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의 외국 체험 기회 증가가 학교 현장에서는 영어 과목 교사들의 수업 부담으로 이어져 교과목 전과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충북도교육청에 따르면 교과목 변경을 통해 진로전담 교사로 전환한 교사 가운데 영어 과목이 가장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충북의 경우 2017년 3월 1일자 기준으로 공립 중·고 전담교사(전과예정자 포함)는 모두 162명이다.

전담교사 변경 전 전공과목을 보면 영어 과목이 23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국어 15명, 수학 12명, 상업정보·지리 각 10명 순으로 나타났으며, 총 29개 과목에서 전과했다.

청주 모 중학교 영어 교사인 김 모 씨는 “유치원부터 원어민으로부터 영어를 접하면서 자란 아이들이다 보니 영어 발음 자체가 다르다”며 “방학 기간을 이용해 단기로 외국을 다녀오거나 유학을 다녀온 학생들도 꽤 많고, 동료인 젊은 교사들도 해외 연수 경험이 많다 보니 열등의식도 느끼게 된다. 50세가 넘은 나이에 유학을 다녀올 수도 없고 수업 자체가 부담돼 명퇴를 생각한 적도 있다”고 말했다.

진로전담교사제도 시행 초기에는 대학수학능력시험의 비 선택 과목, 비인기 교과의 교사 전환 비율이 높았다.

진로전담교사제도가 처음 시행된 2011년의 경우 진로전담교사(당시 명칭 진로진학상담교사) 자격을 취득을 위해 부전공 연수에 참여한 61명의 전공과목을 보면 비 교과인 도덕·윤리 과목과 지리과목이 각 8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영어 7명, 일본어 등 제2외국어 6명, 가정/일반사회/공업기술 각 4명 순으로 나타났다.

진로전담교사가 100% 배치된 현재 전과 과목교사 비율은 국·영·수와 같은 주요 과목이 높았다.

교사들이 진로전담교사 전환을 희망하는 이유는 수업 시수가 주당 10시간 이내(진로와 직업 교과수업)로 일반 교과목 교사(15~17시간)보다 적다. 또한 학생들과의 상담시간도 수업으로 인정돼 업무 부담이 적은 편이다.

이런 사정으로 진로진학교사 연수 대상자 선발 경쟁률은 높다.

교육부가 발표한 진로진학교사 연수 대상자 선발 경쟁률을 보면 2012년 3.5대 1, 2013년 2.9대 1을 각각 기록했다.

진로전담 교사 선발 기준은 △전과 후 7년 이상 근무 △1급 정교사 자격을 가진 15년 이상 교육경력자 △전과 당시 소정의 진로교육 부전공 이수자 등이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순회 담당 교사까지 포함하면 충북은 도내 모든 중고 학교에 진로전담교사가 100% 배치됐다”며 “진로전담교사 가운데 국영수 과목 교사 전과 비율이 높은 것은 중등 정규 교사 전체 5100여명 가운데 주요 교과목 교사가 1700명이 넘어 전과 대상 인원이 많기 때문으로 분석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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