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의 해 정유년, 달갑지 않은 조류인플루엔자(AI)소식이 우리를 안타깝게 한다. 그러나 식탁에 오르는 음식으로서 오로지 먹고 살찌우고 달걀만 생산해대는 비정한 공간에서 사육당하는 현실은 조금도 변함이 없다.

청주시 청원구 미원면 한 농장에 날이 밝자 방사한 토종닭들이 우리에서 나와 자유로이 뛰어 다닌다. 사료도 특별하다. 동애등에 유충, 아로니아, 숯가루 등을 배합기에 발효 숙성시킨 뒤 닭에게 먹인다. 이렇게 먹인 닭은 면역력이 강해 어지간한 바이러스에는 끄떡없다는 게 농장주인의 설명이다.

토종닭 2000여 마리를 사육하는 이곳의 계란은 모두 유정란이다. 척박한 자연환경에서 잘 살아남았기에 농장을 운영하는 류제우(61·왼쪽), 김희순(57)씨 부부의 표정은 정유년을 맞아 더욱 밝다.

14년 전 서울에서 건설회사를 다니다 귀농한 류씨는 흑돼지를 키우면서 5년 전 닭을 풀어놓고 키우기 시작했고 기왕에 안전한 먹거리를 해보자는 생각으로 방사토종닭 유정란 농장을 시작해 괴산유기농엑스포에서도 호평과 함께 대한민국 계란 페스티벌 요리부문에서 수상하는 등 결실을 맺었다. 이곳 계란은 두꺼비살림 등 청주시내 7개 로컬푸드매장에서 판매된다.

그는 “마리수를 늘려서 산란율을 높이기보다 안락한 환경에서 알을 낳는 조건을 만들어 산란율을 높이고 싶다”며 정유년 새해 포부를 대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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