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시, 상습민원에 도심 터전 조성 '사전 차단'

청주시가 백로의 집단 서식으로 인한 피해 예방을 위해 백로떼가 도심에 둥지를 트는 것을 사전에 막기로 했다.

귀소본능이 있는 백로는 선발대격인 10여 마리가 먼저 날아와 서식지를 물색할 것으로 예상된다.

청주시는 2월 중순이나 3월 초 선발대가 나타나면 쫓아내 도심 외곽으로 터전을 유도한다는 방침을 세웠다고 8일 밝혔다.

백로떼가 도심에 머물면 피해가 또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백로 서식지 주변 주민들은 소음과 배설물 악취 등에 시달리며 불편을 겪어왔다.

이에 따라 시는 야생동물보호원 등으로 구성된 단속반을 편성했다. 백로 출현과 이동 등을 관찰하기 위해서다.

지역은 지난해 백로들의 터전이었던 서원대학교 내 야산이다. 새 서식지로 예상되는 서원구 모충동과 수곡동 사이의 매봉산과 산남동 구룡산 등도 살펴볼 계획이다.

이들 지역은 지난달 간벌을 한 백로떼 서식지인 서원대와 가깝다. 시는 280만원을 들여 이곳의 0.34㏊ 내 죽은 나무와 피해를 당한 나무 등을 베어냈다.

시는 백로 선발대가 나타나면 싫어하는 소리를 크게 내거나 집 짓는 것을 방해, 다른 곳으로 쫓아낼 계획이다. 이런 방법으로 백로를 도심에서 멀리 보낸다는 것이다.

백로 서식으로 인한 소음, 악취 등의 피해와 서식지 간벌로 발생하는 자연 훼손을 막으려는 조처다.

시 관계자는 "철새인 백로는 선발대가 터전을 찾으면 바로 후발대가 날아와 둥지를 만든다"며 "민가 근처 등에 살지 못하게 하는 방법을 통해 도심 외곽으로 서식지를 유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환경단체는 백로와 공존하는 방법을 찾는 등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오경석 청주충북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은 "백로들이 도심으로 오는 것은 외곽의 서식 환경이 좋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주민 피해를 최소화하면서 도심에서 공존하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생태 학습장이나 백로 마을 등을 조성해 이곳에 백로들이 머물게 하는 방법도 있다"며 "차선책으로 도심 외곽의 적당한 곳에 백로가 살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백로떼가 청주 도심에 처음 자리를 잡은 곳은 흥덕구 송절동이다. 백로들은 이곳이 청주 테크노폴리스 산업단지로 개발되자 청주남중 뒷산인 잠두봉에 자리 잡았다.

이후 2015년 봄부터 백로의 수가 급격히 늘면서 피해가 발생하기 시작했다. 학생들과 주민들이 불만을 터뜨리자 청주시는 백로가 사는 나무를 베어버렸다.

터전을 잃은 백로들은 지난해 잠두봉에서 1㎞ 정도 떨어진 서원대 여학생 기숙사 인근 숲으로 둥지를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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