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당선무효형이 선고돼 벼랑 끝에 몰린 이승훈 청주시장이 대법원 최종심을 준비할 변호인을 추가로 선임했다. 정치자금법 소송에서 전문성을 인정받은 권위자로 정평 난 전관 출신에 이어 국내 유명 로펌을 변호인단에 새롭게 포진했다.

23일 대법원에 따르면 법무법인 태평양이 이날 선임계를 냈다. 태평양은 김앤장, 광장과 더불어 국내 3대 로펌으로 꼽힌다. 태평양은 이 시장 변호인단으로 차한성·연운희·문정일·김일연·노은영 변호사를 세웠다.

태평양은 이 시장 항소심도 변론을 맡았었다. 이번 상고심에서 눈길을 끄는 이는 대법관 출신의 차한성 변호사(63·사법연수원 7기)다.

경북 고령이 고향인 차 변호사는 서울 경북고와 서울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34년간 법조계에 몸담았다.

2005년 청주지법원장을 역임한 그는 이듬해 법원 행정처 차장을 거쳐 2008년부터 6년간 대법관을 지냈다.

이후 영남대 로스쿨 석좌교수로 있다가 태평양에 영입됐다.

특이한 것은 대법관을 지내고 변호사로 전향한 후 대법원 사건을 한 건도 맡지 않았던 그가 이번에 이 시장의 법률대리인으로 선임됐다는 점이다.

이는 대한변호사협회가 지난 1월 `대법관 출신 변호사의 2016년도 판결선고 사건 전수조사 결과'를 발표한 결과에 나타났다.

차 변호사가 속한 법무법인 태평양을 추가로 선임한 데는 이 시장이 `대법관 출신의 시각'을 통한 법리해석으로 재판을 유리하게 끌어나가겠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앞서 이 시장은 황정근(56·연수원 15기) 변호사 등 3명을 선임했다.

2004년 법복을 벗고 변호사로 전향한 황 변호사는 10여 년간 국내 굴지의 대형 로펌인 김앤장법률사무소에서 근무하다 2015년 법무법인 소망에 새로 합류했다.

황 변호사는 헌법재판소의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심판에서 국회 소추위원 측 대리인단 총괄팀장으로 활약할 정도로 중량감 있는 실력자다. 공직선거법과 정치자금법 소송에서 전문성을 인정받은 권위자로 평가되고 있다.

중앙선관위 자문위원과 행정심판위원도 지낸 터라 선거법과 정치자금법에 대한 전문성과 현장 경험이 많아 당선무효 위기에 놓인 정치인들이 찾아가는 `정치 전문 변호사'로 정가에 알려졌다.

정치적 명운이 걸린 상고심을 앞두고 호화 변호인단을 꾸린 것은 기사회생을 꿈꾸는 이 시장의 절박한 의지가 담긴 것으로 해석된다.

앞서 항소심에서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이 시장은 상고장을 제출, 지난 11일 대법원에 접수됐다.

선거홍보비용 범위에 대한 원심의 법리 오해와 사실오인 여부를 따져보겠다는 게 이 시장의 상고이유다.

양형 결정에 가장 중요한 정치자금부정수수죄를 놓고 1·2심 재판부의 유·무죄 판단이 엇갈린 데다 선거컨설팅 계약 체결과 선거용역비 정산 시점이 중요한 변수인 터라 대법원의 최종 판단을 받아보겠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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