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박가하고 화냈다’…학생대표, 공식 SNS에 폭로
대학 ‘100억 적립하겠다’ VS 학생대표 ‘검토필요’

학생대표측이 제공한 2017년 등록금심의위원회 회의록.

충북대, 충청대가 등록금 동결을 결정한 가운데 청주대학교는 등록금 인상을 추진하고 있어 파문이 일고 있다. 청주대학교는 충북지역 사립대학 8개 대학 중 평균 등록금 761만원으로 두 번째로 높다. 더군다나 청주대학교는 3년 연속 재정지원제한대학으로 인한 학자금대출제한, 국가장학금 제한 등 학교경영의 문제로 학생들이 피해를 보고 있는 상황. 또 2900억 가량의 적립금도 이번 등록금 인상안에 대해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청주대학교는 지난 10일부터 2017년 등록금심의위원회를 개최했다.

이 같은 상황에 대해 등록금심의위원회의 학생대표로 나선 학생대표측은 23일 공식 SNS를 통해 “학교 측이 당일 날 자료를 주고 회의를 진행하려했다. 예산안 통과를 위해 압박을 가해왔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학생대표측은 “추경 예산안에 잘못된 부분인 미사용 전기이월금, 차기이월금, 적립금 등에 대해 질문했다”며 하지만 “학교는 잘못된 부분이 없다며 추경 예산안을 바로 통과시키려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적립금 중 100억원의 사용내용에 대해 논의했고 문제제기를 했다. 하지만 학교는 ‘이렇게 바뀌는 것은 없다. 똑같은 내용이다’ 라며 압박을 가했다”고 밝혔다.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지난 18일, 4차 등심위 때는 학교 측 위원들이 학생대표들에게 화를 내며 고압적 태도를 취한 것. 학생대표 측에 따르면 “4차 등심위가 시작하자 추경, 적립금, 직접교육비 등에 대해 문제제기를 했다”며 하지만 “학교 측은 화를 내며 ‘이미 통과된 추경을 왜 다시 이야기하느냐’, ‘추경에 대해 또 논의할 거면 학생위원들의 답변에 응하지 않겠다’며 모든 서류를 덮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430억 인출, 100억 재적립?

약 2900억 가량의 높은 적립금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청주대학교가 또 다시 적립금을 적립하려해 문제가 되고 있다. 지난해 9월,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더불어민주당 안민석 의원이 교육부로부터 받아 공개한 ‘2016년 대학 적립금 현황 자료’를 보면 청주대학교의 적립금은 2917억원으로 전국대학 중 6위다. 안 의원은 “청주대는 2014년 부실대학으로 지정되면서 적립금을 풀겠다고 약속했었다”며 하지만 “2015년에 135억원을 투자하고 난 후 130억원을 재적립했다. 등록금으로 곳간만 채우고 학생들에게 투자하지 않는 건 심각한 도덕적 해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이 같은 행태는 올해도 이어졌다. 청주대학교는 지난해 언론에 대대적인 홍보를 하며 “학교발전을 위한 적립금으로 ‘학생이 행복한 대학’ 만들기에 최선을 다하겠다”며 적립금 430억을 투자하겠다고 선언했다. 하지만 이중 100억 가량을 다시 재 적립해 논란이 되고 있다.

학생대표측이 제공한 2017년 등록금심의위원회 회의록을 보면 학교 측은 “적립금은 산출근거가 없으며 정책 결정사항으로 등록금심의위원회에서 승인한 사항”이라며 “감가상각 부분이 60억, 이자 부분이 50억 정도로 총 110억 가량 적립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110억 정도로 적립해야 하나 100억만 적립한 것은 학교가 전액을 적립하는 것을 지양하고 자 했던 것”이라며 “일전에 330억을 인출해야 하나 구조개혁평가시 높은 점수를 얻기 위해 430억을 인출하고 100억 정도 적립하는 것으로 예산 계획을 세웠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학교 측의 주장을 볼 때 애초 대학이 사용하려 했던 적립금은 430억이 아닌 330억이었다.

이에 학생대표측은 “추경에 동의한 사항을 검토해 보니 항목과 다른 부분이 있었다. 더 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학교는 추경에 세운 적립금마저 사용하지 않고 적립할 수 있다는 입장. 학생대표측에 따르면 “학교는 ‘추경에 세운 적립금은 아직 집행이 되지 않았으니 최소한 적립하는 쪽으로 이사회에 건의 하겠다’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추가 적립액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대목이다.

일부 학교 측 위원은 등록금 인상안 까지 제시했다. 학생대표측은 “학교 측 위원 중 한명이 ‘나는 등록금 1.5%를 인상하고 싶다’고 발언했다”며 “등록금 인상 시 대학구조조정 평가에서 어떤 결과가 나오는지 알면서도 해당 발언을 했다”고 꼬집었다.

결국 학생대표측은 등록금 인하를 위해 24일 재차 등심위를 개최할 것을 학교에 요구했다. 학생대표측은 “전국적으로 등록금을 인상한 대학은 단 한군데도 없다. 하지만 한수이남 최고의 명문사학인 우리 청주대학교는 등록금 인상을 논하고 있다”며 “인상을 하게 되면 청주대학교가 대학구조조정평가에서 안 좋은 결과를 받게 돼 사라지게 될지도 모른다”고 우려했다. 

저작권자 © 충북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