, 이승훈 청주시장과 황영호 청주시의장, 김병우 충북도교육감, 박재진 충북경찰청장 등 지역 기관장들과 함께 도종환·오제세 의원, 국가유공자들과 유족 등 1000여명이 참석했다.

이날 추념식은 국민의례, 순국선열과 전몰호국 영령에 대한 묵념, 기관·보훈단체장의 헌화와 분향, 추념사, 헌시 낭독, 현충일 노래제창 순으로 진행됐다.

이 지사는 추념사를 통해 "나라를 위해 희생한 선열들에게 아낌없는 지원과 존경을 보내는 것이야 말로 대한민국을 강국으로 만드는 진정한 원천"이라며 국가유공자와 유가족들에게 존경과 감사의 말을 전했다.

추념식이 열린 청주 충혼탑은 이날 외부에 처음 공개한 것이어서 의미를 더했다. 청주시는 3억5000만원을 사업비를 들여 1955년 건립한 기존 충혼탑을 재건축했다.

추념식은 순국선열의 호국충정을 기리며 엄숙하게 진행됐지만 생각지도 않은 곳에서 논란이 불거졌다.

공식의전인 기관단체장의 ‘헌화와 분향’ 행사에서 김양희 충북도의회의장이 분향을 하지 않고 헌화만 한 뒤 자리로 돌아간 것이다.

당시 행사장에서 헌화 후 자리로 돌아가는 김 의장에게 청주시 의전담당관과 일부 도의원이 분향을 권유까지 한 것으로 알려져 “일부러 분향을 하지 않았냐”는 의혹까지 제기됐다.

행사에 참여했던 충북도의회 A 의원은 “‘헌화와 분향’이라는 추모 의전 절차를 지키지 않은 것은 순국선열에 대한 커다란 결례다. 의장이 기본적인 절차를 몰랐다고 해도 문제다. 김 의원은 행사 의전을 담당하는 공무원의 안내도 무시하고 분향을 하지 않았다. 자질이 의심스럽다”고 꼬집었다. 이어 “분향을 하지 않은 이유가 만약 종교적인 이유 때문이라면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김 의장 “단순 실수를 정쟁으로 몰아”

비판이 일자 김양희 의원은 “추모의전 절차에 대해 순간 착각해 벌어진 일”이라며 “민주당 도의원들이 정쟁으로 몰아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헌화와 분향을 하는 행사에서 맨 먼저 청주시장이 헌화와 분향을 했다. 이어 도지사, 보훈단체 등의 순서로 시작됐다. 보통 도의회 의장은 도지사 다음으로 했는데 오늘 행사에는 순서가 뒤에 배치됐다”며 “순서가 뒤로 밀리고 참석자들이 많아 빨리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다보니 순각 착각을 하게 됐다”고 밝혔다.

김 의장은 “헌화를 한 뒤에 분향을 하기 위해 향로를 봤는데 향초로 가득 찼다. 향로가 향초로 가득차 더 놓으면 안되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향로에는 향이 제대로 타지 않아 연기가 가득했다. 산소가 부족하다고 느꼈다. 앞선 순서에서도 유족들 중 헌화만 하고 분향을 하지 않은 사람도 있었다. 그래서 묵념을 길게 하고 돌아섰다”고 밝혔다.

김 의장은 “헌화를 마치고 뒤로 돌아서는데 모 의원이 ‘분향을 하라’고 했다. 하지만 이미 추모의례를 마쳤다고 생각해 자리로 돌아왔다”고 밝혔다.

종교적인 이유로 분향을 하지 않았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올 1월 참배 당시 도지사 다음으로 헌화하고 분향했다. 종교적인 이유로 내가 분향을 거부했다고 하는데 지난 1월에 분향을 했다. 내가 속한 종교의 교리에도 분향을 하지 말라는 것은 없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오늘은 헌화와 분향이라는 요식절차를 간과해서 생긴 일이다. 평상시 안보관을 강조하고 있다”며 “이것을 가지고 같은 동료의원이 언론에 제보하고 정쟁으로 몰아가고 있어 씁쓸하다”고 민주당 도의원에 서운한 감정을 비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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