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차 산업혁명’의 정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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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차 산업혁명’의 정체
  • 충청리뷰
  • 승인 2017.04.13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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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직언직썰/ 정진수 충북대학교 물리학과 교수
정진수 충북대학교 물리학과 교수

20년 가까이 뉴스를 안보고 살았다. 정치 뉴스는 권력을 사유화한 위정자들이 어떻게 자신의 이익을 불법적으로 축적하는지를 보여 주었고, 사회 뉴스는 모방 범죄자를 위한 가이드로 보였기 때문이다. 그런데 작년 12월부터, ‘드라마 보다 시청률이 높은’ 뉴스를 거의 매일 봤다. 탄핵과 구속으로 모든 결론이 나고 나니까, 뉴스를 보는 것이 다시 좀 심드렁해졌다. 그런데, 뉴스에 ‘제4차 산업혁명’이란 단어가 나오는 것을 보고, 이번 칼럼에 계획했던 ‘과학적 사고력’은 다음으로 미루고, 우선 4차 산업혁명을 좀 자세히 소개하고자 한다.

‘4차 산업혁명’이란 단어는 작년 1월 ‘다보스 포럼’에 처음 등장했다. 6-7월경에 이 단어를 본 나의 첫 반응은 “내가 아는 산업혁명은 한 개 밖에 없는데, 어느 새 네 번째야?”였고, 이어진 질문은 “그럼, 2차 3차 산업혁명이 있기는 했었나?”였다. 그 이후 인터넷의 정보를 찾으며 내 나름으로 정리한 내용을 소개한다.

1차 산업혁명은 우리가 알고 있는 증기기관이 만든 18세기의 사건이었다. 지난 칼럼에 지적했듯이 인류는 상상하지 못했던 힘을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 이 혁명은 인류가 육체적 노동에서 해방되는 단초를 제공하였다. 2차 산업혁명은 20세기 초반에 내연기관의 발명과 전기를 보급하면서 이루어졌다. 1차 산업혁명이 가능하게 만든 큰 힘을 이제 언제 어디서나 사용할 수 있게 되었고, 많은 인류가 육체적 노동에서 해방되었다.

3차 산업혁명은 1980년 즈음에 애플과 IBM이 제공하는 값싼 컴퓨터가 보급되면서 시작되었다. 몇 억 원이 있어야 쓸 수 있던 컴퓨터를 몇 백 만원에 쓸 수 있게 되면서 많은 일이 자동화되었다. 이 혁명은 인류가 정신적 노동에서 해방되는 단초를 제공하였다. 제4차 산업혁명은 우리 생활 전반을 근본적으로 바꾸며, 많은 인류를 정신적 노동에서 해방시킬 것이다.

모든 혁명에는 부작용이 따른다. 1차 산업혁명의 피해자는 단순히 육체적 에너지를 제공했던 노동자 들이다. 기계 때문에 일자리를 잃은 이들은 기계를 부수는 러다이트 운동을 일으켰다. 2차 산업혁명의 부작용은 찰리 채플린의 영화 모던 타임즈에서 하루 종일 컨베이어 벨트에서 나사를 조이는 노동자의 비애로 표현되었다.

3차 산업혁명의 피해자는 단순한 일을 하던 노동자들이다. 버스의 요금을 걷던 안내양은 교통카드로 대체 되었고, 공항의 열차는 운전자 없이 운행된다. 4차 산업혁명은 훨씬 많은 일자리를 없앨 것이다. 구글이 선정한 최고의 미래학자 토마스 프레이는 앞으로 20년 안에 지구상에 있는 직업의 반 이상이 사라진다고 경고했다.

4차 산업혁명의 징후는 이미 차고 넘친다. 우선 컴퓨터가 진짜 똑똑해지기 시작했다. IBM의 왓슨은 2011년 퀴즈게임에서 사람을 이겼고, 구글의 알파고는 인간이 고안한 가장 복잡한 게임인 바둑에서 인간을 이겼다. TV 선전에도 “OO야 불 켜줘, OO야 치킨 시켜줘”를 알아듣고 실행에 옮기는 인공지능 비서가 나타났다.

시장의 변화도 매우 빨라졌다. 100년간 카메라 필름 산업의 1인자였던 코닥은 자신이 개발한 디지털 카메라 기술 때문에 사라졌다. 10년 넘게 휴대폰 산업의 공룡이었던 노키아는 전화라는 물건을 처음으로 만든 애플 때문에 무너졌다.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 기존의 경제를 뒤엎고 있다. 세계에서 제일 큰 택시 회사인 우버(Uber)는 소유하고 있는 차가 없고, 제일 큰 숙박업체인 에어비앤비(Airbnb)는 가지고 있는 건물이 없다.

4차 산업 혁명의 정체는 ‘초연결성’과 ‘초지능성’이다. 초연결성은 사물인터넷, 웨어러블 기기 등이 모두 실시간으로 연결되어, 내가 뜻하는 일을 자동으로 해 준다는 말이다. 초지능성은 인공지능, 빅데이터 등이 연결되어 나에게 필요한 정교한 지식을 자동으로 찾아준다는 말이다. 내가 해야 하는 일이 자동으로 실행되고, 나에게 필요한 지식이 자동으로 눈앞에 나타난다면,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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