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천읍 일대 보도방 8~9곳 성업…노골적 성매매 영업 극심
주민, “지난해 10월에 경찰에 신고했지만 묵살 됐다” 주장

진천경찰서 인근 유흥가 전경. 이곳 주변에 보도방 업체가 승합차량을 정차 한뒤 영업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에 나오는 차량은 기사의 특정 사실과 전혀 관계없음)

진천지역 유흥업소에 여성 접객원을 공급하는 일명 ‘보도방’이 성매매의 온상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 지역 보도방 업주들은 더 많은 수익을 올리기 위해 적극적으로 성매매를 알선하는 영업을 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성매매 알선 영업은 최근 1~2년전부터 경쟁적으로 나타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 보도방이 야간시간에 터를 잡고 활동하는 곳은 다름 아닌 경찰서 정문 근처.  이곳 보도방을 중심으로 성매매가 급속도로 확산돼 우려를 자아내고 있지만 경찰의 단속은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일 밤 9시 30분 진천경찰서 주변 거리. 평소보다 손님이 적다는 토요일이지만 유흥업소의 네온사인은 쉴 새 없이 반짝였다. 이에 비해 낮에 내린 비와 쌀쌀한 날씨 탓인지 행인들은 많지 않았다.

진천읍 유흥가가 밀집한 중심부에 위치한 진천경찰서 정문 주변 도로 양 옆에는 4~5대의 다인승 승합차가 오래전부터 서 있었다. 일부차량은 시동을 켜고 있고 어떤 차량은 시동을 끈 상태였다.

이들 승합차량은 짙게 선팅이 돼 있어 내부가 들여다보이지 않았다. 가끔 전화기를 든 건장한 청년이 차량 밖으로 나왔다 들어갔다를 반복했다. 어떤 청년은 봉고차에서 나와 옆에 있는 승용차를 몰고 어디론가 사라졌다.

승합차 한 대가 시동을 켜고 이동했다. 차량은 400여m를 이동한 한 유흥업소 건물 주변에서 멈추었다. 건물에서 한 젊은 여성이 나와 탑승하자 승합차는 다시 이동했다.

진천군 유흥업소 상황을 잘 아는 A씨에 따르면 이들은 바로 보도방 업체 관계자들. 보도방은 여성접객원들을 모아 유흥업소에 소개해주고 그 대가로 일정금액을 소개료로 받는다.

이들 보도방이 상대하는 업소는 다양하다. 노래방, 노래타운, 노래궁 등의 이름을 가진 유흥업소가 보도방으로부터 여성 접객원들을 공급받는다.

이들 업소 모두가 여성접객원을 둘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여성접객원을 두고 술을 판매 하려면 1종유흥업소 허가를 득해야 한다. 노래방은 여성접객원을 둘 수도 없고 술을 판매해서도 안 된다.

 

시간당 3만5000원, 성매매는 20만원

 

A씨에 따르면 현재 진천읍 지역에서 보도방 영업을 하는 곳은 8~9곳. 새로운 유흥지역으로 떠오른 혁신도시에도 별도의 업체들이 영업을 하고 있다. 보도방 업체마다 다르지만 한 업체당 5명에서 20명의 여성접객원을 보유하고 있다.

A씨는 진천지역 보도방 업체가 여성접객원을 소개한 대가로 받아가는 돈은 시간당 3만5000원. 이중 8000원을 보도방 업주가 가져가고 나머지 2만7000원을 여성접객원이 가져간다. 반면 소개받은 유흥업소가 가져가는 것은 없다.

지난 해 까지 진천지역에서 유흥주점을 운영했던 B씨. 그는 보도방 이야기만 나오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B씨가 보도방 업체에 대해 고개를 흔드는 이유는 성매매. 그는 “보도방 업체들이 어느 순간부터 성매매에 주력하고 있다. 보도방 여성접객원과 손님 사이에 1:1로 성매매를 흥정해 바깥(모텔)으로 빼돌리고 있다”고 말했다.

B씨는 “유흥업소는 여성접객원을 소개해주고 얻는 이득이 없는 구조다”며 “시간당 3만5000원은 보도방 업주와 여성접객원이 가져간다. 우리가 얻는 이득은 그들이 손님과 어울리며 술과 안주 매상을 올려줄 때 생기는 것이 전부다”고 말했다.

