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련 ‘無’ 전공들도 무작위 통폐합, 대책 없나?
교수회, “혼란과 갈등, 불신을 낳고 있다” 비판

올해 개교70주년을 맞은 청주대학교가 대규모 구조조정안을 앞두고 구성원간 갈등이 재 점화 될 위기에 봉착했다.

올해 개교70주년을 맞은 청주대학교가 대규모 구조조정안을 앞두고 구성원간 갈등이 재점화 될 위기에 봉착했다.

‘청주대학교 중장기발전계획 학사구조개편(안)’에 따르면 청주대는 학사구조 합리화를 위해 정원감축, 단과대학 축소, 모집단위 축소, 전공 교육과정 축소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

정원감축은 2018년 모집정원 기준 약 100명을 감축하고 장기적으론 2400명 수준의 입학생 정원을 유지하겠다는 계획이다. 단과대학도 기존 8개 단과대학에서 6개 내외로 축소되며 모집단위도 62개에서 30개 내외로 대폭 축소된다. 전공 교육과정도 62개에서 50개 이내로 줄어든다.

하지만 이 같은 대규모 구조조정을 앞두고 학내 구성원 사이에 ‘졸속추진’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구성원 의견 반영 없는 ‘일방통행’

청주대는 기초교육 대학, 비즈니스 대학, 인문사회 대학, 공과대학, 예술대학, 의료과학대학으로 단과대학을 축소 변경할 방침이다. 이는 기존 8개 단과대학, 2개 직할학부, 62개 학과를 6개 단과대학, 모집단위 27개, 전공 48개로 변경하는 대규모 학과구조조정이다.

하지만 학과평가점수를 낮게 받은 학과들을 통폐합 대상으로 지정한 계획안이 공개되면서 진통이 예상되고 있다. 학사구조개편(안)에 따르면 공과대학의 경우 생명과학과와 산업공학과가 가칭 바이오산업공학전공으로 변경된다. 또 5년제인 건축학과와 도시계획부동산학과 건축공학과가 통폐합돼 (가)건축학 전공으로 바뀌며 환경조경공학과와 환경공학과 토목공학과가 통폐합돼 (가)공간엔지니어링 전공으로 변경된다.

예술대학의 경우 패션디자인학과와 비주얼아트학과가 통폐합돼 (가)ICT패션&아트 전공으로 바뀌며 영화학과와 음악과가 통폐합돼 (가)영화(&뮤지컬)전공으로 변경된다.

새로 신설될 비즈니스대학의 경우 체육학과와 스포츠의학과가 통폐합돼 레저비즈니스과로 변경되며 무역학과와 경제학과, 혹은 경제학과와 중국통상학과가 각각 통상-경제 전공, 중국통상-경제 전공으로 변경될 예정이다.

이 같은 구조조정안에 대해 교수회 관계자는 “우리대학에서는 더 이상 순수 자연과학을 전공할 수 있는 환경이 되지 않는다. 결국 학교에서 이를 포기한 것”이라며 “거창하게 4차산업을 말하며 대규모 구조조정을 했지만 학생들 수준에 맞는지와 산업수요에 적합한지에 대한 고민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또 “교수들조차 변경 전공에 대해 아무런 준비가 돼 있지 않은 상황인데 누가 해당 전공들을 가르칠지도 의문이다. 전형적인 수박 겉핥기식 통폐합”이라고 비판했다.
 

대규모 통폐합, 인문•사회계열 직격탄 맞나?

기존 사회과학대학과 인문대학이 축소 통합된 인문사회대학은 문제가 더 심각하다. 기존 15개 학과 9개 학과로 대폭 축소된 것.

계획안에 따르면 행정학과와 정치안보국제학과가 통폐합돼 (가)공공정책학전공이 신설되고 지적학과와 사회학과가 통폐합돼 (가)지적학전공이 신설 될 계획이다. 법학과의 경우 전공명과 교과과정을 변경한다는 계획이다.

사회학과는 지난 2014년 한차례 폐과조치됐다가 구성원들의 반발로 이듬해 다시 복과되는 소동을 겪었지만 결국 다시 지적학과와 통폐합되는 결과를 맞이했다.

인문학부의 경우 역사문화학과와 영어영문학과 통폐합돼 (가)영어영문전공으로 변경되며 일어일문학과와 중어중문학과가 통폐합돼 (가)동양어문전공이 신설 될 예정이다.

광고홍보학과와 신문방송학과도 (가)융합미디어전공으로 변경한 다는 계획이며 문화콘텐츠학과와 국어국문학과도 통폐합돼 (가)문화콘텐츠전공으로 변경된다.

이 같은 학과구조조정안을 두고 학생들의 반발도 예상된다. 이 대학 인문대학 영어영문학과 A(4학년)씨는 “역사문화학과와 영어영문학과가 무슨 연관성이 있는지 모르겠다. 통폐합이 되려면 합당한 이유와 근거가 있어야 하는데 전혀 들은 바 없다”고 설명했다.

사회과학대학 소속 B교수는 “다행히 우리 과는 독립전공으로 살아남게 됐다”며 “타 학과의 경우 전혀 전공연관성이 없음에도 통폐합이 결정됐다. 상당한 진통이 예상 된다”며 우려했다

교수회, ”심각한 흠결과 문제 있는 구조조정“

이 같은 대학본부의 학사구조개편안에 대해 교수회도 지난달 22일 공식입장을 통해 문제점을 지적하고 나섰다.

교수회는 “학사구조개편은 개별학과의 상황이나 특성을 거의 무시한 채 획일적이고 전면적으로 실시했다”며 “일부의 경우에는 학문적으로 전혀 관계가 없는 학과들이 한 학부나 전공으로 묶이는 등 오히려 혼란과 갈등, 불신을 낳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특성화 분야의 설정 또한 우리 학교의 실정과 상황에 맞지 않는다”며 “유행어처럼 나도는 화두를 느닷없이 최첨단분야인 것처럼 학부나 전공명칭으로 사용하겠다는 건데 대학의 전공이 벽돌 찍어내듯이 하루아침에 만들어지는지에 대해 되묻고 싶다”고 반문했다.

교수회는 또 “매번 바뀌는 평가지표와 가중치 그리고 전체학과의 평가결과에 대한 미공개는 평가체계 자체에 대한 혼란과 불신을 가중시키고 있다”며 “이 같은 심각한 흠결과 문제를 안고 있는 이번 개편 안으로는 우리 학교의 진정한 발전과 재정지원제한대학 탈피라는 당면한 목표를 이루기가 힘들다”고 우려했다.

마지막으로 이들은 “우리 학교의 당면과제인 재정지원제한대학 해제에 있어 학사구조조정보다 더 중요한 것은 학교 당국의 과감한 교육 투자”라며 대학본부의 교육투자를 요구했다.

한편 대학본부의 학사구조개편안은 오는 3월 제3차 교원공청회를 거쳐 4월 교무위원회와 대학평의원회 마지막으로 이사회를 통해 최종 결정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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