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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빚이며 눈물’ 故지상은 장학금청주대 88학번,시한부 판정에 막노동하며 후배들 챙긴 선배
▲ 93학번 후배들과 마지막 MT를 떠난 고 지상은씨(맨 왼쪽).

3년 연속 정부재정지원제한대학 선정, 총학생회 선거 논란, 고 김준철 전 이사장 동상복원 논란 등 지역사회의 눈총을 사고 있는 청주대학교. 어수선한 학내 분위기에도 이 대학 환경조경학과 동문들이 고인이 된 선배를 기리며 ‘지상은장학금’을 만들어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청주대학교 환경조경학과(당시 조경학과)를 졸업해 현재 (주)쟁이환경디자인을 운영 중인 김민중 대표는 지난달 SNS를 통해 ‘지상은장학금’ 소식을 알렸다. 1회 장학금을 받은 재학생들이 지역 복지관에 남몰래 기부를 했다는 것.

학생들은 봉투 안에 장학금과 편지를 동봉해 ‘많지 않은 액수지만 많은 의미가 담긴 상금입니다. 오래 전 이른 나이에 시한부 삶을 살다 가신 고 지상은 선배의 이름으로’라는 메시지를 남겼다.

▲ '지상은장학금'을 받은 재학생들이 남몰래 기부하며 남긴 편지.

고 지상은, 고인은 88년도 학번으로 청주대학교 환경조경학과에 입학했다. 하지만 3학년이던 1996년, 말기암 판정을 받고 투병생활에 들어갔다. 설상가상으로 이듬해 시한부 판정을 선고 받고 치료를 포기했다. 고인은 최악의 상태에서도 하루하루 막노동을 하며 일당을 받아 학교에 남아있는 후배들을 챙겼다.

김 대표는 “가정형편도 어렵고 시한부 판정을 받았음에도 매일 학교에 올라와 후배들에게 밥을 사주며 격려해 줬다”며 “젊은날 추억이 깃든 학교, 후배들과 마지막 시간을 보내고 싶었던 것 같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고인은 시한부 삶을 정리하면서 후배들과 마지막 여행을 떠나기도 했다. 이때 고인은 후배들에게 "내가 죽으면 화장한 후 청주대학교가 자리 잡은 우암산 자락 곳곳에 뿌렸달라"고 당부했다.

김 대표는 “마지막까지도 지상은 선배는 자신이 사랑하는 학교와 후배, 동료들과 함께 하고 싶어했다. 해마다 기일이 되면 선후배들이 모여 고인을 생각했는데 삶이 바쁘다 보니 해가 갈수록 잊혀졌다”고 말했다. 이어 “늦었지만 우리들이 기억해야 할 가치가 분명해서 ‘지상은장학금’을 만들게 됐다”며 장학금의 탄생배경을 설명했다.

청주대학교 환경조경학과에는 ‘지상은장학금’외에도 ‘이학규장학금’이 있다. 86학번이던 고 이학규씨는 90학번 후배와 결혼한 학과 내 CC커플이었다. 이후 동문들의 축복 속에 결혼에 골인했다. 하지만 1996년, 고향 보은을 가기위해 차를 몰다 빗길에 교통사고를 당해 차량에 타고 있던 고인과 뱃속의 아이까지 모두 불의에 사고로 세상을 뜨고 말았다.

당시 조교로 일하고 있었던 고인의 비보가 전해지자 동문, 재학생들은 충격에 빠졌다. 많은 후배, 동문들이 장례식장을 지켰고 마지막 순간까지 고인과 함께했다. 이후 이런 모습에 감동을 받은 고인의 어머니가 학교를 찾아 1억 원을 장학금으로 기탁했고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 '지상은장학금'을 만든 (주)쟁이환경디자인 구성원들. 모두 청주대학교 환경조경학과 출신이다.

김 대표는 “학교가 대내외적으로 많이 추락하고 있는 모습을 보고 있다. 하지만 면면을 들여다보면 학교와 후배, 동문들을 사랑하는 구성원들이 있다. 이들을 잊지 말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 대표가 운영하는 회사는 전 구성원이 청주대학교 동문들이다. 그만큼 학교와 학과를 사랑한다. 고 지상은, 고 이학규씨 외에도 이 대학을 사랑하고 아끼는 구성원들은 너무나 많다. 날로 그늘이 짙어지는 청주대학교를 보며, 모교와 동문을 위해 아낌없이 주고 떠난 이들이 더욱 그리운 것은 아닐까?   

박명원 기자  jmw2021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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