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권 대망론과 지역주의는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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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권 대망론과 지역주의는 다르다
  • 홍강희 기자
  • 승인 2017.01.04 2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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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연에 얽매이는 건 안돼···광장의 정치 정치개혁으로 승화시켜야

‘관심집중’ 2017 대선
충청권 대망론에 대해
 

▲ 과거 충청권은 캐스팅보트 역할을 주로 했다. 그러나 이제는 신수도권 시대를 이끌어가는 동시에 대권 후보들도 여럿 나왔다. 올 대선에서 충청권은 어떤 역할을 할 것인가. 사진은 지난 2012년 12월 대선 때 성안길 유세에 모인 시민들./ 육성준 기자 eyeman@cbinews.co.kr


올해 우리는 새로운 대통령을 뽑는다. 국민들은 대통령을 잘 못 선택했을 때 어떤 대가를 치러야 하는지 혹독하게 경험했다. 그렇기 때문에 올 대선에 많은 기대를 걸고 있다. 촛불민심이 전하는 열망을 반영해야 한다는 얘기들도 많이 나오고 있다. 올 대선 키워드로는 탄핵·조기대선·다자구도·촛불민심·개헌 등의 단어가 오르내리고 있다. 이 단어들만 봐도 이번 대선에 특히 많은 핫이슈들이 내포되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정상호 서원대 사회교육과 교수는 지난해 12월 열린 ‘탄핵정국 이후의 활동상황 모색 토론회’에서 “올 대선이 소극적으로는 박정희-박근혜의 반세기에 걸친 구체제 종말을 알리는 것이고 적극적으로는 시민의 등장을 상징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번 박근혜·최순실게이트에서 확인했듯 우리에게는 민주주의 회복과 정의의 실현이 시급하다. 우리는 민주주의와 정의가 묵살되고 훼손된 사회를 일으켜 세워야 할 중차대한 시점에 서있다. 따라서 새로운 지도자를 잘 뽑아 이를 실현하자는 게 국민들의 목소리다.

“우리도 대통령 한 번 내보자”

남기헌 충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대선에 관한 구체적인 생각을 밝혔다. “이번 탄핵정국에서 많은 것을 배웠다. 선거 때마다 구태 정치인들 물갈이 한다고 하지만 안되고 있다. 이번 대선에 구태 정치인들은 나오지 않기를 바란다. 우리는 혈연, 지연, 학연을 떠나 누가 대통령이 돼야 하는가에 대해 많이 토론하고 생각해봐야 한다. 조기대선을 치르게 돼서 자칫하면 제대로 된 토론회도 못하고 선거를 할지 모른다. 때문에 언론들은 특정 정치세력에 의해 유권자들이 부화뇌동 하지 않도록 후보자들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알려줘야 할 책임이 있다.”

그러면서 “촛불정국 당시에는 많은 것을 변화시킬 것 같았고 기대가 충만했다. 과연 그럴까. 국민들은 생활속에서 정치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잘못된 것은 계속해서 지적하고 항의하고 문제삼아야 한다”면서 정치개혁 열망이 촛불집회로 끝나서는 안된다고 역설했다.

정상호 서원대 사회교육과 교수도 “광장의 정치와 촛불집회 등 시민정치는 항상 거리에서는 선전했으나 선거에서는 좌절했던 공통 경험을 갖고 있다. 또 다시 개헌을 정치인들에게만 맡겨두고 야권분열 속에서 권력을 넘겨줬던 87년 6월항쟁 궤도를 밟을 것인가. 이 때문에 시민단체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과거 영호남 지역주의 틈바구니에서 살아온 충북도민들에게는 ‘우리도 대통령 한 번 내보자’는 여론들이 있다. 이언구 충북도의원(새누리당·충주)은 “충청도 대망론이 나올 때가 됐다. 우리도 대통령 한 번 내야 되지 않겠는가. 만일 영·호남에서 반 총장 같은 인물이 나왔으면 난리 났을 것이다. 그런데 충청도는 성격상 조용하게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의견을 가진 사람들은 “이제 영·호남시대는 가고 충청시대가 왔다. 세종시 건설과 서해안 개발로 옛날의 충청권이 아니다. 지역이 발전하고 인구가 늘면 인물도 많이 나오는 법이다. 전에는 충청권 대통령 후보가 없었는데 요즘에는 몇 명 거론되고 있다. 시대가 달라졌음을 방증하는 대목이다. 우리도 대통령 만들어보자”고 말하곤 한다.

