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입각 불발시 가능성 커, 이 지사 변수

2014년 지방선거에서 충북지사에 당선된 이시종 지사와 축하 인사를 나누는 노영민 전 의원

문재인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노영민 전 의원이 청와대 또는 내각 입각 가능성이 낮아지자 내년 지방선거에서 어떤 역할을 할지 시선이 쏠리고 있다. 국회의원 선거구별, 시·군별 대선 투표 결과 역시 내년 지방선거에 견주어 정당별, 후보별 유불리를 놓고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노영민 전 의원은 10일 발표된 총리, 비서실장, 국정원장 등 청와대 참모 인선에서 제외됐다. 또 장관직 등 내각 입각 가능성도 낮아 노 전 의원은 문재인 정부 초기에는 요직을 맡지 않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이같은 상황이 전개되자 지역정가에서는 노 전 의원이 내년 6월 치러질 지방선거에서 도지사에 출마하는 수순을 밟는 것 아니냐는 시각을 보이고 있다. 노 전 의원의 지사 출마는 20대 총선 불출마 이후 지역정가에서 심심찮게 거론됐던 '카드' 이다.

그러나 이시종 지사 역시 별다른 정치적 변수가 없을 경우 3선 도전이 확실시 되고 있다. 이 지사는 특히 민선 6기 출범 직후부터 사실상 3선 도전 의사를 굳힌 데다 도정운영 역시 지방선거에 대비한 '라인업'을 강화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경우에 따라서는 이 지사와 노 전 의원이 양보없는 공천 경쟁을 펼치는 상황이 전개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러나 노 전 의원이 지사 출마를 강행할 경우 정치적 타협점을 찾지 않겠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지역정가의 한 관계자는 "총선 불출마를 택했던 노 전 의원이 정치적으로 재개하려면 지사 출마 등 주민 선택을 받는 카드를 사용할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며 "문재인 정부 초기에 요직을 맡지 않는다면 지사 출마를 고려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노 전 의원의 한 측근은 이에 대해 "현재로서는 내년 지방선거 얘기를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는 입장을 밝혔다.

대선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홍준표 후보가 충북에서 지지율 1, 2위를 기록함에 따라 내년 지방선거에서도 민주당과 한국당의 대결구도는 마찬가지 양상이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특히 지난해 치러진 총선 결과를 뒤엎는 대선 투표율이 나타난 지역은 벌써부터 지방선거에 미칠 영향을 놓고 여러갈래로 해석을 하고 있다.

청주 상당선거구는 자유한국당 정우택 원내대표이자 당대표 권한대행의 지역구인 데다 보수성향이 짙은 지역으로 분류됐으나, 문재인 대통령이 홍준표 후보를 크게 앞선 결과가 나와 시선이 쏠리고 있다. 청주 상당에서 문 후보가 39.97%의 지지율을 기록했으나,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는 25.61%에 그쳤다. 민주당 의원 선거구인 청주 서원구(42.03%)와 흥덕선거구(43.49%), 청원선거구(43.94%)는 모두 홍준표 후보를 20% 이상 격차를 보였다. 홍 후보는 3개 선거구에서 20~22%를 기록하는 데 그쳤다.

한국당 이종배 의원의 충주는 문 대통령이 34.35%를 기록해 30.39%에 머문 홍 후보를 4% 포인트 차로 눌렀다. 한국당 권석창 의원의 제천·단양 선거구는 홍 후보가 33.86%, 39.94%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문 대통령은 32.03%와 28.85%를 기록했다.

경대수 의원의 음성·진천·증평 선거구는 홍 후보가 모두 문 대통령에 패배하는 성적표를 냈다. 박덕흠 의원의 남부 4군(보은·옥천·영동·괴산)은 홍 후보가 옥천을 제외한 나머지 3개 지역에서 우위를 점했다. 홍 후보는 괴산 36.75%, 보은 34.20%, 영동은 33.87%를 기록해 문 대통령을 앞섰다. 그러나 옥천은 33.94%로 문 대통령이 홍 후보를 앞섰다.

자유한국당의 한 관계자는 "선거 막바지까지 실시된 여론조사에서는 홍 후보 지지율이 10%를 조금 상회하는 정도에 머물렀으나, 보수층의 결집과 당원들의 노력으로 지지율을 그나마 끌어 올린 측면도 있다"며 "국정농단 사태라는 특수한 상황이 있었지만, 이번 결과는 지방선거를 가늠할 잣대가 될 수 있어 주의 깊게 분석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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