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내 작년 367억원 체불 3년간 1만7천93명 피해

지난달 청주의 한 공사장에서 근로자 2명이 타워크레인에 올라 '고공농성'을 벌였다.

수십m 높이에 오른 이들의 요구는 '밀린 임금을 지급해 달라'는 것이었다.

당시 크레인에 오르진 않았지만, 임금을 제때 받지 못했다며 공사장을 찾은 근로자만 상당수였다.

현장 근로자들은 "건설현장 인부 대부분이 경제적으로 매우 열악하다"며 "하루 이틀 밀리는 임금에 생활 자체가 어렵다"고 토로했다.

농성 시작 40여분 뒤 소속 업체에서는 이들에게 밀린 임금을 지급하겠다고 약속했고, 이들은 크레인을 내려왔다.

그런데 근로자 소속 업체 관계자에게 임금체불 사유를 묻자 답변은 황당했다.

그는 "현장 사정으로 임금을 며칠 늦게 준 것뿐인데 이게 무슨 큰 잘못이라도 되느냐"고 오히려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해 임금 체불액이 1조4천286억 원으로 사상최대치를 기록하는 등 근로자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하루 벌어 하루를 살아가는 건설현장 등 일용직 노동자들의 경우 임금체불은 생계에 직접적인 위험이 되고 있다.

고용노동부 청주지청에 따르면 도내 임금체불액은 지난 2014년 268억6천여만 원, 2015년 354억3천200여만 원, 지난해 367억1천394만여 원으로 집계됐다.

최근 3년 간 체불 사업장 수는 9천715곳, 근로자 수는 1만7천93명에 달했다.

고용노동부는 최근 상습 임금체불 업주 239명의 명단을 공개했다. 도내에서는 모두 5명의 체불 업주가 이름을 올렸다.

충주지청의 경우 지난 9일 근로자 62명의 임금과 퇴직금 3억 원을 체불한 지역 토건 대표 A(56)씨를 근로기준법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했다.

이처럼 고액·상습 임금체불 사업주의 명단이 공개되고 특정 사안에 대해서는 처벌까지 이뤄지고 있지만, 문제는 근절되지 않고 있다.

노동계에서는 문제 해결을 위해 임금체불 업주에 대한 지속적인 단속·처벌과 명단공개 제도 개선 등을 요구하고 있다.

민주노총 충북지역본부는 24일 청주고용노동지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고용노동부의 안일한 자세가 임금체불 문제를 키우고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건설현장에서 관행처럼 행해지는 유보임금 등 각종 악습이 계속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노총 관계자는 "지난해 전국 체불임금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며 "임금체불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 고용노동부의 대책은 전혀 나아진 것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임금체불 사업주 명단공개는 명단공개 기준일 이전 3년 이내 임긍 등 체불로 2차례 이상 유죄 확정이나 1년 이내 임금 등의 체불이 3천만원 이상인 자 등 일부 고액·상습 체불 사업주에만 해당한다"며 "근본적인 대책 마련을 위해서는 체업부업주 명단 공개를 통한 엄중 처벌은 물론 재벌 등 원청 횡포 근절 등이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청주지청 관계자는 "임금체불이 건설업을 비롯해 서비스업·제조업 등 다양한 업종에서 발생한다. 일부 고의적인 체불 사례도 있지만 장기화 된 경기침체가 계속되는 임금 체불의 원인으로 보고 있다"며 "고용노동부에서는 이 같은 문제 해결을 위해 체불임금 청산지원 전담반을 운영하며 사건 접수·처리와 예방 활동 등을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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