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시가 통합 전 옛 청원군과 합의한 상생발전방안에 포함된 미동산수목원 관리권(충북도 소유) 이전을 포기하기로 내부방침을 정했다. 충북도로부터 청남대 관리권을 이전하기 위한 노력은 계속해 나가기로 했다.

4일 시에 따르면 75개 상생발전 방안의 하나인 미동산수목원 관리권한 이전을 더는 추진하기 어렵다고 보고 사업을 종결 처리할 계획이다.

시가 이런 결정을 내린 것은 무엇보다 도에서 관리권 이전에 난색을 보이기 때문이다.

상당구 미원면에 위치한 미동산수목원은 도 산하 산림환경연구소가 관리하고 있다. 다양한 식물자원을 체계적으로 수집하고 관리·연구하는 곳이다. 가꾼 나무를 전시하는 공간이기도 하다.

도는 관리권을 시로 넘기면 연구소를 옮기는 등 새로운 시설을 마련해야 하는 이유 등을 들어 반대하고 있다.

이전이 완료될 때까지 식물 연구 등 업무가 중단될 수 있다는 점도 우려하고 있다.

도의 이 같은 입장에 시는 이전 사업 추진을 종결하기로 가닥을 잡았다. 상생발전 방안에서 제외하는 것이 아니라 `처리 불가'로 분류하기로 가닥을 잡았다.

시의 관리권 이전 포기에는 예산 부담도 영향을 끼쳤다. 도가 미동산 수목원의 관리권을 이전하면 연구소 이전에 따른 대체 부지를 마련해줘야 한다. 수십 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한다.

시는 이번 달 열린 2분기 청원·청주 상생발전 합의사항 추진 현황 점검회의 때 이 같은 내용을 확정해 발표할 예정이다.

다만 시는 상생발전방안에 포함된 청남대 관리권(충북도 소유) 이전은 지속해서 추진할 계획이다. 대청호와 청남대를 연계한 관광 개발이 추진되고 있어 주변 마을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하기로 했다.

하지만 청남대 관리권 이전에도 도는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청남대 관리권이 시로 이전되면 도청 소속의 관리사업소 직원 20여명이 도청이나 다른 산하기관으로 이동해야 하는 문제점이 있다.

이럴 경우 도는 정원 조정과 조직 변경 등을 먼저 진행해야 한다. 이 때문에 도는 난색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 관계자는 “미동산 수목원 관리권 이전은 도의 의견과 상생발전위원회 협의 등을 통해 사업을 종결하기로 했다”며 “하지만 청남대의 경우 주민 의견을 수렴하고 도와 협의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옛 청주시와 청원군이 행정구역 통합 전 약속했던 상생발전 합의사항은 5개 분야 75개 사업이다.

이 중 15건은 사업이 완료됐고, 54건은 추진 중이다.

그러나 농축산물 유통센터 중서부지역 신설, 청남대·미동산수목원 관리권한 이전, 체육시설 청원군 이전 등 6건은 이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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