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 지지율 변동, 지역 양강구도 분석

대선주자 1차 TV토론회 이후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의 지지율이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를 크게 앞서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리얼미터는 대선주자 합동토론회 다음 날인 지난 14일 전국 만 19세 이상 성인 남녀 101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문 후보가 45.4% , 안 후보가 30.7%의 지지율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어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선후보가 8.9%, 정의당 심상정 대선후보가 4.5%,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가 3.8%의 지지를 받았다.

TV토론에서 가장 잘한 후보를 물은 여론조사에서도 문 후보를 꼽은 응답자가 33.7%로 가장 많았다. 이어 안 후보 21.7%, 심 후보 12.2%, 유 후보 11.8% 순이었다. 홍 후보가 9.6%로 최하위를 기록했다. '잘한 후보가 없다·잘 모르겠다'는 의견은 전체 응답자의 11%를 차지했다. 이번 조사는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포인트다.

충북에서 문재인의 ‘대세론’과 안철수의 ‘자강론’이 맞붙었다. 요즘 삼삼오오 모이기만 하면 대선에 관한 토론마당이 즉석에서 펼쳐진다. 그 토론의 대상은 가장 뜨겁게 달아오른 문재인과 안철수 후보이다. 일부 중앙언론들은 충청권에서 찍는 사람이 당선된다며 후보들이 앞다퉈 충청지역을 방문하고 있다고 하지만 이는 다소 과장됐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현재까지 후보마다 1~2번씩 다녀갔을 뿐이다.

충청권이 선거의 바로미터라는 것은 충청도 사람들이 어느 한 후보에게 쏠리지 않고 자기 주관에 따라 선택한다는 데서 나왔다는 게 중론이다. 이런 점에서는 과거 맹목적인 표가 많았던 영·호남과 구별된다. 그러나 경쟁력있는 충청권 출신 후보가 거의 없었기 때문에 한 쪽으로 쏠리지 않았다고 분석하는 사람들도 있다.

문 후보는 지난 1월 11일 충북을 방문하고 충북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후 지난 7일에는 기자회견은 하지 않고 청주시 오송생명과학단지내 메타바이오메드를 다녀갔다. 안 후보는 지난 2월 5일 충북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문 후보는 “충청권 민심이 대선을 좌우한다. 많이 지지해 달라. 세종시에 청와대와 국회 분원을 유치하겠다”고 말했다. 또 안 후보는 “대학 졸업하고 충북대 의대 교수로 가기로 했으나 단국대 의대 교수가 됐다. 나중에는 대전 카이스트 교수가 됐고 국민의당 창당대회를 서울이 아닌 대전에서 했다”고 충청권과 인연을 강조했다.

더민주당은 충북에서 자유한국당과 양대산맥을 이루고 있다. 자치단체장, 광역의원, 기초의원의 전체 숫자는 자유한국당이 많으나 도지사와 광역·기초의원을 골고루 배출했다. 도내 시·도당 조직도 구성돼 있다. 청주는 특히 4개 국회의원 지역구 가운데 3개 지역구에서 더민주당 의원을 각각 4번씩 당선시킬 정도로 더민주당 텃밭이다. 이 사람들이 움직이면 문 후보의 표를 모을 수 있을 것이다.

반면 국민의당은 역사가 짧고 충북내에 현역의원이 한 명도 없다. 지난해 총선 때 여러 명이 출마했으나 저조한 성적으로 모두 낙선했다. 그러나 ‘安風’에다 한 때 충청권 출신 반기문·안희정에게 기대를 걸며 여론을 형성했던 충청권대망론이 있다.

안 후보는 충북도청에 왔을 때 “누가 대통령이 되든 반기문 전 UN 사무총장을 활용해야 한다. 특히 외교분야에서 어려운 문제를 풀도록 해야 한다”며 외교특사 얘기를 꺼냈다. 이미 링 밖으로 나간 반 전 총장에 대해 누구도 언급하지 않을 때 안 후보는 발빠르게 반 지지자들을 끌어안은 것이다.

