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스템은 좋은데 시정 운영은 왜 그럴까
상태바
시스템은 좋은데 시정 운영은 왜 그럴까
  • 충청리뷰
  • 승인 2017.03.24 10:5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오늘의 직언직썰/ 송재봉 충북NGO센터장
송재봉 충북NGO센터장

청주시는 대표적인 거버넌스 기구로 녹색청주협의회를 운영하고 있다. 2017년 예산이 6억3000만원이 넘고, 각계각층 220명의 위원들이 참여하고 있으며, 7개 부문별 위원회와 정책협의 조정 및 갈등관리 시스템도 구축되어 있다. 충청북도지속가능발전위원회가 150명 위원에 3억7000만원 예산인 것과 비교해보면 녹색청주협의회의 위상을 짐작할 수 있다. 이는 정부를 개방하고 시민의 참여를 확대하는 시대적인 요구와도 부합하는 흐름이라 할 수 있다. 문제는 이러한 좋은 시스템이 구축되어 있음에도 청주시의 중요한 정책결정과정이 예측가능하지 않고 거버넌스형 시정운영과는 거리가 멀다는 문제의식이 확산되고 있다는 것이다.

세계은행은 ‘좋은 거버넌스’를 “결정과정이 투명하고 예측가능하며, 관료들은 전문직업인으로서의 사명을 가지고, 정책결정자는 행위결과에 책임을 질뿐만 아니라 시민사회가 공공문제에 참여하고, 나아가 이 모든 행동이 법의 지배하에 이루어지는 것”으로 묘사하고 있다. 또한 많은 전문가와 현장 활동가들은 로컬 거버넌스 성공을 위해서는 지방정부의 적극적인 정보공개, 주민참여예산제 등 정책결정 과정의 시민참여 보장, 시민단체 육성, 단체장의 확고한 의지와 확신이 필요하고 한다.

최근 청주시는 이상의 거버넌스 정신에 맞지 않는 새로운 갈등구조를 만들어 내고 있다. 청주시는 제2쓰레기 매립장 조성사업을 추진하면서 매립장 공모 당시 지붕형에서 입지선정 후 노지형으로 변경하였다. 청주시의 주장처럼 예산절감 효과가 일부 있다 하더라도 지역 거버넌스 기구, 시민사회, 인근지역 주민들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지 않은 상태에서 계획을 일방적으로 변경하여 새로운 갈등을 자초하였다.

인근 주민들이 지붕형에서 노지형으로 변경하자는 주장을 하게 된 배경이 무엇인지, 지붕형에서 노지형으로 변경하면 악취의 영향권 안에 있는 주변지역 주민들이 어떻게 반응할지, 의회와 녹색청주협의회의 의견은 무엇인지 등에 대한 정보는 공개되지 않았으며, 이견은 제대로 수렴되지 않았다.

또 청주시가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추진하고 있는 청주테크노폴리스가 지난해 말 이마트와 유통시설용지 분양계약을 한 것이 뒤늦게 확인되면서 전통시장과 슈퍼마켓, 중소상인, 자영업자의 반발이 커지고 있다. 지역사회 핵심 이해관계자와 아무런 협의 없이 이들의 생존권을 위협하는 결정을 해버린 것이다. 여기서도 훌륭한 청주시 거버넌스 기구는 아무런 역할을 할 수 없었다. 이러한 문제는 청주시 상징물 교체사업, 통합 청주시 청사 신축 문제 등에서 주기적으로 반복되어 왔다.

무엇인 문제인가? 굿 거버넌스를 하려는 단체장의 확고한 의지 부족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단체장은 형식이 아닌 협치의 관점을 관료사회와 지역사회에 명확히 표명하고 실천해야 한다. 형식적으로는 수평적 협력을 하는 것처럼 보이고 정작 중요한 결정은 단체장과 관료들이 주도하는 낡은 행태를 버리지 못하면 거버넌스는 성공하지 못하고 정책실패와 갈등은 반복될 수밖에 없다. 이러한 문제가 반복되는 것은 시민적 합의와 숙의에 의한 정책결정보다 경제적 효율과 단기적 성과를 우선하는 구시대적 패러다임이 만든 결과물인 것이다.

다음으로 관료중심 행정의 문제가 근본적으로 개선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거버넌스가 성공하려면 정보를 공개하고 시민사회의 역량을 키우며 관료들이 자신들의 권한을 내려놓고 협력하는 자세가 있어야 한다. 그러나 청주시정은 여전히 관료중심의 의사결정 관행이 변하지 않고 있다. 끝으로 거버넌스에 참여하는 주체인 시민사회와 전문가들의 책임성 문제이다. 청주시가 중요한 의사결정을 거버넌스 기구와 협의 없이 예측 불가능하게 진행하는 것에 강력 대응하는 책임 있는 역할을 강화해야 한다. 이를 위한 전문성과 주인의식을 가진 자발적 시민사회의 성숙이 시급하다. 청주시정이 갈등을 예방하고 민관협치 정신이 살아있는 혁신적인 시정으로 변화하기를 기대해본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