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5% 득표, 30.9% 얻은 송인헌에 압승, 남무현 12.5% 그쳐
탄핵민심, 노령인구 마음 못바꿔…더민주, ‘단수공천 자충수’ 지적

12일 치러진 괴산군수 보궐선거에서 무소속 나용찬 후보가 38.5%를 득표해 송인헌 후보를 누르고 압승을 거뒀다.

5월 장미대선의 전초전으로 도내 중부지역 민심을 엿 볼수 있는 것으로 평가된 괴산군수 보궐 선거에서 무소속 나용찬 후보가 큰 표차이로 당선됐다.

지난 선거에서 후보조차 내지 못했던 더불어민주당은 3명의 예비후보가 몰리는 성과를 거뒀지만 최종적으로 남무현 후보가 10% 초반대 득표에 그쳐 고민이 깊어지게 됐다. 자유한국당은 비록 낙선했지만 탄핵정국에서 비교적 선전했다는 평가다. 이번 선거는 무소속 임각수 전 군수의 3선에 이어 나 후보까지 연이어 무소속 4선이라는 진기록도 남기게 됐다.

4·12 충북 괴산군수 보궐선거에서 무소속 나용찬(63) 후보가 당선됐다. 12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괴산군 총 유권자 3만4622명 중 2만1607(사전·거소 5961명 포함)이 투표해 62.4%의 투표율을 기록했다.

6명의 후보중 나용찬 당선인은 8251표(38.5%)의 지지를 얻어 6636표(30.9%)에 그친 자유한국당 송인헌(61)후보를 1615표 차로 누르고 당선했다.

더불어민주당 남무현 후보는 2692표(12.5%), 무소속 김춘묵 후보는 2416표(11.2%), 무소속 김환동 후보 1326표(6.2%), 국민행복당 박경옥 132표(0.6%) 순으로 나타났다.

이번 선거는 탄핵정국 이후 치러지는 선거인 만큼 5월 9일 치러지는 장미대선의 민심을 미리 엿볼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을 끌었다.

특히 괴산지역에서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선전여부가 특히 주목을 끌었다. 그동안 더불어민주당은 전신인 민주당을 포함해 지난 선거에서 후보를 내지 못할 정도로 괴산지역에 기반이 없었다. 하지만 탄핵정국을 지나면서 예비후보가 3명이 몰릴 정도로 상황은 개선됐다. 또 전 새누리당 소속이었던 나용찬 후보가 탈당해 무소속으로 출마하면서 구 여권 성향의 후보가 3명이나 돼 더불어민주당으로선 해볼만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결과는 나용찬 후보의 압승과 자유한국당의 선전이었다. 이런 결과가 나온 데에는 괴산지역 65세 이상 노령인구 비율이 60%를 넘는 지역적 특성이 거론된다. 유권자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60대 이상의 노령인구 세대의 표심이 탄핵정국에 큰 영향을 받지 않았다는 것이다.

더불어민주당의 단수공천도 요인으로 거론된다. 더불어민주당은 남무현 후보를 경선 없이 최종 단수공천했고 결국 이에 반발한 김춘묵 후보가 무소속으로 출마하면서 표심이 갈렸다. 지역 정가에서는 단수공천을 계기로 더불어민주당의 상승세가 정체로 바뀌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나 당선인, 당선은 됐지만 첩첩산중

나용찬 당선인은 당장 13일 취임식을 하고 괴산군정을 이끌게 된다. 그의 임기는 임각수 전 군수의 민선 6기 잔여임기인 2018년 6월 30일까지다.

나용찬 당선인은 소감으로 "선거로 상처받은 주민들의 마음을 헤아려 통합된 모습으로 군정을 이끌겠다"며 "군민 모두가 잘살고 행복한 괴산군을 만들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남아있는 과제가 많다. 당장 이번 선거과정에서 불거진 나 당선인의 선거법 위반 여부다.

지난 5일 충청북도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는 12일 실시하는 괴산군수보궐선거와 관련에 입후보한 나용찬 당선인을 괴산군 A단체에 금품을 제공한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선관위는 고발사유에 대해 나용찬 당선인이 지난 해 12월 중순경 A단체의 선진지 견학 출발전 관광버스에 올라가 참석자들에게 인사를 한 후 버스에서 내려와 이 단체 여성국장 C씨에게 “선진지 견학 갈 때 같이 계신 분들 커피 사드시라”고 하면서 찬조금 명목으로 현금 20만원을 제공한 혐의가 있다고 밝혔다.

공직선거법에는 후보자와 그 배우자는 당해 선거구안에 있는 자나 기관·단체·시설 또는 당해 선거구의 밖에 있더라도 그 선거구민과 연고가 있는 자나 기관·단체·시설에 기부행위를 할 수 없도록 규정되어 있다.

이에 대해 나용찬 당선인은 결백을 주장했다. 나 후보는 “선관위가 문제를 삼는 행사 당일 장소에는 다른 후보자도 지켜보고 있었다. 또 많은 사람들이 지켜보는 공개적인 장소에서 돈을 준다는 것이 가능하겠나?”라며 관련 내용을 부인했다.

하지만 당사자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선관위가 검찰에 고발한 만큼 그의 자리가 법원의 판단 결과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당장 해결 해야될 문제도 많다. 괴산 지역은 3선을 역임한 전임 임각수 군수의 그늘이 너무 깊다. 전 임 군수 중심으로 진행된 각종 사업이 아직 진행 중에 있고 지역 여론은 전 임각수 군수에 대한 찬반의견으로 대립각이 서있다.

나용찬 당선인이 얼마 남지 않은 잔여임기 기간 동안 전임 임각수 군수가 남겨논 과제와 본인의 선거법 위반 고발 등 험난한 여정을 슬기롭게 헤쳐 나갈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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