그는 “여성접객원들이 성매매를 나가면 20만원을 받는다. 그중 3만5000원은 다시 보도방 업주가 가져간다”며 “보도방 업주들은 같은 시간에 높은 수익을 올리기 위해 성매매가 가능한 여성접대부만을 고용해 손님들에게 성매매를 유혹한다”고 말했다.

B씨는 “우리 유흥업소는 성매매와 상관이 없다. 성매매의 99%는 유흥업소 밖 모텔에서 이뤄진다. 우리들은 성매매를 통해 얻는 이득도 없는데 처벌 위험까지 감수하며 할 이유가 아예 없다”고 말했다.

진천경찰서 정문 앞. 이곳을 주변으로 진천지역의 유흥가가 밀집해 있다.

경찰서 앞 CCTV는 있으나 마나...

또 다른 유흥업소 관계자 C씨는 “돈은 보도방 업주가 다 벌고 욕은 우리가 다 먹는다”고 말했다. 그는 “1~2년 사이에 모든 것이 바뀌었다. 예전에는 그저 탬버린 흔들며 분위기 맞춰주는 정도의 여성접객원들이 대부분이었는데 이제는 80~90%는 성매매를 하는 분들이 온다”고 말했다.

C씨는 보도방 때문에 유흥업소 주점들도 힘들다고 말했다. 그는 “성매매가 늘어나면서 지역에서 손가락질 받는 경우가 늘었다. 그렇다고 돈을 더 버는 것도 아니다. 여성접객원들이 성매매를 유혹해 손님들이 업소에 머무는 시간이 줄어 수입이 줄었다. 여성 접객원이 없으면 손님이 찾지 않는다. 이래저래 고민이다”고 말했다.

그는 경찰이 보도방의 성매매를 적극적으로 단속하길 원했다. C씨는 “지난 해부터 이런 저런 방법으로 경찰에 성매매 단속을 요청하는 민원을 제기했다”며 “민원 제기 후 수개월이 지났지만 바뀐 것은 하나도 없다”고 말했다.

그는 진천경찰서 정문 인근 도로를 중심으로 보도방 업자들이 거점을 잡고 활동하는 것을 이해 할 수 없다고 말했다.

C씨는 “경찰인력이 적어 성매매 단속이 어렵다고 하는데 이점은 이해가 간다. 하지만 수차례 같은 민원을 반복했는데 이런 결과가 나왔다. 더구나 경찰서 정문 앞에서 이런 일이 벌어지는 것이 아닌가”라며 실망감을 표시했다.

보도방의 불법 영업에 대해 경찰 단속도 이원화되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진천경찰서 관계자는 “보도방 영업행위는 직업소개소를 운영 할 수 없는 자가 직업소개소를 운영을 한 것이어서 ‘직업안정법’ 위반이다. 이는 수사과에서 담당한다. 반면 성매매는 다른 부서에서 처리한다”고 말했다.

진천경찰서 성매매를 단속하는 부서의 관계자는 “보통 보도방 단속이 이뤄진 다음 그 다음단계로 성매매 수사가 이첩되는데 아직 온 것이 없다”고 말했다. 

성매매가 아닌 보도방의 직업안정법 위반 혐의가 꼭 가볍게 처리되는 것은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11년 창원지방법원은 보도방을 운영한 업자 D씨에게 “노동부장관의 허가를 받지 않고 근로자공급 사업을 한 사실이 인정된다”며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과 사회봉사명령 80시간을 선고했다.

이 사례에서 보듯 직업안정법을 위반해 보도방을 운영하는 행위 자체도 실형이 선고될 정도로 가벼운 범죄가 아니다.

특히 진천지역 유흥업소 관계자들은 진천의 보도방이 단순히 직업안정법만 위반하는 것이 아니라 조직적으로 성매매를 수행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하지만 진천경찰서는 수차례의 민원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가시적인 단속 실적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일부 주민들은 경찰이 단속이나 수사를 할 의사조차 없다고 의심하기까지 한다. 이들은 경찰서 정문 주변에 설치된 CCTV 카메라만 조사해도 하루이틀이면 수사가 끝날수 있다고까지 주장한다.

이렇게 단속의 손길이 미치지 않는 사이  보도방은 경찰서 정문 앞에서 오늘도 버젓이 영업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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