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까지 세상엔 꿈이 존재한다. 환상이 존재한다.
사람들은 영화관이라는 인공적인 공간으로 발을 향하곤 한시간 내지 한시간 반 동안 그 환상과 꿈을 보고자 자신의 지갑을 털곤 몸을 굴린다. 그런 생각을 하면 아직까지 세상은 살만한 곳인 것 같다.
아직은 꿈을 꾸는 사람들이 그만큼 많다는 증거이기에.

물론 사람들은 가지각색의 이유로 영화를 찾는다.
단순히 시간을 때우기 위해서 이기도 하고, 자신이 좋아하는 스타를 만나기 위해서이기도 히고, 앞서 말한바와 같이 한 순간이나마 환상을 찾고 일상을 잊으려 하기도 하며, 그밖의 문화적인 선택 중 일부이기도 할 것이며...
이렇듯 다양한 이유를 갖고서도 사람들은 함께 극장을 누빈다.
부인할 수 없는 것은 영화는 우리에게 많은 것을 보여주고, 가르쳐준다(적어도 내겐 절실하게도..).
단순히 좋은 음악이나 멋진 영상뿐만이 아니라, 우리내 사는 모습을 발견하곤 여기서 희망을 보기도, 슬픔을 발견하기도 하는 것이다.

앞으로 율리시즈가 떠들어댈 이야기는 제목에서도 암시(?)하듯이 영화에 대한 어수선하지만 다양한 읽을거리와 기억거리들이 될 것이다.
그것은 순수하게 영화의 구성이 되는 이야기가 될 수도 있을테고, 그림이나 음악이 될 수도 있을것이다.
더불어 능력이 된다면 그런 소박한 담론들 속에서 우리내가 살아가는 세상사는 이야기도 양념처럼 조금 얹어서 말이다.
첫날이라 말이 길었다..(맨날 길지도 모른다. 흠흠...)

자 그럼....
우리 한 번 율리시즈와 함께 어수선한 영화이야기로 들어가 보자.
정말 어수선하게.


우리의 첫 번째 이야기를 영화 “와이키키 브라더스”에서 찾아보고자 한다.
혹자는 ‘갑자기 왠 한물 지난 영화 얘기?’ 라고 하실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어디 영화를 유행따라 듣는 유행가로만 치부해 버릴수 있는가?
질 좋은 쇠고기 한첨마냥 좋은 영화도 계속 곱씹어 보면 나름의 고소한 풍미를 즐길 수 있을 것이다.

밤무대 4인조밴드 ‘와이키키 브라더스’는 업소들을 전전하다가 불황으로 일자리를 잃고 우연히 수안보 와이키키 나이트클럽에 일자리를 얻게 되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팀의 리더 상우는 자신의 고향인 이곳에서 과거의 ‘와이키키 브라더스’와 현재의 ‘와이키키 브라더스’를 발견하며 자신의 과거와 현재를 만난다. 더불어 이젠 남루하고 세상에 절어버린 자신의 첫사랑 인희도 함께 말이다.
영화적 줄거리는 각설하고...

이 영화 속에서 우리는 하나의 질문에 맞닥뜨리게 된다.
‘넌 행복하니?’
행복하냐구...?
이것은 우리 모두의 화두이다. 인생의 화두.
꿈의 실현과 현실의 상황은 별개의 흐름으로 존재할 수 있는 것이다.
우린 언제나 우리의 못다이룬 꿈을 상상하며 아쉬움을 토로하곤 한다.
하지만 실재로 우리의 꿈에 얼마만큼 가까이 다가서 있는지에 대해서는 진지하게 고민해보지 않는다.
이 영화는 우리의 꿈에 관한 보고서이다.
또한 우리의 위로의 노래이다.

이곳에서 우리는 70~80년대의 향수어린 음악들은 만나볼 수 있다.
이것들은 우리의 향수를 자극하며 그시절의 우리의 모습을 떠올리게 한다.
우린 그때 무슨 생각들을 했었지?
무슨 꿈을 꾸었을까.
누구와 사랑하고 있었나... 하는 생각들이 머리속을 가득 메우게 될 것이다.

