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대 박모 교수, 고 김준철 동상 기습적 원상복구
학교측 '관련없다' 발뺌, 비대위 반발수위 높아질 듯

▲ 지난 8일, 청주대학교 일부 관계자들이 2014년 철거된 김준철 전 총장의 동상을 기습적으로 다시 세웠다.
▲ 2014년 11월 청주대 총학생회와 동문회, 교수회, 교직원노조 등으로 구성된 청주대 정상화를 위한 범비상대책위원회가 김준철 이사장 동상을 철거하는 모습
▲ 2012년 11월30일, 설립자 후손들의 반대 등 갖가지 논란 속에서 강행된 김준철 총장동상 제막식 장면

청주대 사태의 한 원인이었던 고 김준철 전 이사장 동상이 지난 8일 비대위측에 아무런 사전통보도 없이 원상복구돼 논란이 되고 있다. 한쪽의 일방적 폭주로 인해 내부 구성원 간 대타협이 더 어렵게 됐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올해 교육부의 부실대학 3년 연속 선정을 막고, 개교 70주년 기념행사를 전 도민의 축제로 삼아야 한다는 당위성이 위협받게 됐다.

일요일인 8일 이른 아침 고인의 동상 복구작업을 지휘한 장본인은 박종학 교수(체육과)로 알려졌다. 박 교수는 학생처장 보직을 맡았다가 지난해 8월 학교측이 지원한 총학생회 간부 해외봉사 활동시 마사지샵을 출입한 사실이 언론에 보도되면서 물러났다.

박 교수는 하루전인 7일 저녁 총동문회 남기창 회장에게 전화를 걸어왔다는 것. 남 회장은 "'총동문회 차원에서 우선 동상부터 원상복구시키고 대화를 진행하면 안되겠느냐'고 하길래 '먼저 사과라도 한마디 있어야 후속조치라도 가능한 것 아니겠냐'도 답했더니 '정 그러시면 우리가 나서서 올리고 싶다'고 했고 전화를 끊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다음날 오전 9시전에 다시 전화가 왔다는 것. 남 회장은 "첫 마디가 '회장님, 동상을 원상태로 세웠습니다'라고 하길래 나도 깜짝 놀랐다. '지금 사태를 해결하자는 것이냐, 더 망치자는 것이냐'며 따졌더니 '제가 죽을 죄를 졌습니다' 하길래 더 할 말이 없었다"고 전했다. 박 교수는 아침 일찍 인력과 장비를 동원해 2년간 좌대옆에 방치돼 있던 동상을 그대로 원상복구시켰다.

취재진은 박 교수와 통화를 시도했으나 전화를 받지 않았다. 대학측 관계자는 "학교측과 사전에 협의한 일이 아니다. 우리도 박교수가 어떤 경위로 원상복구 작업을 하게 됐는 지 알지 못한다"고 무관함을 주장했다.

이에대해 교수회측은 "지금까지 대타협을 위한 양측의 막후교섭이 김윤배 이사 때문에 물거품이 됐다. 학교측과 석우문화체육관 주변으로 동상을 옮기는 안을 마련했는데 김윤배 이사가 동상 원상복구만을 고집해 벽에 부딪혔다. 그러자마자 이런 식의 우격다짐식 복구작업을 한 것이다. 박 교수 개인이 사비를 들여가며 다시 세웠다는 주장을 누가 믿겠는가? 한 사람의 병적인 아집이 청주대 사태를 더욱 암울하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청주대정상화비대위는 고 김준철 이사장이 막대한 규모의 학원 부지를 횡령한 전력 때문에 동상건립에 반대해왔다. 지난 95년 교육부는 42필지(약 1만3000평, 공시지가 53억원, 시가 140억원)를 횡령한 것으로 판정했다.

이어 감사원 조사에서는 교육부의 42필지 이외에 153필지를 추가 횡령했다고 결론내렸다. 설립자 김원근옹 사망이후 153필지의 소유권을 부당하게 고 김준철 이사장에게 이전등기했고 이 가운데 111필지는 이미 제3자에게 매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사립학교법상 학교법인의 기본재산은 교육부장관의 허가없이 임의로 처분할 수 없다는 규정을 무시한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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