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계 미국 여군 사칭, SNS로 접근해 사기행각 벌여

검은색종이에 특수약품을 뿌리면 ‘진폐’가 된다고 속이는 이른바 ‘블랙머니’ 사기단이 경찰에 검거됐다.
경찰에 압수된 압수품들 / 충북지방경찰청 제공

 

검은색종이에 특수약품을 뿌리면 ‘진폐’가 된다고 속이는 이른바 ‘블랙머니’ 사기단이 경찰에 검거됐다. 블랙머니는 통상 기업 비자금이나 세금 회피 등 불법자금을 유출하기 위한 목적으로 제작된다.

충북지방경찰청은 지난 1일, 이와 같은 수법으로 금품을 편취한 라이베리아 국적의 외국인 A(39•남)씨와 B(42•남)씨 등 2명을 구속했다. 이들은 각각 2015년과 지난해 관광비자로 입국해 한 달 뒤 난민비자를 신청, 한국에 체류하며 계획적으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가나에 있는 공범 C씨는 SNS상 ‘OOO kim'이란 아이디를 만들어 자신을 시리아에서 근무하는 한국계 미군여성이라고 소개했다. C씨는 자신의 계정에 미모의 여군사진을 올린 뒤 피해자에게 접근, “IS를 소재추적하며 지하에서 발견한 불법자금을 한국으로 보내겠다. 약품 처리하면 500만유로(한화 약 62억원)를 만들 수 있다”며 “세관통과 및 약품처리 비용을 투자하여 반씩 나누자”고 속였다.

이후 C씨는 “시리아 외교관들이 나 대신 블랙머니를 한국으로 들여갈 것”이라고 속여 공범들을 접근시켰다. 그 뒤 피해자들을 여관으로 데려가 검은 종이에 세정제를 뿌려 세탁하는 척 하면서 미리 준비해둔 500유로(한화 62만원)와 바꿔치기하는 수법으로 현혹시켰다.

이 같은 수법에 피해자들은 가짜 블랙머니 등에 속아 약품투자비용으로만 모두 1억1700만원을 사기단에게 넘겨줬다.

사기단이 피해자들을 속이며 주고받은 문자내용.

사기단은 현장에서 잠복근무를 하던 경찰들에게 적발되자 도로에 400만원가량을 뿌리며 경찰의 추격을 방해하기도 했다. 경찰에 따르면 피해자가 특수약품이라며 뿌린 약품은 손세정제였으며 검은종이는 실제 화폐가 아닌 검은색 종이인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체포당시 사기단이 한화, 유로 뿐 아니라 태국, 베트남 등 15개 국가의 화폐를 소지하고 있어 추가 범행이 있을거라 추정, 수사를 확대해가고 있다고 밝혔다.

구연순 국제범죄수사대장은 “블랙머니는 외국인 사기단이 쓰는 고전적 수법으로 피해사례가 언론을 통해 많이 알려졌다”며 하지만 “투기심리 탓에 피해가 끊이지 않고 있다. 피해사례가 있다면 경찰에 신고해야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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