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도, 10만평 외국인 임대공단 추가조성 검토따라
하이닉스,"도에 우리부지 활용방안 검토양해했다"

‘20만평→10만평→0평(?).’
하이닉스 반도체가 오창과학산업단지 입주를 전제로 확보해 놓은 공장신축용 부지가 형체도 없이 사라질 지 모를 상황인 것으로 밝혀졌다. 상황이 이렇게 귀착되면 하이닉스의 지역 내 추가 투자계획은 백지화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이같은 중대한 정보는 하이닉스가 아닌 엉뚱한 곳으로부터 흘러나왔다. 충북도다.
요즘 충북도는 사실 즐거운 고민에 빠져 있다. 한때 분양이 제대로 안 돼 애물단지로 끌어안고 있던 오창과학산업단지가 국내외를 막론하고 유수기업의 각광받는 새 보금자리로 인기상종가를 치고 있는 때문이다. 특히 외국기업들이 잔뜩 오창에 눈독을 들이면서 충북도는 기분 좋은 딜레마에 빠져 있다. 충북도는 “정신이 없을 정도”라고 최근 쇄도하는 외국기업들의 투자의향 움직임을 전할 정도다.

   
▲ 하이닉스반도체가 빅딜 직후 현대전자시절 오창 과학산업단지에 확보해 놓았던 공장신축부지. 당초 20만평에 달했으나 투자가 미뤄지면서 규모가 절반으로 축소됐다가 이마저 다른용도로 전용될 처지에 빠졌다.

외국업체들이 눈 독 들이는 오창

이처럼 외국기업체의 방문이 눈코 뜰 새 없이 이어지면서 충북도 경제파트는 온통 비상에 걸렸다. 19일만 해도 국제통상과는 전 직원이 동분서주해야 했다. 캐나다 빅토리아 컬럼비아 주정부 관계자와 현지 바이오 관련 업체 대표, 투자전문회사 등이 대거 오창현지를 방문했기 때문이다. 또 얼마 전에는 1000억원대 규모의 투자를 생각하고 있는 일본 기업체도 현지방문을 하고 돌아갔는데, 빠르면 이번 주중으로 오창진출을 결정지을 것으로 전해졌다. 이 업체는 IT용 특수점착제 포장재 건장재 등을 생산하는 기업으로 오창에 TFT-LCD용 필름제조 공장 신설을 검토하고 있는 한편 이미 오창에 입주해 있는 국내 기업에 자본을 투자하고 있는 기업.

이에 앞서 일찌감치 오창 진출을 확정한 일본기업 JSR은 22일 준공식을 갖고 조업에 들어가는 등 오창과학산업단지가 역동성으로 꿈틀대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 크게 고무받게 되자 충북도는 ‘빅 딜’을 구상하게 된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의 일이다.

이미 1차에 이어 2차로 지정한 외국인 전용임대공단마저 ‘포화’될 것이 확실시되는 상황이 예측되자, 이 기회에 대규모로 관련공단을 확대 지정하는 방안의 검토에 들어가면서 빅 딜로 인해 탄생된 하이닉스 반도체에 빅 딜을 제의하고 나선 것이다.

오창에 더 이상의 여유부지가 없다는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충북도는 애초 20만평을 확보해 놓고도 유동성 위기에 몰려 어려움을 겪어 온 하이닉스 반도체에게 현재 보유하고 있는 10만평의 양도의사를 타진한 것. 충북도는 지난 1차와 2차 외국인임대공단 지정 때 이미 20만평의 하이닉스 소유 부지 중 절반인 10만평을 양도받아 요긴하게 활용한 경험이 있었다.

충북도의 논점은 명쾌했다. “하이닉스가 오창공장 신축을 위한 실행계획을 아직 갖고 있지 않는 등 투자 전망이 불투명하지 않느냐. 오창을 활성화시켜야 할 최우선적 이해를 갖고 있는 충북도로서는 지역 전체의 이익과 토지이용의 효율성을 고려해 귀 회사의 보유부지를 다른 방도로 활용하려고 하는데 양해해 줄 수 있겠느냐.”


