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직언직썰/ 송재봉 충북NGO센터장

송재봉 충북NGO센터장

청주와 KTX는 절실하고도 질긴 인연의 끈을 가지고 있다. 1993년 노태우 정부의 대선공약이었으나 경부고속철도 노선에서 충북권이 배제되면서 시작된 KTX와의 애증관계는 지금까지도 계속되고 있다. 24년 동안 지역민의 끈질긴 투쟁의 결과 경부고속철도 오송역에 이어 호남고속철도 오송분기역이 설치되었으며, 2016년말 기준 년간 이용객이 503만 9천558명을 넘어서는 등 오송역은 성공적인 정착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오송역을 둘러싼 논란과 갈등은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 2016년 총선 이후 세종시가 KTX세종역 신설을 본격화 하면서 국토부는 세종역 설치 타당성 용역까지 발주하는 등 세종역 설치문제를 둘러싸고 세종시와 국토부에 대한 충북도민의 분노와 배신감이 높아지고 있다. 오송역세권 개발도 공영개발 방식의 실패 이후 민간개발 방식으로 변경되었으나 여전히 안개속이다. 이렇다보니 오송역 활성화와 오송 역세권 개발은 우리지역 모든 선거의 단골 핵심공약이 되고 있다.

여기에 오송역이 전국과 광역권 교통허브가 되기 위해선 연계환승체계를 구축할 수 있는 복합환승센터를 설치해 대중교통인 고속철도와 일반철도, 고속철도와 고속버스, 시외버스, 일반버스 등이 모두 환승이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는 진취적인 의견도 제시되고 있다.

청주시민 그리고 충북도민이 KTX오송역에 과도할 정도로 관심을 집중하는 것은 오송역이 청주와 충북 발전의 핵심적인 견인차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기 때문이다. KTX 오송역이 거점이 되어 인적 교류와 물류의 중심 기능을 확보하여 광역 청주권의 지속가능 발전과 충북선과의 연계로 도내 균형발전의 촉매제 역할을 할 것이란 기대가 반영되어 있는 것이다.

이러한 흐름의 연속선상에서 KTX 오송역 명칭 변경 필요성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2014년 통합청주시가 발족하면서 본격화된 오송역 명칭 변경 논의는 오송 주민의 강력한 반발, 충북도의 소극적인 태도에도 불구하고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어쩜 오송역의 기능과 위상이 커질수록 이 문제는 반복해서 수면위로 부상하게 될 것이다. 지난 25년 동안 중앙정부를 상대로 오송역을 지키기 위한 기나긴 싸움의 과정에서 KTX오송역은 청주시민의 자존심을 지키는 상징적인 존재가 되어버렸기 때문이다.

청주시는 2015년 오송역 명칭 변경을 위한 민간추진위 구성, 연구용역과 설문조사를 실시 하였으나, 오송 주민의 반대와 청주시의회의 예산삭감으로 잠정 중단된 상태이다. 그런데 최근 들어 오송역 명칭변경에 대한 논의가 다시 부상하고 있다.

이는 세종역 신설 백지화를 위한 추진위 활동으로 오송역에 대한 시민의 관심이 집중되면서 오송역의 경쟁력과 브랜드 가치 상승, 오송역세권 개발 촉진, 복합환승센터 건립 등 오송역을 둘러싼 민감한 변화 흐름과 맞물려있다. 오송역이 세종역 신설 백지화로 위상을 지키면서 오송 주민에게 도움이 되고, 청주시민의 자부심도 높이며, 청주시의 전국적인 브랜드가치 상승에도 긍정적인 시너지 효과를 줄 수 있는 방안이 절실한 상황이 되었다.

기왕에 논의를 시작할 것이라면 이번에는 제대로 했으면 한다. 오송역 이용객 500만이 넘어서고 있지만 전국민에게 청주역은 여전히 없는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 전국 어디를 보아도 한 도시의 유일한 KTX역 이름에 도시의 지명을 배제하는 사례는 찾기 어렵다. 광주송정, 천안아산, 김천구미, 창원중앙역의 사례는 참고할 만하다. 따라서 찬성과 반대에 대해 치열하게 논쟁하고, 도시의 브랜드 가치, 이용객의 편의성, 오송역 건립에 앞장서온 청주시민의 보편적 정서 등이 반영된 명칭 선정으로 소모적인 오송역 명칭 변경 논란의 종지부를 찍었으면 한다. 청주시와 의회가 보다 전향적이고 책임 있는 자세로 이 논의를 이끌어 주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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