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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추하지도, 사치스럽지도 않다김용례 수필가의 <두 번째 서른>

나는 읽는다 고로 존재한다
심억수 충북시인협회장


수필은 평범한 일상에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는 문학이다. 수필 문학은 자신의 사상과 철학을 짜임새 있게 표현하는 체험적 고백이다. 두 번째 서른을 맞이한 김용례 수필가는 자신의 인생관을 수필집 <두 번째 서른>에 자기만의 독특한 생각과 느낌의 문학적 언어로 진솔하게 형상화하였다.

작가의 인품이 그러하듯 자신의 삶의 고뇌와 성찰을 간결하고 단아한 문체로 솔직 담백하게 고백한다. 내용을 억지로 꾸미려 하거나 미화시키려 하지 않는다. 일상에서 일어난 날것들이 가만가만 조곤조곤 독자의 가슴에 파고든다.
 

두 번째 서른 김용례 지음.수필과 비평사 펴냄.


제목부터 매력적이다. <두 번째 서른> 천지만물(天地萬物)의 이치에 통달하고, 듣는 대로 모두 이해할 수 있게 된다는 나이다. 이순(耳順)의 작가 김용례 수필가의 겸손한 마음이 제목에 담겨 있어 정겹다. 서른의 나이는 나무가 왕성하게 자라는 시기라면 두 번째 서른은 열매를 거두고 주변을 돌아보는 나이다.

성숙한 인생관의 의미를 담은 수필집 <두 번째 서른>은 모두 4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장 '서른하나부터 4장 '서른넷'을 통해 37편의 수필과 2편의 여행 이야기가 수록되어 있다. 수필집은 작가의 일상의 이야기와 여행하며 느낀 감정을 문학적 상상력으로 짜임새 있게 구성하였다. 그런가 하면 특별 코너로 서른 살의 딸 은혜가 엄마와 크로아티아를 여행하며 보낸 시간을 사진과 곁들여 모녀간의 추억을 선사한다.

우리는 사회가 급속도로 변화는 가치관의 혼돈시대에 살고 있다. 가치관과 도덕 체면이 사라진 현대에서 <두 번째 서른>의 고백은 인간의 원형적 삶을 회복하기 위한 원초적 삶의 고뇌다. 김 작가의 작품 속 이야기는 어떤 초월적 세계나 초감각적 세계가 아니라 감각적 세계, 지금 우리가 영위하고 있는 삶의 세계다. 현실에서 작가가 느끼고, 생각하고, 행동하는 일상의 사실적 체험을 상상력을 통해 문학 언어로 재구성해 표현한 작품들이다. 그래서 김용례 작가가 들려주는 삶의 이야기를 읽다보면 자신도 모르게 끌려 들어가 공감하고 감동하게 된다.

노창선 시인은 “김 작가의 글은 고요하며 움직이고, 움직이며 고요한 느낌을 준다.”며 “소리 없이 가슴을 두드리는 언어들이 유난히 따스하다. 꽁꽁 얼어 있는 겨울과 생명이 부활하는 봄이 함께 내장된 공간, 그것이 그의 문장”이라고 평하였다.


그럭실 마을의 서정과 낭만


한 작품 한 작품 의미 없는 것이 없다. 퇴직한 남편의 여생을 위해 장만한 그럭실의 작은 농토를 보고 김 작가는 “이목구비는 볼품없지만 웃고 있는 눈빛이 순박한 남자 같다”고 하였다. 겨울산행을 하면서 느낀 김 작가는 “말로써 가르치지 않고 다만 다녀가는 것으로 세상 이치를 깨닫게 하는 겨울산은 공자님”이라 하였다. 사불산 자락 묘적암을 “체구는 작지만 진중하다. 검소하지만 누추하지 않다.”라고 하였으니 한 번쯤 가보고 싶다. 이러한 김 작가의 사실적 체험에 기반 된 인생의 진리가 독자에게 삶에 필요한 지식과 깨우침을 준다.

문학은 삶을 더 행복하게 더 풍요롭게 살고 싶은 욕구를 표현하는 언어 예술이다. 김 작가의 문학작품 속 그럭실 마을의 서정과 낭만과 희망이 솟구쳐 삶을 윤택하게 만든다. 그럭실의 텃밭에서 생산되는 모든 것이 글감이다. 그럭실의 자연을 마음으로 가꾼 손길이 정성스럽다. 마치 그럭실에서 손수 가꾼 채소가 숙련된 주부의 손을 거쳐 식탁에 올라온 반찬처럼 작가의 심상으로 맛깔스럽게 버무린 수필집이다.

<두 번째 서른> 속의 글은 우리가 보고 듣고 느낄 수 있는 일상의 경험들이기에 소리 없이 독자의 가슴을 두드리다. 문학과 삶은 동떨어진 세계가 아니다. 문학은 우리의 삶을 표현하되 그 삶의 가능성을 대신하는 것이다. 가능성은 우리 삶에 일어날 수 있다. 작가는 요란스럽지 않게 은근하게 철학과 의미를 진솔하게 들려주고 있다. 작가의 소중한 시간이 흥미롭게 때론 가슴 조이며 독자의 마음을 잡아끈다.

“화려한 인생을 꿈꾼 적 없고 다만 좋은 삶을 살고 싶다”는 김 작가의 수필집 <두 번째 서른>은 그의 바람처럼 검소하지만 누추해 보이지 않고, 화려하지만 사치스럽지 않은 검이불누 화이불치(檢而不陋 華而不侈)이다.

김용례 수필가는 청주 출생으로 2008년 월간 수필문학 '은방울'로 등단했다. 내수문학회원·여백문학회원·청주문인협회 회원·푸른솔 문학회 회원, 청주시 1인 1책 펴내기 강사로 활동하고 있다. 수필집으로는 '남편의 집'이 있다.

충청리뷰  043simi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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