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경1교부터 개신3교까지 생활 쓰레기 방치 ‘눈살’
돌다리가 보 역할, 진흙 펄 쌓이고 혼탁…모래바닥 구간은 청정 ‘대조’

가경천 곳곳이 버려진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다.
가경천 곳곳이 버려진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다.
가경천 곳곳이 버려진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다.
가경천 곳곳이 버려진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다.

 

미호천 지류인 가경천이 버려진 생활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다. 의자나 건설자재 같은 규모가 큰 쓰레기가 가경천 곳곳에 흉물스런 모습으로 방치돼 이곳을 찾는 시민들은 눈살을 찌푸렸다.

같은 가경천이지만 짧은 거리를 사이에 두고 가경천은 두 종류의 모습을 띠는 것도 확인됐다. 일부구간은 지난해 청주시가 조성한 돌다리와 월류수 처리 관거가 보 역할을 해 물을 가두고 있었다. 물이 고여 있는 구간의 하천 바닥은 진흙 펄로 채워졌고 물의 색은 매우 탁했다. 반면 물이 흐르는 구간의 하천바닥은 모래로 채워졌고 수질이 매우 깨끗해 보여 대조를 이뤘다.

가경천은 청주에서 인구밀도가 가장 높은 지역인 성화동,가경동, 복대동을 지나는 청주의 대표적인 도심하천이다.

이맘때면 하천 둑방을 따라 심어진 살구나무가 수 ㎞에 걸쳐 꽃을 피워 장관을 이룬다. 하천 둔치와 둑방길 주변엔 산책로가 잘 조성돼 있어 수많은 시민들이 즐겨 찾는다.

이렇게 가경천은 청주를 대표하는 도심 소하천이지만 관리 상태는 엉망이다. 지난 9일 가경천 구간을 살펴본 결과 하천 곳곳에 생활쓰레기가 버려진 채 방치돼 있었다. 가경천 가경1교부터 모태안 산부인과 근처 개신3교 사이에 생활쓰레기가 집중적으로 버려졌다.

의자와 같은 생활제품부터 하천계단으로 사용된 것으로 보이는 방부목같은 건설자재 등도 버려졌다. 이곳은 지난해 가을까지 청주시가 빗물 등을 별도로 흘러갈 수 있도록 하는 월류수 관거를 설치하는 공사가 진행됐다. 따라서 이때 사용된 공사 자재가 제대로 처리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물길이 막히지 않은 가경천. 모래하천의 모습을 띄고 물 색깔이 매우 맑다.
돌다리와 구조물에 막힌 가경천. 바닥엔 진흙펄이 쌓이고 물 색깔이 매우 탁하다.

 

 

징검다리가 아니라 보?

공사이후 가경천은 대부분의 구간은 모래하천의 모습을 띄었다. 갈수기인 만큼 수량은 적었지만 하천바닥의 모래를 따라 졸졸 흐르는 시냇물은 도심속 하천이라는 느낌을 지울 만큼 수질이 깨끗해 보였다.

하지만 일부 구간은 다른 모습을 띄었다. 특히 직사각형의 커다란 암석으로 설치된 돌다리와 월류수 관거 공사로 만들어진 시설물이 모여있는 곳은 작은 웅덩이를 연상케 했다. 이 시설물이 자연스럽게 보의 역할을 하면서 흐름을 막고 물을 가두고 있었다. 하천바닥은 모래 대신 진흙 펄로 채워졌고 고인 물은 검은 모습을 띌 정도로 혼탁했다.

하천바닥이 모래인 구간과 진흙 펄 구간은 불과 10m 사이를 두고 극단적인 모습을 보였다. 이에 대해 오경석 청주충북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은 “가경천과 같은 작은 하천에 돌다리와 같은 횡적구조물이 필요 이상으로 많다”고 밝혔다.

오 처장은 “예전에 있던 징검다리나 돌다리는 대개 신발이 물에 달까 말까 할 정도로 있었다. 높이도 높지 않아 자연스럽게 돌다리를 타고 물이 흘렀다. 그런데 지금 만들어지는 것은 크고 높아 돌다리라기보다 구조물에 가깝다”고 지적했다.

이곳을 찾은 시민 신 모씨도 “물이 고여 있는 곳은 바닥 진흙 때문에 썩은 것처럼 보인다. 수위가 높지 않아도 모래바닥 위로 졸졸 흐르는 공간이 훨씬 보기 좋다”고 말했다.

또 다른 시민 김 모씨는 “의자처럼 큰 쓰레기를 몰래 버린 시민도 문제지만 청주시도 버려진 쓰레기는 치워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많은 시민들이 찾는 가경천, 청주시가 도심속 생태하천을 표방하기에 앞서 보다 세밀한 관리가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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