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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암동 폐기물매립장 환경 대재앙 현실화제천시·환경청 핑퐁게임에 광범위한 토양오염 확인

지난 2012년 12월 폭설로 에어돔이 주저앉은 채로 방치된 제천시 왕암동 제천산업단지 내 폐기물매립장에 대한 처리 문제가 또 다시 해를 넘기게 됐다. 환경 대재앙을 우려하는 시민들이 4년이 넘도록 소관 기관인 원주지방환경청과 제천시에 근본적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지만, 천문학적 예산과 행정력 부재가 여전히 발목을 잡는 모양새다.
 

▲ 최근 제천시 왕암동 지정폐기물 매립장 침출수 누출 등을 해결하기 위해 제천시의회와 원주지방환경청이 협상에 나섰으나 합의를 이끌어 내지 못해 환경 대재앙이 우려된다.


이 매립장은 침출수가 인근 토양으로 스며들어 오염 확산이 우려되고 있음에도 운영업체가 자금난을 이유로 사업에 손을 떼자 뚜렷한 대책마련 없이 환경청과 제천시가 서로 ‘네 탓’ 공방만 벌이는 실정이다. 그 사이 주변 오염은 갈수록 악화하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한국환경공단 등 5개 기관은 이미 2년 전인 지난 2014년 안전진단을 통해 사용금지와 개축이 필요한 재난위험시설 E등급으로 지정하기까지 했다.

이에 따라 환경부 등은 올 들어 매립장 소유권 변경을 통한 새로운 관리운영업체 선정 등 돌파구 마련을 위한 공매절차에 들어갔지만, 수차례 유찰 끝에 이마저 무산되고 말았다. 결국 환경청 등은 매립장 차수막 훼손이 예상되는 지역에 방호벽을 설치하는 등 대안을 제시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 방법으로는 현재 진행 중인 침출수 유출에 따른 환경오염을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없다며 근본 처방을 촉구하고 있다.

실제로 에어돔 붕괴로 방치된 매립장은 날이 갈수록 침출수가 쌓이는 가운데 인근 지역을 무차별적으로 오염시키고 있어 사실상 차수막 곳곳이 파열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소관 관청인 환경부와 제천시는 행정력의 한계 속에서 사실상 손을 놓고 있는 실정이다.

제천시 관계자는 “사태의 책임을 진 운영업체가 자금난을 이유로 손을 놓은 지 오래여서 허가민원 주체인 원주지방환경청의 적극적인 사태 해결 노력이 필요함에도 환경청이 오염 방지 등을 위한 근본적 처방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며 “이에 공매를 통해 새 사업자를 통한 사태 해결을 모색했지만 천문학적인 투자비용 등으로 인해 이마저 실패로 돌아갔다”고 말했다.

상황이 한 발짝도 나아가지 못하자 인근 주민들의 인내심도 한계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매립장 인근 주민들은 침출수 방출로 인한 토양오염과 악취때문에 정상적 생활이 어렵다며 생존권 보장을 요구하고 있다.

주민들은 “매립장 처리를 위해 가용한 모든 자원과 행정력을 동원해야 하는 환경부와 제천시가 서로 상대방 탓을 주장하며 엇박자만 내고 있다”면서 “지금은 법이나 예산을 논할 만큼 한가로운 시기가 아니다”고 질타했다.

이런 가운데 최근 환경청과 제천시의회가 매립장 처리를 놓고 협의에 나선 것으로 알려져 시민과 인근 주민의 기대감을 고조시켰으나, 단순히 상호 입장 차만 재확인하는 선에 그쳤다. 환경청은 이 자리에서 매립장에서 발생하는 환경오염 해결을 위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는 70억 원 가운데 20%인 14억 원을 제천시가 분담하는 방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시의회는 “인·허가의 주체가 환경청이고 환경청이 관리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만큼 모든 책임이 환경청에 있다”며 “수습도 원인 당사자인 환경청이 부담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맞섰다. 시의회는 당장에 요구받은 14억 원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이를 기화로 향후 안정화 자금이 추가로 소요될 때마다 시 예산이 투입되는 선례를 남길 것을 가장 우려하고 있다.

이에 따라 시의회는 당장의 미봉책보다는 대체 매립장 조성 등을 통해 모든 문제를 단칼에 해결할 수 있는 근본 방안 모색을 제안했다. 그러나 환경청은 “대체 매립장 조성에 대해 반대 의사는 없으나 진행은 제천시 책임”이라며 무책임한 자세를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환경청과 제천시에 따르면 원주지방환경청이 허가한 왕암동 폐기물매립장은 2만 7676㎡의 부지에 23만 7531㎥(전체 허가 용적면적 24만4천772㎡)의 지정폐기물 등이 묻혀 있다. 매립률은 97%다. 7241㎥만 남은 상태에서 2012년 12월 폭설로 에어돔이 무너진 채 방치되고 있다.

2014년 정밀안전진단 결과 매립장 내 침출수는 최대 12만t에 달하고 지난해에는 매립시설 서측 최대 55m 지점까지 지하수가 오염됐음이 확인했다. 최대 168m까지 확산이 예측돼 이를 그대로 내버려 두면 수도권 식수원의 지류인 장평천의 오염도 우려될 만큼 심각한 상황이다.

윤상훈 기자  y4902021@cbi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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