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연휴 전 새누리 의원 탈당 여부 관심, 새 정당 창당설

지난 대선당시 새누리당 충북도당 소속 국회의원이 박근혜 후보 선거운동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 충북인뉴스 DB /충청리뷰 육성준 기자)

제3지대 구축을 위한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의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반 전 총장은 23일 오전 마포 사무실 인근 호텔에서 새누리당 초·재선 의원 9명을 비공개로 만났다.

참석자는 충북출신의 박덕흠(보은·옥천·영동·괴산)·권석창(제천·단양)의원을 비롯해 이만희, 최교일, 이양수, 이철규, 민경욱, 박찬우, 김성원 의원 등 9명이었는데 박덕흠 의원이 이 자리를 주도적으로 만든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의원들은 이 자리에서 반 전 총장이 기성 정당에 들어가지 않고 이른바 '제3지대'의 중심이 돼야 한다는 여론이 높았다고 전했다.

반 전 총장은 제3지대론에 대해 "여러분이 생각하는 대로 그렇게 나갈 것"이라고 답했다는 것.

새누리당, 바른정당, 국민의당 등에 입당하지 않고 제3지대에서 정치 세력화를 모색하는 신당 창당에 무게가 실리는 대목이다.

중도 사퇴라는 최근 소문에 대해서 반 전 총장은 "중도 사퇴는 있을 수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고 전했다.

이날 참석한 한 의원은 "반 전 총장을 위해 탈당의사를 비춘 의원이 새누리당 내에 10명정도 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제3지대로 모이는 빅텐트 계획에 힘이 실리고 있다. 이후 뜻이 같은 이들(정당 및 단체)와 연대하는 계획이 이르면 설 연휴 전에 시행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반 전 총장이 지난 21일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와 바른정당의 오세훈 전 서울시장을 잇따라 만난 점도 제3지대 빅텐트론에 힘이 실리는 대목이다.

'합리적 진보' 세력과 '개혁적 보수' 세력과의 연대를 도모하겠다는 전략으로 보인다.

여기에 새누리당이 최근 친박계 서청원, 최경환, 윤상현 의원 등을 당원권 정지시킨 뒤 곧바로 당명 개정에 나선 점도 반 전 총장과 연대하기 위한 사전 작업이 아니냐는 의혹을 사고 있다.

이처럼 반 전 총장의 제3지대 논의가 생각보다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배경에는 '귀국 컨벤션 효과'를 거두지 못한 데다 미국 정부가 동생 반기상(69)씨의 체포를 요청하는 등 외부 악재가 잇따르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설상가상격으로 반 전 총장의 예비 캠프는 외무공무원 출신과 MB(이명박)계 간 불협화음(不協和音)이 끊이지 않고 들려오고 있다.

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자국 우선주의와 중국의 사드압력, 일본의 위안부 협상 등과 관련한 반 전 총장의 현실적인 대안을 제시하지 못하는 분위기도 한몫했다는 분석이다.

반 전 총장 측 한 관계자는 "반 전 총장이 글로벌 리더로 평가받을 수 있는 자격은 충분한데, 현실정치 경험이 부족하다 보니 귀국 후 크고 작은 실수가 나온 것"이라며 "이제는 '정치적 둥지'를 마련하고 조직을 정비하면서 반 전 총장만의 '정치교체'를 위한 경쟁력을 국민들에게 보여줘야 한다"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반 전 총장과 함께 할 인사들이 서둘러 합류해 힘을 실어주면 대반전을 위한 모멘텀이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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