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강수량 전년比 56.3% 근본대책 `시급'

최근 몇 년 동안 지속하는 봄 가뭄에 대한 근본대책 마련이 필요하다.

겨울 가뭄에 이어 극심한 봄 가뭄에 농작물이 타들어가고 충북 산간지역 주민은 식수난으로 이중고를 겪고 있다.

단양군 적성면 하2리 노인복지시설인 에덴의집에는 19명이 살고 있다. 이곳에서는 요즘 `식수전쟁'이다.

에덴의집 박종록(65) 원장은 “가물지 않으면 인근 산에서 내려오는 물을 식수로 쓰고 있는데, 가뭄으로 근래 들어선 자주 물이 끊어진다”며 “1년에 한두 번씩은 꼭 이런 일이 생겨 단양군에서 식수를 지원받고 있다”고 말했다.

에덴의집은 산골 지역에 있다 보니 간이상수도가 설치되지 않아 산에서 내려오는 계곡물을 식수로 사용하지만, 가뭄이 극심하면 이 물도 끊겨 식수를 공급받는다.

군은 지난 25일과 29일 이곳에 10t씩 식수를 운반해 공급했다.

가곡면 보발1리 말금마을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이곳에서는 지난 2월 말부터 식수를 공급받고 있다.

이 마을 3가구 5명은 평소 지표수를 물탱크에 모아 식수로 사용하지만 겨울 가뭄에 이어 봄 가뭄이 계속되면서 석 달 째 급수 지원을 받는 상황이다.

군 관계자는 “가뭄이 계속되고 있어 각 가정 등에 절수를 홍보하고 있다”며 “생활용수 부족 마을엔 가뭄이 해결될 때까지 운반급수와 병물 지원을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학찰옥수수를 재배하는 이모씨(괴산읍·56)는 최근 장기화한 봄 가뭄으로 울상을 짓고 있다.

이씨는 “하늘도 무심하지, 봄 가뭄이 장기간 이어지면서 농작물이 성장을 멈추었는데 제발 비가 내려주면 좋겠네요”라며 심각한 봄 가뭄으로 인한 대학찰옥수수의 부진한 작황을 걱정했다.

괴산군 관내 대부분 농가도 장기간 이어지는 가뭄 피해를 보기는 마찬가지다. 한창 성장해야 할 대학찰옥수수, 수박, 애호박, 고추, 배추 등 농작물이 메마르고 있기 때문이다.

농가들에 따르면 올 가뭄 여파로 군 대표 농특산물인 대학찰옥수수 생육이 지난해보다 70% 수준에 그치고 있다. 지난해도 생육기에 비가 한 달 가량 늦게 내려 농민들이 애를 태웠다. 가뭄 여파는 농가의 밭작물에 큰 피해를 줄 수 있다.

수확 시기가 늦어지면 수확량도 크게 줄어들고 상품 가치도 떨어지기 때문에 농가들은 용수 확보에 안간힘을 쏟고 있지만 사정은 여의치 않은 실정이다.

대부분 지하수로 농사를 짓는 밭농사는 용수가 모두 고갈되고 있다.

반면 군이 추진하는 밭작물 가뭄피해 예방을 위한 기반조성은 부족한 상태다.

이씨는 “매년 반목되는 가뭄은 농민들의 어려움으로 연결되지만 군이 추진하는 농업정책은 현실적으로 따르지 못하고 있다”고 하소연 했다.

군 관계자는 “저수지 축조 및 기타 용수원 확보 사업을 추진해 농가의 가뭄을 해소하도록 지원 하겠다”며 “각 읍·면 은 양수 장비를 임대해 고갈을 해소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역주민들은 “기후변화로 인한 가뭄이 해마다 반복되고 있는데 대책은 뒤처지는 것 같다”며 “큰 가뭄 예고까지 나오는 상황에 맞춘 근본적인 대책이 시급히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30일 충북도에 따르면 도내 올해 강수량이 162.2㎜에 그쳐 지난해(288.1㎜)와 평년(259.4㎜) 대비 각각 56.3%와 62.5%에 머물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 23일부터 29일까지 단양군 가곡면 보발1리와 적성면 하2리를 비롯해 괴산군 장연면 송동리, 보은군 속리산면 북암2리, 충주시 산척면 명서리, 영동군 학산면 범화리 등 6개 마을 150가구 200여 명에게 운반급수를 하고 있다.

기상청 예보에 따르면 31일 오후 늦게 비 소식이 있지만, 5㎜ 안팎으로 해갈은 물론 식수 해결에도 턱없이 부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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