하지만 이런 의견들에 대해 남기헌 교수는 “지역주의는 타파돼야 할 한국병”이라고 잘라 말했다. 그는 충청지역 출신이라고 무조건 비교우위에 있다고 보면 안된다. 지역과 정파에 얽힌 선택을 하는 것은 옳지 않다. 미래지향적인가, 어떤 정책을 제시하는가를 꼼꼼히 따지는 성숙한 시민의식을 보여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정희 딸’이라 선택한 대가

지난 대선 때 박근혜를 지지한 많은 사람들이 촛불집회에 나와 커밍아웃하며 했던 말이 있다. “당시 박근혜 후보에 대해 아는 게 없었지만 박정희 대통령 딸이라 믿고 찍었다. 정치를 잘 할 것이라 생각했으나 낙제점이다. 반성한다”는 것이었다. 박정희의 딸이라 선택했으나 믿는 도끼에 발등 찍히고 말았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번에는 혈연·지연·학연과 그외 비본질적인 요소들에 휘둘리기 보다는 후보 개인에 대한 철저한 검증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게 여러 사람들의 의견이다. 이 때문에 충청권 후보들에 대해서도 철저한 검증을 거친 뒤 선택해야 한다는 것이다.

충청언론학회는 지난해 11월 3일 ‘충청권대망론 보도의 허와 실’이라는 토론회를 열었다. 여기서 나온 주요 의견이 충청권대망론의 실체와 내용이 없다는 것이었다. 언론 혹은 기자가 충청권대망론을 만들어 유포하는 게 아닌지 의구심이 든다고 지적했다.

임연희 충남대 언론학박사는 “이완구, 안희정, 정우택, 정진석, 정운찬, 반기문 등 여러 정치인들이 그때그때 이완구 대망론, 안희정 대망론, 반기문 대망론 하는 식으로 쓰였다. 이들이 어떤 이유로 충청을 대표하며 대선 후보인지에 대한 검증은 고사하고 정보제공조차 없이 막연하게 거론됐다”고 말했다.

그리고 결과적으로는 이것이 지역주의를 선동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그동안 소외돼온 충청권이 호남권 인구를 앞질렀으니 충청출신 대통령을 만들자는 게 충청권대망론의 근거이다. 그런데 언론이 ‘충청대망론=반기문대망론’이라는 식의 공식을 만들어 지속 보도하면 각인효과를 줘 유권자의 올바른 선택을 방해할 수 있다. 지역발전이라는 미명 아래 특정 지역 출신을 맹목적으로 지지하거나 노골적으로 지역감정을 부추기는 것은 지역언론들을 벼랑 끝으로 내모는 행위”라고 주장했다.

과거에는 선거 때 충청권이 캐스팅보트 역할을 한다는 말이 있었다. 이에 대해서는 영·호남이 치고받는 치열한 대결구도 속에 충청권이 가운데 끼다보니 자연스레 캐스팅보트 역할을 했다는 분석이 있다. 하지만 충청권의 힘이 커진 것만은 사실이다. 충청권은 호남의 인구를 앞질렀다. ‘영충호’라는 단어가 나온 것도 이 때문이다. 그렇지만 결론적으로 충청권 대망론에는 내용이 있어야 한다는 게 여러 학자들의 지적이다. 우리지역 출신이므로 뽑아야 한다는 게 충청권 대망론은 아니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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