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 A씨, “합의금 대신 ‘사랑 기금’ 함께 만들자” 제안
양측 똑같은 금액 내 어려운 이웃 돕기로…탄원서도 제출

지난 4월 13일 발생한 보은 신부님 폭행사건 CCTV 캡쳐 화면

가슴에 응어리진 분노를 녹여 더 큰 사랑으로 승화시켰다. 지난 4월 13일 보은에서 발생한 ‘신부님 폭행사건’이 아름다운 용서로 마무리되며 감동을 남겼다.

이 사건 피해자 A씨는 폭행을 가한 B신부에 대해 “잘못 알려진 소문이 바로 잡히면서 모든 분노가 사라졌다. 마음속에서 이미 용서했다”며 “수사기관과 천주교 청주교구에 탄원서를 제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A씨와 B신부는 공동으로 기금을 마련해 지역의 어려운 이웃에게 전달하기로 했다. A씨 지인에 따르면 “A씨 치료비와 수술비로 800만원 가량이 지출됐다. A씨가 B신부에게 이 돈을 받는 대신 장학사업 등 어려운 이웃에게 쓰자고 제안했다. A씨는 B 신부가 내놓은 금액만큼 똑 같은 금액을 내놓기로 했다”고 밝혔다.

A씨는 이에 대해 “앞으로 살아갈 각자의 삶의 무게가 있고 ‘나 또한 뭘 잘했나’하는 반성을 했다”며 “지역사회를 아프게 했으니 지역에 양해를 구하는 차원에서 이렇게 결정했다”고 밝혔다.

그는 “잘 모르겠지만 하나님은 착한 친구만 사랑하는 것은 아닌 걸로 알고 있다, 청주교구가 신부님의 잘못도 나의 잘못도 용서해 주실 것으로 믿는다”고 밝혔다.

천주교청주교구 관계자는 “합의 사실을 알고 있다. 피해자가 용서를 해주신데 대해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어 “피해자가 용서는 했지만 중대한 사안인 만큼 교구 차원의 조치가 이뤄질 것”이라며 “물의를 일으킨데 대해 사과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폭행사건은 지난 4월 13일 보은지역에서 발생했다. A씨와 B신부 일행은 보은지역 모 음식점에서 술을 마신뒤 음식값을 서로 내겠다며 실갱이를 벌였다. 이후 음식점에서 나온 뒤 B신부가 A씨를 일방적으로 폭행했다. 이 과정에서 기절한 A씨를 B신부가 잔혹하게 폭행했고 이 장면이 인근 음식적 CCTV 영상에 그대로 녹화됐다. 폭행을 당한 A씨는 코뼈와 광대뼈가 함몰되고 눈 아래 안와골절 등 전치 8주의 상해를 입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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