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홍준표 대선 후보는 22일 "세종시가 KTX 세종역을 만들려고 하는 것은 문재인 후보 뒤에 이해찬 의원이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홍 후보는 이날 충북 청주 KTX오송역 유세에서 "이 의원이 문 후보를 뒤에서 부추기고 있는 것 같은데, KTX를 마을버스로 만들 수는 없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세종역을 만들거라면 조치원역 등 가는 곳마다 역을 건설해야 할 것"이라고 꼬집으면서 "충북과 상생해야할 세종이 세종역 건설을 추진하는 것은 옳지 않은 처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문 후보는 지난 20일 청주 성안길 유세에서 "세종역 설치 여부는 충청권 시·도지사 합의에 따르겠다"고 말했다.

충북이 이에 찬성할 수 없다는 점으로 미뤄 '추진 불가' 견해를 밝힌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으나 자유한국당 충북도당은 "문 후보가 공식적인 반대 입장을 밝히지 않고 애매한 표현으로 슬그머니 피해가려는 행태를 보이고 있다"고 비난했다.

국민의당 충북도당도 "합의에 따르겠다는 두루뭉술 화법으로 국가 운영을 책임질 대통령으로서의 자질을 의심하게 했다"며 "이 의원이 나서서 직접 (세종역 추진 포기를)말하라"라고 밝혔다.

홍 후보의 이날 주장 역시 '합의'를 전제한 문 후보의 세종역 발언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세종역 신설을 추진하는 이 의원과 한배를 타고 있는 문 후보보다 자신이 세종역 신설을 백지화할 적임자라는 의미다.

국민의당이 문 후보가 아닌, 이 의원의 직접 포기 선언을 요구하고 나선 것도 이 때문이다. 자유한국당과 국민의당은 세종역 신설 백지화를 지역 공약으로 채택하거나 추진 반대 입장을 공식화한 상태다.

세종역 신설은 민주당 이춘희 세종시장과 같은 당 이 의원의 공약 사업이다. 철도시설공단은 이들의 요구를 받아들여 지난해 8월 사업타당성 검토를 위한 연구용역을 발주했다.

그러나 KTX공주역·오송역과의 거리가 각각 22㎞로 짧아 고속철을 저속철로 만들 것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서울~정부 세종청사 출퇴근을 위한 '공무원 철도'가 될 것이라는 비난도 나온다.

 

저작권자 © 충북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