하이닉스 ‘NO’ 외국기업은 “웰컴”?

하이닉스 반도체 청주사업장은 이에 대해 “최근 충북도에서 우리 회사 부지를 외국인임대공단으로 전용하는 방안에 대한 의사를 타진해 온 적 있다”며 “조기 투자를 실현시키지 못하고 있는 우리 입장에서 다른 의견을 달기 어려운 처지인 데다 충북의 발전이라는 큰 틀의 시각에서 양해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아직 충북도에서는 이 방안을 검토하는 단계일 뿐 어떤 것도 확정된 것은 없다”라는 원칙론을 재확인했다.

그러나 충청리뷰가 일찌감치 문제의식을 제기했듯 하이닉스 반도체로서는 오창보다는 중국투자에 우선순위를 갖고 있음을 이번 사건을 계기로 다시 한번 확인한 셈이 됐다.'

물론 ‘빅 딜’이 아직 성사되지도 않았고 더더욱 빅 딜의 결과를 앞으로 계량화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그러나 우리로선 오창에 하이닉스반도체 대신 다수의 외국기업들을 엄청난 혜택을 주고 끌어온 대가, 즉 ‘대리 보상’을 톡톡히 누리게 될 것인지 관찰할 숙제를 갖게 됐다. 한편 충북도가 하이닉스 부지를 인수할 경우 액면가액만 430억원을 넘는다. 

오창이 외국기업들의 관심을 끄는 이유
분양가 1%에 50년 장기임대·현금보조 등 혜택 엄청나
내년부터 광역 시·도에 외국인공단 지정권 부여

이미 얘기했듯 충북도가 오창에 외국인전용임대공단 추가지정을 검토하게 된 것은 외국업체들의 ‘입질’이 쇄도하기 때문이다. 충북도는 오창단지에 1차로 지정한 첫 외국인전용공단 5만평을 성공리에 분양하자 지난해 11월 2차로 10만평 가량을 추가 지정했다. 하지만 이 조차도 당초 예상보다 이른 시일내 ‘소진’될 만큼 인기를 끌고 있는 것. 충북도는 “한달에 평균 대여섯개의 외국업체들이 입주문의를 계속해 오고 있다”고 말했다. 충북도가 아직 완전히 분양이 끝나지 않은 2차 임대공단을 두고 제3의 임대공단 10만평을 벌써 추가로 만들려는 이유가 이해되는 대목이다.

이는 충북도가 “계약이 체결되기 전이라 구체적으로 어느 외국기업들이 오창을 노크하는 지 말해주기 곤란하다”면서도 이면에는 숱한 외국기업과 접촉하면서 쌓아 놓은 투자 유치 상담 건이 상당부분 ‘현실화’될 것이라는 강한 자신감을 반영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렇듯 오창이 외국기업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은 충북도가 내걸고 있는 파격적인 특혜조건 때문이다.

도는 외자 유치 인센티브 지급을 위해 현금 보조금제, 포상금 지급제 등 관련 조례 개정을 통해 제도적 환경을 완비한 데 이어 외국인 전용공단에 한해 50년 간 장기임대로 분양가격의 1%로 공장용지를 분양하는 파격적인 혜택도 부여하고 있다. 첨단 기술을 보유한 업체는 그나마 임대료를 면제했다. 또 일정 규모 이상 투자 업체는 임대료를 75% 면제하고 7년간 국세와 지방세도 받지 않고 있다. 충북도는 “각종 혜택과 아울러 소위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큰 매력일 것”이라며 “뿐만 아니라 청주공항과 경부·중부고속도로, 경부고속철 오송역 등 뛰어난 교통 여건도 외국 업체들의 관심을 끄는 요인”이라고 말했다. 한편 10만평 규모가 추가로 지정될 경우 오창단지 내 외국인 전용공단 면적은 총 25만평으로 늘게된다.

저작권자 © 충북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