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A고 원어민교사, 수업중 학생들에 인종차별 발언…학생 반발
학생, 거부했는데 교사가 볼키스에 강제팔짱…B교사, ‘문화적차이’

청주의 한 고등학교 원어민 교사가 학생들을 상대로 인종비하 발언을 하고 ‧성폭력을 했다는주장이 제기돼 파문이 일고 있다.(사진 뉴시스. 기사의 특정 사실과 관계없음)

 

“너는 jaune(노란), 나는 blanc (하얀).” “동해는 JAPAN SEA." "독도, 일본과 한국이 반으로 나눠 갖으면 되잖아." "치아교정기가 키스 할 때 느낌이 좋다."

청주의 한 고등학교 프랑스어 원어민 교사가 수업 도중 인종차별적인 발언을 하고 독도와 동해에 대해 일본의 편을 드는 발언을 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학생과 학부모는 해당 교사가 인종차별적인 언행 뿐만 아니라 강제로 팔짱을 끼거나 ‘볼 키스’ 등 성폭력을 저질렀다며 퇴출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원어민 교사측은 ”문화적 차이에서 생긴 오해“라며 출근을 계속하고 있다. 논란이 일자 충북도교육청과 A고교는 D교사를 학교폭력사건으로 수사기관에 의뢰하고 수업에서 배제하는 조치를 취했다.

청주 A고 2학년에 재학 중인 B 학생은 두통이 심해 일주일째 등교와 조퇴를 반복하고 있다. 병원 진료 결과 담당 의사는 “스트레스에 심하게 노출된 것 같다. 당분간 학교에 가지 말고 쉬게 하는게 좋겠다”는 의견을 내놨다. B 학생의 부모 C씨는 “아침에 일어나면 눈이 심하게 부어 있고 두통을 호소했다. 아이가 학교폭력위원회 서류를 보여주고 나서야 어떤 일이 있는지 알게 됐다”고 말했다.

도대체 B양이 다니고 있는 학교에서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2주전 A고 불어과 2학년 학생은 전체 일동의 입장문을 작성해 교장선생님과 단체면담을 진행했다.

이들 학생은 면담에서 해당 과 불어과 원어민교사 D씨가 수업도중 자신들에게 인종차별적인 언행을 하고 심지어 성추행을 했다고 주장했다.

학생들에 따르면 D교사는 수업 도중 한 학생을 지목하며 ‘jaune’(프랑스어, 노란 ), 자신을 가르키며 ‘blanc’(프랑스어, 하얀) " 이라고 말했다. 학생들은 이 발언을 동양인에 대한 인종비하 발언으로 느꼈다.

또 다른 학생에게는 동양인 비하 내용 담긴 만화( '칭챙총')를  소개하며 보여줬다. ‘칭챙총’은 서양인이 동양인을 비하할 때 쓰는 말로, 동양인들은 다 똑같이 생겼다는 조롱이 섞인 말이다. 이 단어는 지난해 3월 내한 뮤지컬 ‘아마데우스’의 출연 배우 로랑 방이 파티자료에서 ‘칭챙총’이란 건배사를 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 건배사는 동양인 비하 발언 논쟁으로 확산됐고 결국 배루 로랑 방은 사과해야 했다.

로랑방은 자신의 SNS를 통해 “인종 비하 표현인 줄 몰랐다”고 해명했지만 이미 등 돌린 국내 팬들의 마음은 이를 외면했고 뮤지컬 ‘아마데우스’는 유쾌하지 못한 상태로 막을 내려야했다.

 

여성을 닭에 비유, “벗은 모습과 먹는 것이 비슷해”

 

학생들에 따르면 D씨는 인종비하 발언외에도 학생들에게 성적인 농담과 신체접촉을 했다. 학생들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D 교사는 치아교정기를 착용한 학생에게 "치아교정기가 키스 할 때 느낌이 좋다"고 발언했다.

수업 도중 프랑스 인사법 ‘비쥬’(Bisous)을 알려준다며 모 학생 볼에 입을 맞췄다. 또 다른 E 학생은 거부 의사를 보이고 자리를 피했으나 D씨는 그를 붙잡고 볼을 비볐다.

