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터십 태권도주관단체 대표와 K스피릿 단장은 동일인물
지난해 10월 직원들 사이에 입소문 돌아…도, “전혀 몰랐다” 발뺌

2016청주무예마스터십 대회에 최순실씨가 설립한 K스포츠재단 관련자들이 태권도부문 대회를 주관해 논란이 일고있다(사진은 개막식 장면. 뉴시스)
지난해 박 전대통령 아프리카 3개국 순방에 나선 것으로 알려진 k스포츠재단. 2016청주무예마스터십대회를 주관한 국제태권도연합의 전신인 태권도외교단이 이에 관련된 것으로 나타나 논란이 일고있다.(출처 조승래 의원실)


2016청주세계무예마스터십 대회 태권도 부문을 주관한 국제태권도연합은 최근 6년 동안 명칭을 4번이나 변경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회조직위원회는 국기원이나 대한체육회 소속 대한태권도협회를 제쳐두고 사단법인에 불과한 국제태권도연합에 대회를 맡겼던 것으로 확인됐다.

태권도 단체 관련자들은 국제대회를 사적 단체에 맡긴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비판하고 나섰다. 이런 가운데 대회조직위원회 관계자도 지난해 10월 경 최순실씨와 관련돼 있다는 것을 알았다고 밝혀 파문을 예고했다.

2016청주세계무예마스터십(이하 무예마스터십) 대회 태권도 부문을 주관한 국제태권도연합의 법인대표가 K스포츠재단 소속 K스피릿 태권도시범단 단장을 맡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2016년 10월 13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김병욱 의원(더민주당) 조윤선 전 문체부장관에게 박근혜 전 대통령의 해외순방당시 동행했던 태권도 시범단 K스피릿에 관해 질의했다. 질의를 받은 조 전 장관은 답변과정에서 K스피릿을 지휘한 단장 N씨의 실명을 공개했다.

K스피릿 시범단장 N씨는 무예마스터십 태권도 부분을 주관한 국제태권도연합의 사무총장외에도 법인등기부상 대표로 등재돼 있었다.

등기부등본을 확인한 결과 국제태권도연합은 최근 6년 동안 4차례 명칭을 변경을 변경했다. 2009년 (사)국제태권도외교재단으로 출발한 이 단체는 2010년 (사)태권도 외교재단으로 명칭을 변경했다. 2013년에는 (사)태권도외교단으로 명칭을 변경하고 2015년 12월 (사)국제태권도연합으로 명칭을 변경했다.

국제태권도연합은 설립 후 2015년 12월까지 N씨가 교수로 재직했던 강원도 동해시에 주소를 두고 있었다. 이후 K스포츠재단이 설립되기 한 달 전인 2015년 12월 태권도진흥재단이 운영하는 전라북도 무주군 태권도원으로 사무실을 옮겼다.

법인 등기부 등본의 대표는 N씨 였지만 각종 서류상의 총재는 문체부 차관을 역임한 C씨가 맡았다. 2013년 10월 태권도외교단의 홈페이지에는 C씨의 이름과 사진이 담긴 총재 인사말이 게재됐다.

국제태권도연합으로 명칭을 변경한지 5개월이 지난 2016년 4월 국제태권도연합의 전신인 태권도외교단 명의로 태권도진흥재단에 보낸 문서에는 태권도외교단 총재로 C씨의 이름이 적혀있었다.

이와 관련해 태권도계 일각에서는 C씨가 김종 전 문체부 차관과 같은 출신임을 들어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문제를 제기하는 이들은 특히 공적기구인 태권도원에 입주해 사무실을 사용하는 점과 국기원 태권도 시범단을 제치고 합류한 점과 이 과정에서 태권도원으로부터 이런 저런 혜택을 받았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10월 경 최순실 관련단체라는 것 알았다”

충청북도 체육진흥과 관계자는 무예마스터십 태권도 부분과 관련해 “세부적인 것은 조직위원회에서 업무를 담당해 잘 알지 못한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최순실의 K스포츠재단 관련된 인물이 무예마스터십에 개입한 것은 전혀 알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무예마스터십 대회 조직위원회 관계자는 “최순실 국정농단과 K스포츠 재단의 태권도 시범단 소식이 언론에 공개된 뒤 관련 사실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동료들 사이에 ‘태권도 시범을 한 사람들이 K스포츠재단이구나’하는 말들이 오갔다”고 말했다.

무예마스터십 대회 태권도 부문을 국기원이나 대한태권도협회에 맡기지 않고 국제태권도연합에 의뢰한 배경에 대해서도 해명했다.

조직위원회 관계자는 “국기원은 당시 조직 내분이 심각해 전혀 할 분위기가 아니었다. 세계태권도연맹은 올림픽정식종목으로 1년 6개월 전에 상의해야 된다고 했다”며 “부득이하게 국제태권도연합과 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태권도원과 접촉해보니 ‘품새로 하는 대회가 있다. 그쪽 경기방식을 마스터십에서 채택하면 어떻겠느냐’ 해서 업무협약을 맺게 됐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무예마스터십 1회 대회는 국제행사 승인이 없는 상태에서 한 것이다. 그래서 여기만의 마스터십 룰을 만들자는 의견도 있었다. 그래서 기존 올림픽종목인 태권도와 유도는 여기만의 마스터십 룰로 실험적으로 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태권도 단체 관계자들은 이해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승완 전 대한태권도협회장은 “국제행사를 사적 단체에 맡기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국기원 내분 같은 것은 소리는 말도 안된다”고 말했다. 이 전 회장은 “선수가 부족하다보니 옷만 바꿔 입고 나갔다는 이야기도 있었다”고 말했다.

오노균 전 대전태권도협회장도 “공인단체인 국기원이나 대한태권도협회를 배제한 채 국제대회 행사를 맡긴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김덕근 바른태권도시민연합 대표는 “국기원에 알아본 결과 무예마스터십과 관련해 공문으로 요청받은 사실이 없었다”고 말했다.

무예마스터십을 주관한 국제태권도연합 사무총장 N씨는 “무예마스터십은 스포츠가 아니라 무예다. 무예를 하는데 올림픽 룰로 하냐?”며 “국기원이나 대한태권도협회만 할수 있다는 그 말이 이해가 안된다”고 밝혔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와 K스포츠재단 태권도 시범단에 참여한 것에 대해서는 “나는 오히려 K스포츠 재단에 감사한다. 정통 태권도를 알아보고 불러준 것 만으로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N 씨는 “나는 최순실을 알지도 못하고 만난적도 없다. K스포츠재단과 시범단 계약을 맺고 일을 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논란이 되는 심판과 선수 역할 중복문제에 대해서는 “심판은 국제태권도연합이 본 것이고 우승은 K스피릿이 한 것이다. 문제될 것이 없다”고 밝혔다.

한편 바른태권도시민연합과 태권도시민연대 등 시민단체는 지난 1월 국제태권도연합 전 총재 C씨를 최순실 국정농단과 연루된 혐의로 특검에 고발장을 접수했다.

(3보로 기사가 계속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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