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의 가축 전염병, 근본적 해결책 찾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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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의 가축 전염병, 근본적 해결책 찾아야
  • 충청리뷰 오옥균 기자
  • 승인 2017.02.22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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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현장/ 오옥균 취재부장
오옥균 충청리뷰 취재부장

지난해 11월 16일 음성군 한 오리농장에서 조류독감(AI)이 시작됐다. 그로 인해 2013년 이후 최대 규모인 392만 마리의 닭과 오리가 살처분됐다. 지난 5일 보은에서 시작된 구제역으로 보은지역 14개 농장에서만 모두 986마리의 소가 살처분됐다.

살처분에 동원된 공무원들과 농장주들은 오랫동안 트라우마에 시달린다. 살처분했던 기억이 잊혀지지 않고 괴롭히기 때문이다. 동물은 또 무슨 죄가 있나. 전염병에 걸린 가축은 물론 전염 위험성이 있다는 이유로 주위 가축까지 예방적 살처분이라는 이름으로 죽임을 당한다.

한 해가 멀다하고 반복되는 전염병에는 근본적인 원인이 있다. 바로 비윤리적인 집단사육이다. 인간은 고기를 취하기 위해 집단사육을 필요로 하고, 공급자들은 경제성을 높이기 위해 사육환경을 성장에 맞춘다. 옴짝달싹 못할 정도로 좁은 케이지 안에서 닭들은 행복을 느끼지 못한 채 그렇게 살아가다 인간의 먹이가 된다.

취재과정에서 만난 한 육계농장 주인은 “닭고기 유통업체가 병아리를 공급한다. 일정 크기만큼 키우면 사육비용을 지불하고 닭을 회수해 간다”고 말했다. 상당수 농장이 이와 같은 형태로 육계를 생산한다. 비용이 덜 들어가면 그만큼 이익이 크다. 반면 가축을 놓아기르면 사료값도 나오지 않는다.

이렇게 자란 가축들은 자연상태에서는 자연스럽게 생기는 면역력을 갖지 못한다. 약물로 이를 보완하지만 한계가 있다. 조류독감이나 구제역이 발생하면 힘없이 번져나가는 이유다.

하지만 동물복지인증농장은 달랐다. 2년 전 6차 산업 취재를 위해 방문했던 농장이야기를 해보려고 한다. 취재진이 찾아간 4곳의 동물복지인증농장은 공통점이 있다. 농장을 운영하는 10여년 동안 전염병에 의한 피해를 본 적이 없다. 농장 관계자는 “여기가 성역이겠나. AI가 왔는데 왔는지도 모르게 지나간 것”이라며 “건강상태가 좋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당시 방문했던 전남의 한 축산농가는 사료를 먹이지 않고 건초 등 풀만 먹여 소를 길렀다. 이 농장의 소는 잠 잘 때와 먹이를 먹을 때만 축사에 들어온다. 먹이를 먹고 나면 새끼와 함께 들판을 걷는다. 이 농장 대표는 자신 있게 말했다. “우리 농장은 3등급 적색육을 생산하는 게 목표다. 마블링을 기준으로 한 등급은 소를 불행하게 하고, 사람에게도 양질의 단백질을 제공하지 못한다.”

우리나라는 마블링이 있는 쇠고기를 질 좋은 쇠고기로 여긴다. 그 기준으로 등급을 정하고, 농가들은 이 기준에 적합한 쇠고기를 생산하기 위해 노력한다.

마블링은 지방이다. 지방이 잔뜩 낀 소는 살을 태우면서 고소한 맛을 내지만 건강한 단백질을 제공하지는 않는다. 먹는 이의 의지와 상관없이 단백질과 함께 지방을 섭취해야 한다.

여기서 단서를 찾을 수도 있겠다. 반복되는 전염병을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면역력을 강화하는 것이고, 면역력을 강화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위생적인 환경에서 행복하게 자라야 한다는 것이다.

유통업체와 가공생산업체가 헐값에 원료를 얻으려는 생각을 바꾸면 가능해진다. 건강한 가축을 기를 수 있도록 농가에 제값을 지불해야 한다. 정부도 동물복지농장과 같은 건강한 농장이 늘어날 수 있도록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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