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권도 부분 주관단체 핵심관계자, K스포츠재단과 밀접
진행부터 폐막공연까지 진행맡아… 선수로도 참가, 우승 기염(?)
개막식에 김종 전 차관 참석해 박 전 대통령 축사 대독하기도

지난해 9월 개최된 2016청주세계무예마스터십 대회에 최순실이 관여한 K스포츠재단 관련자가 개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사진은 폐회식 장면, 출처 뉴시스)
2016청주세계무예마스터십대회에 김종 전 문체부 차관이 참석해 박 전 대통령의 축사를 대독하고 있다(사진 충청북도)

 

최순실이 세운 K스포츠재단 관계자가 2016청주세계무예마스터십에도 관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K스포츠재단과 관련된  태권도시범단이 대회의 꽃이라 할 수 있는 폐막식 공연을 맡은것으로 확인됐다. 무예마스터십 태권도 부분을 주관한 단체의 사무총장은 K스포츠재단이 설립한 K스피릿의 단장을 겸하고 있었다. 이들은 시범공연 뿐만 아니라 대회에도 출천해 우승을 하는 기염을 토했다. 한마디로 진행에서 시범공연, 그리고 선수와 심판으로 활동하는 등 무예마스터십 태권도 부분에서 북치고 장구까지 친 셈이다.

지난해 9월 2일부터 8일까지 2016년청주세계무예마스터십(조직위원장 이시종 충북도지사·이하 무예마스터십)대회가 진행됐다. 이 대회는 국가 대항으로 열리는 세계 최초의 무예올림픽을 표방했고 15개 종목과 2개 특별종목에 60개국 2000여명의 선수단이 참가했다.

청주대석우문화체육관에서 진행된 개회식에는 이시종·한덕수·서정진 공동조직위원장과 이승훈 집행위원장(청주시장)을 비롯해 문화체육관광부 김종 전 차관이 참석했다.

김종 전 차관은 개막식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의 축사를 대독했다. 무예마스터십은 국제종합 무예대회를 표방했지만 행사 예산 81억원의 대부분은 충청북도와 청주시가 조달했다. 중앙정부의 지원은 미약했고 국민체육진흥기금에서 7억원을 지원했다.

 

주관단체 'I' 와 K스포츠 재단은 어떤 관계?

지난해 9월 8일 청주무예마스터십 주관방송사 STN SPORTS는 대회 폐회식에 대해 “대통령 해외순방 전속 태권도 시범단인 G 의 시범과 무예마스터십의 성공적인 개최를 축하 하는 광저우 체육대학 무술단의 무예시연 공연으로 진행됐다”고 보도했다.

시범을 맡은 '  G 시범단에 대해 김덕근 바른태권도시민연합 대표는 “최순실이 개입해 만든 K-스포츠재단이 만든 K스피릿 시범단과 밀접한 관계에 있는 단체”라고 밝혔다. 그는 “K스피릿 태권도시범단장을 맡은 N씨는 모 대학 교수로 태권도단체인  G 의 단장으로 있다가 K스피릿 시범단으로 들어갔다. 그때 지방대학에 있는 학생들로 급조해서 박근혜 전 대통령 해외 순방 때 따라간 사람”이라고 밝혔다.

김 대표가 언급하는 K스피릿 태권도 시범단의 정체는 지난해 8월 4일 종편 TV조선에 의해 최초 보도됐다.

당시 TV조선은 “재단법인 미르나 K스포츠는 설립 된지 몇 달도 안 돼 대통령의 해외 순방 행사에 참여했다. 특히 K스포츠는 국기원까지 제치고, 박근혜 대통령의 이란 순방 때 공식 태권도 시범까지 보였다. 여러 가지가 의혹이다”고 보도했다.

TV조선은 지난해 5월 박 전 대통령의 이란 순방 당시 선보였던 문화 행사사진을 보여주며 공연을 하고 있는 단체가 K스포츠 재단의 'K 스피릿'이란 이름을 달고 있는 태권도 시범단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지난 1월에 설립돼 4개월도 채 안돼 이름 조차 생소한 체육 재단의 태권도 시범단이 대통령 해외 순방 공연에 함께 한 것이다. 이란 뿐 아니라 박 대통령의 에티오피아 우간다 순방 때도 시범 공연을 했다”고 보도했다.

이어 K스피릿이란 단체에 대해 “잘 못들어봤다”, “거기 관련 정보는 저희도 모른다”는 복수의 태권도 관계자의 말을 전했다.

TV조선은 “대통령 순방에 함께한 시범단은 실제로는 모 대학 소속이었다”며 “K스포츠 재단이 시범단 섭외만 한 뒤 K스피릿이란 이름을 달고 공연을 한 것”이라고 밝혔다.

 

대통령 해외순방 전속 시범단, 알고 보니 최순실 작품

지난해 10월 최순실의 국정농단 의혹이 불거지며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은 정치권과 언론의 집중 조명을 받으며 실체가 드러났다. 한겨레신문은 K스포츠재단의 회의록을 입수해 최순실이 개입한 정황을 폭로했다.