최근 반기문 전 총장의 팬클럽인 ‘반딧불이’ 일부 회원들은 안 후보 지지선언을 했다. 그리고 여론조사 결과 더민주당 경선에서 탈락한 안희정 지사 표도 흡수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충청권 후보를 지지하려 했던 중도파들이 옮겨갔다는 것이다.

이번 대선은 두 사람의 박빙으로 요약된다. 더민주당 충북도당과 국민의당 충북도당 관계자들은 둘 다 자신들이 이길 것이라고 말했다. 더민주당 측은 “안 후보 바람은 바람일 뿐이다. 더 두고봐야 한다. 반면 문 후보 지지층은 콘크리트 층으로 단단하다”고 강조했다. 그러자 국민의당 측은 “요즘 분위기를 봐라. 안 후보가 문 후보를 이길 수 있는 방법이 많다”고 응수했다. 오는 5월 9일 판가름난다.

文·安만 있나, 심상정도 있다

대부분의 언론들이 문재인과 안철수 양 후보에 대해 열을 올리지만 심상정 정의당 후보도 있다. 심 후보는 유일한 여성후보인데다 야합하지 않고 올곧게 한 길을 가는 사람으로 인정을 받고 있다.

심 후보는 지난 7일 충북도청을 방문해 “나는 대선까지 완주한다. 내가 퇴장하면 촛불시민들도 퇴장하는 것이다. 이번 선거는 정권교체냐 연장이냐가 중요한 게 아니다. 대통령과 국민의 삶을 모두 바꾸자는 게 1600만 촛불이 요구하는 개혁”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문재인 안철수 후보로는 국민의 삶을 바꿀 수 없다. 기득권에 흔들리지 않고 개혁할 수 있는 심상정을 밀어달라”고 호소했다.

그는 분권형 개헌추진, 개헌을 위해 대통령 임기 3년으로 단축, 논의과정이 생략된 사드배치 전면 재검토, 미세먼지 총량제 도입, 친환경무상급식 전면실시, 노조파괴 강력 처벌, 충북바이오산업벨트 조성, 핀란드형 직업고 설치 등 여러 공약을 내놨다.

그 중 ‘슈퍼우먼방지법’이 눈길을 끌고 있다. 이 공약은 특히 여성들에게 환영받고 있다. 그는 “한국인은 멸종위기 종이다. 영국의 권위있는 인구관련 연구소는 ‘지구상에서 가장 먼저 사라질 나라’로 한국을 꼽았다. 지금처럼 아이를 낳지 않는 상황이 계속된다면, 2750년이면 완전히 사라질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 10년간 무려 80조를 저출산에 쏟아 부었지만, 1.2명이라는 세계 최하위 출산율이 꿈쩍 않고 있다”며 “애를 낳을 수 없는 ‘조건’에는 눈을 감고, 애를 낳지 않은 여성들의 ‘행위’에만 눈을 치켜세웠다. 왜 애를 낳지 않느냐고 채근하는 것은 폭력”이라고 주장했다.

심 후보는 저출산을 ‘노동문제’로 접근하고 생애단계별 5대 육아정책을 제시했다. 그것은 △ 출산휴가 120일, 현행 유급 3일인 배우자 출산휴가 30일로 확대 △ 육아휴직 급여를 임금 60%로 인상하고, 상한을 150만원으로 현실화 △ 육아휴직기간을 현행 12개월에서 16개월로 확대하고, 3개월씩 부부가 사용해야 하는 ‘아빠·엄마 육아휴직 의무할당제’도입 △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제도’를 조정하여 최대 3년까지 분할 사용 등이다.

한편 정의당은 지난해 충북에서는 처음으로 김종대 의원(비례대표)을 배출했다. 이 날 같이 참석했던 김 의원은 “7월까지 정의당 충북도당을 창당할 것이다. 다음 선거 때는 청주에서 출마할 생각이다. 적폐의원이 있는 곳으로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 지역구는 청주 상당구로 알려졌다. 정의당도 충북도당을 창당해 세를 확장하겠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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