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주소반 명맥 잇는 박근영 씨

소반으로 우리 전통을 지키는 이가 있다. 주인공은 충주시 연수동에서 소반 제작에 열중하는 박근영(64) 씨. 박씨는 목수인 부친 덕에 어려서부터 목공을 배우고 18세부터 일을 시작했다. 그때부터 소반을 만들었는데 본격적으로 이 일을 시작한 것은 20여 년 전부터다. 사라져가는 충주소반을 살리고자하는 마음에서다.

소반은 간단한 음식을 먹거나 음식물을 담는 그릇을 받쳐 나르는데 사용되는 작은 상이다. 앉아서 음식을 먹는 우리 옛 먹거리문화에 맞춰 발달한 식생활 공예품이다. 해주반, 통영반, 나주반과 함께 4대반에 속하는 충주반은 천판이 12각 원형 위주여서 화려하지 않고 단아하면서도 깔끔한 곡선미를 갖췄다. 충주만의 지역적 특색을 잘 나타내고 있다. 특히 크고 작은 상에 붙인 다리의 모양이 개 발끝과 같다고 해 붙여진 ‘개다리소반’은 발끝이 안으로 굽어 소반을 지탱하는 힘이 강하다.

박씨는 이런 충주소반을 대외적으로 널리 알리기 위해 각종 공예대전에 참여했다. 2015년 문화재청 국립무형유산원과 (사)한국중요무형문화재기능보존협회가 공동으로 주관한 대한민국전승공예대전에서 충주소반을 출품해 특선을 수상했다. 대한민국전승공예대전은 전통기법으로 제작한 공예품을 일반에 공모해 전승의 기반이 될 만한 우수작품을 선정해 시상, 전시하는 행사다.

그해 박 씨는 과거 일본에 전해져 박물관에 전시돼 있는 충주소반과 관련해 일본 학술대회에서 ‘충주소반과 충주의 전통공예’를 주제로 강연도 했다. 박씨는 일본 공예인들이 많이 왔고, 충주의 전통문화를 극찬했다고 당시를 회고했다. 그의 끊임없는 충주소반 사랑은 ‘명장’으로 이어졌다. 충북도는 지난해 11월 박씨를 ‘충북도 명인’으로 지정했다. 하지만 박씨 걱정은 여전하다. 누군가에게 공예기술을 전수해야 하는데 마땅한 사람이 없어서다.

박씨는 “내가 없더라도 체험공간이 있으면 누군가는 전승할 것이란 기대감이 있는데 그러지 못해 걱정이 많다. 더욱이 요즘은 일이 힘에 부치는데 손을 놓게 되면 중단될까봐 놓지도 못하고 있다”면서 “내가 마지막 전승자가 되지 않도록 주위에서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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