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보>LG베스트샵 저성과자 교육캠프…참가자들 ‘기합, 암기강요 있었다’ 주장

청주지역 LG베스트샵(구 하이프라자) 지점장 자살기도 사건이 알려지면서 관련 제보가 잇따르고 있다. 

복수의 전·현직 회사 관계자들은 일명 ‘저성과자 집체교육’ 이라 불리는 교육프로그램에서 '비인격적 대우'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해당 캠프는 20대 젊은 사원부터 40대 이상 중년사원들까지 참가연령이 다양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얼마전 까지 LG베스트샵에서 근무한 A씨는 ‘저성과자 집체교육’에 대해 “다시는 기억하고 싶지 않은 일”이라고 입을 열었다.

A씨는 “당시 3박4일의 교육을 받으며 양팔 벌려 높이뛰기와 같은 기합을 받았다. 회사로부터 초빙된 강사들이 ‘나는 할 수 있다’와 같은 구호를 목이 쉴 때까지 외치게 했다”며 “다시는 가고 싶지 않은 교육이다. 인격적 모독을 당했었다”고 주장했다.

직원들 사이에서 일명 ‘저성과자 집체교육’이라 불리는 해당 프로그램은 LG베스트샵이 일정 수준의 실적을 달성하지 못한 직원들을 대상으로 행해지는 교육프로그램이다. 해당 프로그램을 다녀온 전·현직 직원들이 문제를 제기하고 나선 것. 

A씨는 해당 교육과정에 ‘암기강요’도 있었다고 주장했다. “저녁시간에는 제품별 판매 시나리오를 주고 대본을 외우게 한다”며 “모든 참가자들이 시험에 통과하기 전까지 잠을 잘 수 없었다. 새벽2시까지 이어졌다”고 하소연했다.

이어 “이 같은 암기강요를 거부한 사람이 있었는데. 참가자들 전원이 볼 수 있는 메신저에 ‘누구 때문에 테스트가 진행되지 못한다. 잠을 못 잔다’고 올리는 등 군대와 같은 문화를 보였다”고 꼬집었다.

A씨에 따르면 암기할 시나리오는 하루에 3~4개씩으로 교육전체일정동안 10여개의 대본을 외워야 한다.

현재 모 지역지점 매니저로 일하고 있는 B씨도 “예전에는 해병대캠프를 보냈었다. 해병대캠프가 없어진지는 1년 정도 넘었고 현재는 경기도에 위치한 센터에서 교육프로그램을 진행 한다”고 설명했다.

B씨는 “지난해에 다녀왔을 때 목이 다 쉴 정도로 소리를 지르게 했었다. 자신감을 키워주는 프로그램이라는데 내가 뭐하는 지 싶었다”며 “아무런 의미 없이 기합만 받다 왔다. 군대에서나 볼 수 있었던 PT체조와 팔굽혀펴기 등 기합을 받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같은 주장에 충북참여연대 오창근 사회문화국장은 “비인권적인 행동으로 없어져야 할 악습으로 볼 수 있다. 이런 악습을 대기업에서 사원들을 상대로 자행한다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해당 캠프를 다녀온 뒤 2년 이내 또 저성과자가 되면 퇴직을 해야한다는 내부 규정 / 독자제공

저성과자들은 자동 퇴직처리?

문제는 이 같은 ‘저성과자 캠프’를 다녀온 뒤 2년 이내 또 다시 캠프에 갈 경우 퇴직처리 된다는 것이다. LG베스트샵이 직원들에게 제공하는 내부정보망을 보면 ‘저성과자 성과 향상 프로그램 운영’이 있다.

해당 자료를 보면 매 분기별, 년 4회 진행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초 선정일 기준 2년 이내 저성과자로 재선정된 경우 퇴직 조치함’이라고 명시했다. 실적이 적은 직원들을 퇴직처리 하겠다는 것.

이 같은 회사방침에 내부 구성원들은 불만의 목소리를 높였다. 현직 지점 매니저 B씨는 “권고사직이나 해고를 할 수 없음에도 저런 규정을 들이밀며 퇴직처리 한다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비판했다.

마산 A백화점에 위치한 LG베스트샵 직원 출신 C씨도 “저성과자들을 대상으로 한 해병대 캠프를 5박6일간 참여했었다. 저성과자로 지정이 되면 4개월간 실적회복을 위한 기간을 준다”며 “이 기간 동안 매출을 올리지 못하면 퇴사하게됐다”고 답했다.

이어 “당시 회사에서 전자결재 시스템으로 퇴사를 하겠다는 의사표시를 하게 했다”며 “그렇게 하면 실업급여를 받게 해주겠다고 했었다. 대기업과 버텨서 이길 수 없다는 생각에 문제제기를 하지 못했었다”고 주장했다.

청주노동인권센터 주형민 노무사는 “저성과자 해고의 대한 문제는 노동계에서 수차례 문제를 제기해 왔다. 실업급여를 지급한다고 한 다음 퇴직을 권하는 수법은 부당한 행태로 볼 수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LG베스트샵 본사 관계자는 “저성과자들을 대상으로 한 해병대캠프는 예전에 없어졌다"며 "문제가 제기된 내용은 들은 바 없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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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mw20210@naver.com(박명원 기자) 043) 254 0040(충북인뉴스)

<충북인뉴스 박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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