이곳에서 들려오는 음악을 살펴보자.
영화를 시작하며 들려오는 <내게도 사랑이 designtimesp=32294>라는 77년 제 1회 MBC대학가요제의 함중아씨의 노래(지금은 일반적으로 가수로 데뷔하는 방법이 다양해짐에 따라 대학가요제에 대한 관심이나 호응이 많이 줄어들었지만, 그 당시만 하더라도 참신한 일반 대학생이 가수라는 길을 걸을 수 있었던 환상의 무대였기에 많은 사람들은 실제 무대에서건 TV로 보던 간에 그 무대에 열광하고 설레임을 간직했다. 같은 해 대학가요제의 곡으로 센드페블즈의 ‘나 어떻게’, 한명은의 ‘세노야’, ‘당신은 모르실꺼야’등이 있다.)를 시작으로 옥슨 80의 '불놀이야', 송골매의 ‘세상만사’, '서울야곡', '빗속의 연가', '칠갑산' 등 우리의 소박하고도 향수어린 기억을 자극하는 곡들로 풍성하다.
또한 70년대 최고의 여성 락그룹이었던 Joan Jett&Blackhearts의 'I Love Rock &Roll'이나 J.Geils Band의 'Come Back'같은 곡은 그 시절 카세트 테잎에 녹음해서 듣던 우리의 작은 골방의 한 순간을 기억나게 한다.
이것은 우리가 꿈꾸던 순간이었고 잊고 있었던 희망이다.

우리의 노래는 여기서 끝을 맺지 않는다.
이곳에서 위로받은 우리의 영혼은 이미 한 발 앞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어서 뛰어 오라고, 이제 기운을 차렸으니 어서 내게 뛰어 오라고 우릴 재촉한다.
우리의 꿈 또한 마찬가지다. 우리의 현재의 모습은 종국에는 우리의 꿈과 별반 차이를 두지 않는다. 우리가 인식하지 못하고 있을 뿐.
세상만사 뭐 별거 있겠는가.
그저 이렇게 웃고 울며 위로받고 다시 뛸 힘을 얻게되는 것이지.
조만간 또다시 기운빠지는 일이 있으면 또 어떤가.
다시 이렇게 위로받고 뛰어가면 어느새 다시 우린 우리의 궤도에 올라서 있을 것이다.그 궤도가 현재의 우리의 꿈이다.
그렇게 지난한 일상들을 보내고 또 보내다 보면 우린 어느새 인생의 종착역에 도착해 있을것이다.
우린 그 순간에 다시 진지한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봐야 할 것이다.

‘넌 행복했니?

이것은 우리가 묻고 스스로가 답을 만들어가야할 질문이겠지.

그리곤 그 어려운 문제에 편안히 웃으며 이렇게 흥얼거릴테다.

"세상 모든 일들이 되다가도 안되고
슬퍼하다 웃다가 하늘보면 둥근 해
이 한세상 산다는거 생각하기 달렸는데
무얼 그리 안타깝게 고개 숙여 앉아 있소
세상만사 모든일이 뜻대로야 되겠소만
그런대로 한 세상 이러구러 살아가오"


글쓴이 율리시즈는...

   
아직도 보자기 하나만 있으면 하늘을 날수 있다고 믿고 있으며, 자신이 어느 행성에서 떨어진 외계인일지도 모른다는 믿음을 갖고 살고 있는 어처구니없는 영화인이다.
사회학과 신문방송학을 전공하고는 신문에 나는 사회면을 꼼꼼히 살펴보지 않는 인물로서, 언제나 그 너머엔 다른 뭔가가 있다는 믿음에 살고 있는 영화인이다.
독립영화 창작지하집단 '뮤턴트'의 조직원으로 다양한 영화적 난장을 벌이며 살고 있는 사람으로서,
언제나 영화적 주변인으로 여러 독립영화 촬영현장에서 연출, 촬영, 편집, 음향의 영역에 두루 '간섭활동'하는 다양한 오지랍을 보이며 시나리오를 창작하며 이슬만 먹고 사는 인물이기도 하거니와, 이렇듯 남이 잘 만들어놓은 영화에 '딴지'를 걸거나 '부라보~'를 외치는 여러 글장난들을 각 소소한 지면 및 화면에 걸쳐놓고 사는 사람이다.
앞으로도 율리시즈의 영화적 난장은 여러 방법으로 진행될 것이다. 글로써, 현장으로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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