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로 장애아들 키우던 50대 가장, 집에 방화 ‘참변’

청주시 남이면의 한 주택에서 방화로 추정되는 화재가 발생, 1명이 죽고 1명이 중태에 빠지는 등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청주시 남이면의 한 주택에서 방화로 추정되는 화재가 발생, 1명이 죽고 1명이 중태에 빠지는 등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10일 0시20분께 유 모(54)씨의 단독주택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이 불로 집에 있던 유 씨와 아들이 불에 타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유 씨는 숨지고 아들은 중태에 빠졌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유 씨는 화재 직전 119에 전화를 걸어 “집에 불을 내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화재 현장에는 LP가스통이 발견됐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당국은 곧바로 진화에 나섰고 불길은 옆집으로 옮겨 붙었지만 1시간여 만에 꺼졌다.

경찰이 화재현장 주변의 CCTV를 분석한 결과 유 씨가 자신의 집과 옆집에 인화성 물질로 보여 지는 액체를 뿌리는 장면이 확인된 것으로 알려졌다.

유 씨는 결혼정보회사 소개로 만난 중국인 아내가 4년 전 집을 나가면서 아들과 함께 단 둘이 생활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유 씨의 아들 B(9)군은 지적장애 2급 판정을 받고 특수학교에 재학 중이다.

마을 주민들의 주장에 따르면 유 씨는 평소에 우을증 증상을 보여 온 것으로 알려졌다.

유 씨가 거주하는 마을이장 C씨는 취재진과의 통화에서 “평소에도 우을증 증상을 보여 왔었다. 많이 힘들어 했다. 집 나간 아내를 찾으러 중국까지 다녀온 것으로 안다”며 “4~5년쯤 아내가 집을 나가고 난 다음 아이는 어머니가 맡아서 키워주셨는데 어머니마저 작년에 돌아가시면서 많이 힘들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C씨와 마을주민들에 따르면 “유 씨가 아들을 끔찍이도 생각했었다. 왜 아들과 함께 그런 선택을 했는지 안타깝다”며 “술도 평소에 자주 하지 않았다. 아들이 잘 듣지 못하고 말하지 못했다. 아이를 앞으로 어떻게 키울지 고민이 많았을 거다”라고 짐작했다.

숨진 유 씨의 유일한 가족은 중태에 빠진 B군과 남동생뿐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경찰은 숨진 유 씨가 삶을 비관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고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하는 등 정확한 사건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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