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로 인기 더해가는 초정 직거래 장터

초정에는 명소와 명물들이 많다. 세계 3대 광천수로 상징되는 초정약수와 이를 활용한 탄산 온천욕은 말할 것도 없고, 아홉 딸의 전설을 품은 구녀성을 중심으로 하는 다양한 등산코스, 여기에다 관광객들에게 별미를 안기는 각종 토속음식은 이미 지역을 넘어 전국으로부터도 많은 마니아들을 유혹하고 있다.

그런데 요즘 가장 인기를 끄는 것은 따로 있다. 매주 토요일과 일요일 초정 초입에서 단 이틀만 열리는 직거래 장터다. 농민들이 직접 재배한 각종 농산물과 특산품들을 저렴한 가격에 정직하게 팔다보니 입소문을 타고 알음알음 알려지면서 초정 최고의 명소로 자리잡았다. 온천욕과 등산을 하러 온 사람들은 물론이고 요즘은 일부러 찾아오는 이들도 많다.

농민 35명으로 구성된 청주시 청원구 직거래협의회(회장 장태구)가 운영하는 열린 장터이다보니 가격도 시중보다 보통 20~30%, 많게는 절반 정도로 싸다. 신선한 채소와 과일에서부터 두부, 청국장, 토속주 등 1차 가공식품 그리고 각종 나물과 약재류까지 일단 시선만 주면 하나같이 구매욕을 자극하는 것들이어서 누구라도 한 두가지는 꼭 사게 된다.

이 곳에서 고구마와 잡곡류를 판매하는 이명균(64·청주시고구마연구회장·청주시 북이면 옥수리) 씨는 “약 3년 전 청주시 지원이 결정적으로 도움이 됐다. 양심적으로 농사를 지어 양심적으로 팔고 있다. 농산물에 대한 믿음이 자꾸 쌓이면서 요즘은 집안 일로 못 나오기라도 하면 한번 찾았던 사람들이 전화까지 해대는 바람에 안 나올 수가 없다”고 말했다.
 

혹한에도 시린 손으로 천막을 치고 있는 이명균 씨(사진 위)와 직거래 장터 모습.

판매를 위해 회원들이 설치하는 천막은 특별히 지정된 자리나 순번이 있는 것도 아니다. 각자가 이 곳으로 나오는 대로 알아서 매장을 꾸미고 손님을 맞으면 된다. 요즘은 매서운 추위로 물 공급이 원활치 않은데다 농촌의 노령화로 회원들 또한 대개 연로한 탓에 오전 8시부터 오후 6시까지 영업시간(?)을 지키는 것이 만만치 않지만 돈보다도 사람 만나는 재미로 나온다고 한다.

워낙 아마추어 상인들이다보니 눈꼽만큼의 가격 시비도 없다. 어떤 물품은 덤까지 푸짐해 사는 사람들에겐 괜히 미안한 생각마저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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