한겨레가 공개한 K스포츠재단 회의록에는 태권도 시범단 창단 계획이 상세하게 보고돼 있다. 인원 22명을 선발해 훈련을 '무주 태권도원'에서 진행하고 5억300만원을 운영 예산으로 한다는 '세부 내역'도 나온다. 특정 교수의 이름까지 적시해 시범단장을 맡아달라고 설득 중이라는 문구도 나온다.

김덕근 바른태권도시민연합 대표가 제기한 것 중  태권도주관단체 G  임원과 K스피릿 단장이 동일인이라는 주장은 사실로 확인됐다.

2016년 10월 13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김병욱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 조윤선 전 문체부장관에게 박근혜 대통령의 해외순방당시 동행했던 태권도 시범단이었던 K스피릿에 관해 질의했다.

조윤선 전 장관은 답변과정에서 K스피릿을 지휘한 단장 N씨의 실명을 공개했다. 조윤선 전 장관이 공개한 K스피릿 단장 N씨는 현재 태권도단체 G의 사무총장을 맡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9월 3일 무예마스터십 태권도 부분 행사를 주관한 태권도단체  G 는 청주 그랜드 호텔에서 총회를 개최했다. 행사장소인 청주그랜드호텔은 2016청주세계무예마스터십 국제회의가 열린 장소다. 참가자들은 무예마스터십 단복을 착용하고 있었다.

위키트리는 이 자리에서 태권도단체  G의  사무총장 자격으로 나선 N씨가 “ G  창설이후 수많은 태권도 지도자와 시범단을 파견해 왔으며 2016 청주세계무예마스터십의 태권도를 주관하여 그 영역을 확장하고 있음을 강조했다”고 보도했다.

 

연습 때는 K스피릿, 공연 때는 다른 도복 착용해

마스터십대회를 주관한 태권도단체  G 와 K스피릿이 연관된 정황은 곳곳에서 확인된다. 폐막식이 열렸던 지난해 9월 8일 이곳을 찾은 사진가 B씨는 자신의 블로그에 이날 찍은 사진을 설명을 달아 공개했다. B씨가 공개한 사진에는 K-스피릿 태권도복을 착용한 시범단원이 연습하는 장면과  태권도단체 G의  도복을 착용한 채 진행된 폐막식 공연사진을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연습 때는 K스피릿도복을 입고 훈련하다 정식 공연에는 도복을 바꿔 입은 것이다.

이들이 착용한 K스피릿 도복과 박 전 대통령 해외 순방당시 착용한 K스피릿 도복을 비교한 결과 디자인도 동일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외에도 여러 곳에서 두 단체가 깊에 연관된 사실이 드러난다.

K스포츠재단이 설립한 K스피릿 태권도 시범단원으로 참석했던 C씨도 블로그에 ‘  (태권도단체) G의  아프리카 파견 소감문’이란 글을 남겼다.

C씨는 “인터넷에 들어가 가끔씩 보는 기사뉴스에 박근혜 대통령님께서 아프리카의 3개국을 간다는 기사가 떴다. 신기하게도 K-스포츠라는 태권도 시범단에서 대통령님과 아프리카 파견을 가는데, 이 팀과 같이 파견을 간다는 소식을 듣고 나에게는 너무 과분한 곳이 아닌가 싶었다”고 밝혔다. K스피릿 해외 순방에 관한 글을 C씨는 왜 ‘태권도단체  G의  파견 소감문’이라는 제목을 달았는지 의문이 가는 대목이다.

당시 C씨는 국제태권도연합 사무총장이자 K스피릿 시범단장인 N씨가 2013년까지 교수로 재직한 강원도의 모 대학 1학년 학생이었다.

지난 해 5월 박 전대통령 해외순방 당시 K스피릿 태권도 시범단의 시범공연 장면(사진 TV조선 캡쳐화면)
2016 청주무예마스터십 대회에서 K스피릿 도복을 입은 시범단원들이 사전 연습을 하고 있다.

 

진행위원 겸 심판하다 선수로도 뛰었나?

지난해 9월 6일 마무리된 태권도 단체전 혼성부 결선에서 K 스피릿팀이 금메달을 차지했다. 알려진 대로 K스피릿 팀의 단장은 무예마스터십 태권도 대회를 주관한 태권도단체  G  사무총장 N씨다. 이대로라면 주관단체 소속 관련자가 대회를 진행하다가 선수로 뛰어 우승을 한 격이다.

김덕근 바른태권도시민연합 대표는 “태권도대회가 국제대회면 세계태권도연맹에, 국내대회면 한국태권도연맹에 공인을 받아야 한다. 또 심판진도 공인된 심판이 와야 한다. 하지만 연맹에 확인한 결과 무예마스터십과 관련해 승인해준 사실을 확인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김 대표는 “무예마스터십이 국제대회를 표방했지만 국제대회의 요건을 충족했는지의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최순실은 대통령을 앞세워 국정을 농단하고 여러 이권사업에 개입했다. 특히 K스포츠재단을 통해 오방색이 가미된 새 태권도 도복으로 교체하는 사업을 맡아 8조원대의 이권에 개입하려 시도했던 범죄자였다”며 “자격도 제대로 갖추지 못한 K스포츠 재단 관련자들이 어떻게 무예마스터십 대회를 주관하게 됐는지 충청북도가 전후 사정을 낱낱이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2보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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