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 3곳이어 평택·인천 송도등 조합주택아파트 2만세대 공급

청주에서 시작해 전국적으로 확대시킨 성공사업 스토리는 많지 않다. 피자, 닭백숙 등 몇몇 음식 프랜차이저 사업이 작은 성공을 거둔 사례는 있다. 하지만 부동산 개발사업을 지방에서 시작해 전국으로 확산시킨 경우는 '센토피아'가 유일하다. 센토피아는 지난 2013년 청주에서 지역조합주택사업을 시작해 인근 천안, 아산, 평택을 거쳐 인천까지 진출했다. 지난해 인천 송도국제도시 6∙8공구에 ‘센토피아 송도’를 분양하면서 전국적으로  2만1000여세대 아파트를 공급하게 됐다. 전국 최대 조합주택사업자로 부상한 '센토피아'의 사업비결과 현황에 대해 알아본다.<편집자>

센토피아는 청주지역에서 옥산 코오롱하늘채(1206세대), 오창 롯데캐슬(2500세대), 청주 흥덕GS자이(2500세대) 등 3개 조합주택사업을 벌였다. 옥산 코오롱하늘채는 지난해 입주가 끝났고 미분양(조합원 주택 외 일반분양 전환분) 112세대도 올들어 전량 해소된 것으로 나타났다. 센토피아는 첫 조합주택사업인 코오롱하늘채가 순조롭게 추진되면서 지난 2015년 오창 롯데캐슬아파트 조합원 모집을 마치고 공사중이다. 이어 2016년 청주 미호천변 흥덕GS자이는 조합원 모집을 끝내고 2월말 착공승인을 받아 공사를 시작했다.
지역조합주택사업은 일반 아파트와 달리 조합원이 사업 주체가 돼 직접 토지 매입과 시공사를 선정해 아파트를 짓는 방식이다. 시행사∙시공사 이윤, 토지 금융비, 관리홍보비를 절감할 수 있어 일반 분양아파트 보다 상대적으로 분양가를 낮출 수 있다. 주택청약통장이 없이 선착순으로 호수가 배정되기 때문에 자신이 원하는 호수를 배정받을 수 있는 장점도 있다.
하지만 부동사 투기세력 주도, 토지매입 지연, 조합원 내부 갈등 등으로 사업이 지연되거나 선의의 피해자가 생기는 경우가 많다. 특히 투기세력들이 주도해 사업을 추진할 경우 횡령·배임 등 사건에 연루돼 대규모 피해를 낳기도 한다. 사업 추진의 핵심인 토지매입 과정에서 이같은 비리가 싹틀 가능성이 있다. 권리관계가 복잡한 땅은 매입과정에서 투명한 거래 보다는 부정이 끼어들 소지가 높다는 것. 따라서 센토피아는 사업리스크가 큰 땅은 손대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단독 소유 이거나 권리관계가 단순한 땅만을 대상으로 사업을 진행해왔다. 청주의 사업부지 3곳 모두 이같은 조건에 부합돼 토지 매수과정에서 아무런 잡음도 생기지 않았다. 