한 학생은 좋아하는 음식란에 프랑스어로 닭 이란 뜻을 가진 ‘poulet’이라고 적었다. 이를 본 D 교사는 “‘poulet’은 여자라는 뜻”이라며 “닭의 벗고 있는 모습이나 음식으로 먹는 것을 ‘여자’에 비유 한다”고 말했다.

이 외에도 학생들은 D 교사가 거부의사를 밝혔는데도 여학생에게 수시로 팔짱을 끼었다고 주장했다. 학생들에 따르면 D 교사는 복도에서 2학년 F 학생에게 팔짱을 요구하다 반응이 없자 직접 다가가 팔짱을 낀 후 "이건 결혼식이다" 라며 결혼 행진곡을 흥얼거렸다.

D교사는 복도에서 또 다른 G학생을 뒤에서 부른 뒤 이를 쳐다보는 학생에게 팔짱을 끼라는 제스처를 취했다. G학생이 이를 거부하고 가던 길을 가자 뛰어와서 팔짱을 꼈다.

 

“동해는 일본해, 독도는 한‧일이 나눠가져야”

 

학생들에 따르면 D교사는 동해와 독도 문제와 관련해 학생들의 감정과 충돌하는 발언도 했다. 이들은 D교사가 ‘바다’에 대해 수업하던 중 동해를 ‘Japan Sea’ 라고 얘기했다고 밝혔다. 학생들이 잘못됐다며 거부 반응을 보였는데도 D 교사는 계속해서 발언했다.

학생들에 따르면 D교사는 한국과 일본 사이에 발생한 독도분쟁을 이야기 하며 "일본과 한국이 반으로 나눠 갖으면 되잖아"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학생들은 “2016년 한 해 동안 위와 같은 일을 겪으며 불어과 2학년 개인과 단체가 불쾌감 및 모욕감을 느꼈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지난 해 발생한 일들이 1년이 지난 지금 왜 문제가 되는 것일까? A고에 따르면 원어민 교사는 1년 단위 계약을 통해 고용관계를 맺고 수업을 진행한다. 또 매년 평가를 통해 재계약 여부를 결정했다. 7년 동안 A고에서 근무했던 D 교사는 올 2월 진행된 원어민 교사 공모에서 최하점을 받아 재임용에 실패했다.

D교사는 A학교의 결정에 반발해 충북지방노동위원회(이하 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접수했다. 노동위원회는 ‘2년 이상 계속근무 했다면 기간의 정함이 없는 무기근로계약으로 간주한다’는 노동법의 조항을 들어 A학교에 D씨의 원직복직을 명령했다.

A학교는 노동위원회의 결정을 받아들여 D교사를 복직시켰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자 학생들은 지난 주 그동안 있었던 일들을 공개하고 D교사의 퇴출을 요구했다.

학생들은 “교사는 단순한 지식의 전달을 넘어, 학생들의 인격적 성장과 바른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힘쓰는 교사가 진정한 선생님의 모습이라고 생각”한다며 “학생들의 인격을 존중하고, 국가나 인종, 성별에 차별 없이 학생을 대하는 분이 지도해 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 행적을 따져봤을 때 D교사는 선생님으로 적합하지 않다고 생각하기에 거의 복직과 그 후 이뤄지는 모든 수업을 거부 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A교는 제기된 내용과 관련해 지난 25일 학교폭력심사위원회를 열고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A학교 관계자는 “D씨가 일부 사실에 대해선 인정하고 일부 사실에 대해선 부인하고 있다”며 “특정 사실에 대해서는 장난으로 했다거나 문화적 차이에서 생긴 오해라고 해명했다”고 밝혔다.

충북교육청 관계자도 “경찰의 조사가 진행되는 만큼 수사결과가 나오면 그에 맞는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D교사는 반론 인터뷰를 거절했다. 본보는 반론권 보장을 위해 A학교를 관계자를 통해 D씨에게 반론 인터뷰를 요청했다. 이에 대해 A학교 관계자는 “D씨는 경찰수사에서 밝히겠다는 입장이다. 수사가 진행되는 만큼 현재로서는 이야기 할 수 없다며 인터뷰를 거절했다”고 전했다.

충북인뉴스 김남균 기자 / spartakook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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