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음을 그치지 않는다’는 이유로 계모에게 떠밀려 뇌출혈을 입고 사망한 A(10)양과 관련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 사진 뉴시스

‘울음을 그치지 않는다’는 이유로 계모에게 떠밀려 뇌출혈을 입고 사망한 A(10)양과 관련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지난 14일, 청주 청원경찰서는 자신의 의붓딸을 욕실에서 떠밀어 머리를 다치게 한 뒤 그대로 방치해 죽음에 이르게 한 혐의로 B(33)씨를 긴급체포했다. B씨는 경찰조사에서 ‘머리를 잘라주는데 울음을 그치지 않아 딸의 가슴을 밀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에 따르면 지적장애 3급인 A양은 외할머니와 함께 살다 지난달 22일부터 재혼한 아버지와 계모, 그리고 8개월 된 동생과 함께 살게 됐다. 급작스런 변화에 혼란을 겪던 A양은 이달 학교에 입학한 뒤 선생님, 친구들과 어울리며 가까스로 안정을 찾고 있었다.

하지만 지난 14일 오전7시30분, 지적장애로 인해 오랜 시간 부동자세를 유지하지 못하는 A양은 머리손질을 하던 도중 울음을 터트렸고 계모 B씨는 화를 참지 못하고 A양의 가슴을 손으로 밀쳤다.

결국 A양은 욕조에 머리를 부딪치는 부상을 입었다. 강한 충격에도 A양은 벌떡 일어나 연신 “엄마 죄송해요. 엄마 죄송해요”라고 말하며 황급히 작은방으로 걸어 들어가 방문을 걸어 잠궜다.

상황이 이러함에도 B씨는 A양의 상태를 살피지 않았고 결국 A양은 작은방에 누운 상태로 의식을 잃은 뒤 숨졌다. 이후 B씨는 오후3시30분께 이미 숨져 몸이 굳기 시작한 A양을 발견했음에도 경찰이나 119에 신고하지 않았고 아파트 인근 편의점에서 소주와 맥주를 사서 마시기도 했다. 

경찰에 따르면 B씨는 8개월 전 출산한 뒤부터 산후우을증에 시달리고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술에 취한 B씨는 남편에게 전화를 걸었다. 수화기 넘어 울먹이는 B씨의 목소리를 들은 남편 C씨가 집에 돌아와 A양이 숨진 것을 발견, 119에 신고했고 이날 저녁 B씨는 자신의 의붓딸을 숨지게 한 혐의로 긴급체포됐다.

경찰은 A양이 옮겨진 병원 CT촬영에서 외상성뇌출혈이 있는 것을 발견하고 B씨를 추궁해 범행을 자백 받았다.

한편 경찰은 A양의 사인을 밝히기 위해 16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감의 의뢰하는 한편 B씨에 대한 구속영장도 신청할 계획이다.

충북인뉴스 박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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