청주 외북동 "제안만 받아"
최근 지역 부동산업계에서 눈독을 들이고 있는 청주산단 하이닉스 뒷편 외북동 9만4000여㎡ 땅이 센토피아 차기 사업부지로 입소문이 났다. 청주테크노폴리스를 옆에 두고 4·6차선 도로와 접해 있어 교통 접근성이 용이하다. 또한 서청주 상권은 물론 오창과 연결된 LG로와 가까운 것도 장점이다. 하지만 해당 지역은 청주테크노폴리스 확장시 우선적인 편입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다. 또한 소유권이 분산돼 있어 토지매입도 여의치 않은 조건이다. 실제로 3년전부터 조합주택사업을 빌미로 부동산 업자들의 발길이 잦았던 곳이다. 최근에는 '센토피아' 브랜드를 내세워 3.3㎡당 150만원의 매매가를 제안받은 토지주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부지에 대한 센토피아 사업설에 대해 박봉규(68) 센토피아 회장은 "일부 공인중계사들로부터 자신들이 토지계약 작업을 끝낼테니 그러면 사업검토 좀 해달라는 요청만 받은 상태다. 아마 그 사람들이 지주들을 만나면서 우리 회사 얘기를 한 것 같은데, 아직 결정된 것은 아무 것도 없다. 토지(가)계약을 하더라도 청주시에 사업승인 여부를 협의해야 하는데 청주테크노폴리스 때문에 쉽지 않을 전망"이라고 말했다.    
공사가 한창 진행중인 오창 롯데캐슬아파트의 경우 조합원 추가부담금과 초등학교 개교 시점이 논란이 되고 있다. 2015년 11월 오창 롯데캐슬은 청주공항 고도제한으로 뒤늦게 47층에서 39층으로 층고를 낮춰 재설계하는 과정을 거쳤다. 이에대해 일부 조합원들이 "아파트 층수조정으로 수정계획과 사업 지연에 따른 비용 상승으로 입주 예정자들의 추가 부담금이 100억 원에 달한다. 청주시가 보상해야 할 것"이라며 호소문을 발표하기도 했다. 이후 조합원들의 추가분담금 600만원이 결정돼 층고제한에 따른 피해로 소문이 나기도 했다. 하지만 조합측은 "추가분담금이 아니라 조합원 스스로 주거개선을 위해 투표를 거쳐 투자한 비용"이라고 해명했다. 또한“설계 당시에는 세대당 1.21대의 주차면을 계획했지만 조합원들의 요구로 1.31대 확대했다. 엘리베이터도 추가해 공용면적이 1평 가량 늘었다. 현재 상태라면 사업정산후 조합원들에게 이윤을 나눠주는 최초의 사례를 만들수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공인중계사 마케팅기법 성공
오창 롯데캐슬 아파트 단지와 북쪽에 접한 부지에 초등학교 개교 문제도 당초 계획과 빗나가고 있다. 당초 지난해 교육부로 부터 초등학교 신설 승인을 받으려 했지만 무산됐다. 충북도교육청이 청주테크노폴리스, 방서지구, 대농지구, 오창 센토피아, 충북혁신도시, 충주기업도시 등에 9개 학교를 신설하려 했으나 6개만 승인받았다. 교육부가 이른바 '학교총량제'를 내세워 인근 학교 분산 재배치 계획 미비 등을 이유로 오창 센토피아(청원2초등학교)와 대농지구(솔밭2초등학교)를 제외시킨 것. 도교육청이 올해 신설승인을 받더라도 내년 입주시까지 개교하긴 힘든 상황이다. 이에대해 조합측은 "이미 도교육청에 기부채납해 학교부지로 확정된 상태다. 정부 규제로 결정이 늦어져 학교 건립공사가 예상보다 늦어지게 됐다. 입주 초기엔 인근 학교 배치가 불가피하지만 2500세대 입주가 끝나면 과밀지역에 대한 학교 신설이 탄력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오창과 옥산의 경계에 위치한 청주 GS자이는 조합원 모집을 끝내고 일반분양을 앞두고 있다. 하지만 주택담보대출 금융사를 찾지 못해 일반분양이 지연되고 있다. 지난해 9월 청주시가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미분양 관리 지역으로 지정된 것. 미분양 관리지역으로 지정되면 이 지역에서 주택을 공급할 목적으로 사업부지를 매입할 때 분양보증 예비심사 대상이 되는 등 일정부분 제한이 가해진다. 정부가 주택공급 과잉이 우려되는 지역을 지정하면 부동산 시장 냉각을 우려한 금융권에서는 대출을 꺼릴 수밖에 없다. 청주 흥덕GS자이도 이같은 제한 때문에 1금융권 계약을 포기하고 2금융권을 통해 담보대출을 추진하고 있다는 것. 대한건설협회, 한국주택협회, 대한주택건설협회 등 주택‧건설 관련 13개 단체는 지난 22일 공동으로 ‘중도금 등 집단대출 정상화’을 촉구하는 내용의 건의서를 정부와 금융당국에 전달했다.

"'개미군단' 조합원의 자금력 큰 힘이다"
박봉규 센토피아 회장의 조합주택사업 성공비결

지역조합주택사업의 '마이더스의 손'으로 통하는 센토피아 박봉규 회장은 공인중개사로 자수성가한 인물이다. 청주에서 부동산중개업을 통해 건설사들의 아파트 사업부지 거래를 성사시키면서 차근차근 업력을 쌓아왔다. 박 회장이 승승장구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지역 공인중계사들과 협력관계가 주효했다. 사업을 확정하기 전 지역 공인중개사들에게 사업 개요를 설명하고 업무협약을 맺게 된다. 사업 파트너십을 가진 공인중계사들이 직접 홍보 최전선에 나서 조합원을 모집하게 된다. 전국 최초로 공인중개사를 통한 새로운 마케팅 기법을 도입한 주인공이다.
건설사가 지출하는 과도한 시행사 이윤, 분양 홍보비 등에 비하면 조합원을 모집해 준 중개업자에게 지출되는 수수료는 크지 않다는 것. 이같은 마켓팅 기법 이외에 철저한 원가관리도 성공의 비결이 됐다. 리스크없는 토지 매입을 거쳐 시공비, 금융비, 관리비를 최적화시키는 것이다. 이에대해 박 회장은 "대기업은 막대한 자금력을 내세우지만 우리는 '개미군단' 조합원들의 자본력이 힘이다. 절차와 규정에 따라 설립된 주택조합은 분양계약이 곧 현금이나 마찬가지다. 따라서 우리를 신뢰하는 시공사에서는 20% 이상 단가를 낮춰 들어오게 된다. 이같은 관리를 통해 민간아파트보다 최소한 3.3㎡당 100~150만원 싼 아파트 공급이 가능한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충북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