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 떠먹이고 사진찍는 장면이 자랑처럼 보도 돼” 비판
장애인권단체, 반기문‧음성교육청 꽃동네방문 행사 지적

지난 14일 반기문 전 총장이 꽃동네를 방문해 와상환자의 식사를 돕고있다.(사진 뉴시스)


“많은 사람을 대동하고 사진기 셔텨 까지 누르는 상황에서 어떤 정동을 느꼈을까? ‘아! 내가 이렇게 사랑받는 사람이구나. 많은 사람들이 내가 밥 먹는 모습을 보러 와서 기분 좋다’고 생각 했을까? 아니면 굴욕감에 기계적으로 웃다가, 행여 실수할까 긴장하며 입을 벌리고 메이는 목에 힘을 준 체 밥을 삼키진 않았을까?”

장애인권 단체가 설 명절을 앞두고 진행된 정치인의 장애인 시설 방문 일정이 ‘보여주기’와 ‘사진찍기’ 같은 선행쇼‧정치쇼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27일, 33개 장애인인권단체로 구성된 ‘장애와인권발바닥행동’(이하 ‘장애인권행동’)은 성명을 발표하고 장애인을 이용하는 정치인 위선을 질책했다.

‘장애인권행동’은 먼저 “19대 대선과 설 명절을 앞두고 사회적 약자라 불리는 이들을 이용해 선행쇼를 연출한 정치인들의 행보를 접하고 혀를 끌끌 찼다”고 밝혔다.

이 단체는 ‘선행쇼’의 대표적 사례로 1월 14일 와상 환자에게 식사를 조력한 반기문 총장의 꽃동네 방문행사, 음성 꽃동네에 쌀 20포대를 건네고 기념 촬영사직을 찍은 음성교육지청, 꽃동네에 국고지원이 가능한 법률 개정안을 발의한 경대수의원의 행위를 꼽았다.

‘장애인권행동’은 “턱받이든 앞치마든 반기문 전 총장이 꽃동네를 이용하는 와상장애인 아무개님의 식사 활동을 조력한 장면은 밥을 먹는 이를 향한 무례한 행위였다”고 지적했다.

이 단체는 “반기문 총장의 조력으로 식사한 이는 (많은 사진 기자 앞에서) 굴욕감에 기계적으로 웃다가, 행여 실수할까 긴장하며 입을 벌리고 메이는 목에 힘을 준 체 밥을 삼키진 않았을까?”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꽃동네에 지방 재정 부담을 명목상 이유로 내걸고 국고 지원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 법률 개정안을 발의한 새누리당 경대수(음성‧진천‧증평) 국회의원도 비판의 도마에 올랐다.

‘장애인권행동’은 “경대수 국회의원 등 9명의 국회의원은 장애인 당사자의 복지를 고려했다면 왕국처럼 거대한 꽃동네의 벽을 공고히 하는 국고 지원책이 아니라 장애인도 지역사회에서 비장애인과 함께하는 통합복지정책을 위한 법안을 발의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이 단체는 “음성 꽃동네 수용된 2000명의 인생을 생각한다”면 “개인적 서사를 잃어버리고 정치인의 쇼를 위해 ‘시설이용 장애인’이란 지칭어로 불쌍한 사람의 위치를 강요당한 사람들의 삶을 생각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장애인권행동’은 “복지는 높은 사람이 낮은 사람의 시설에 찾아가 음식을 떠먹이고 사진 찍는 모습이 자랑처럼 보도되는 사회가 아니다”라며 “일개 대형 장애인 시설에 매년 267억씩 지원하고도 추가 지원 방법을 모색하는 사회도 아니다”고 강조했다.

한편 음성교육지원청(교육장 이중용)은 25일 설을 앞두고 사회복지시설인 음성 향애원과 홍복양로원, 새생명장애인의집, 꽃동네를 방문하고 쌀 20포를 전달했다. 반기문 전 UN사무총장은 지난 14일 꽃동네를 방문해 와상환자에게 식사를 조력하는 봉사활동을 했다.

저작권자 © 충북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