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사업, 옥석 구분하는 혜안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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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사업, 옥석 구분하는 혜안 필요
  • 오옥균 기자
  • 승인 2016.12.21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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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현장/ 오옥균 취재부장
▲ 오옥균 취재부장

좋은 취지의 정부제도를 악용해 사익을 취하는 일들이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 의료생협을 가장한 사무장병원이 대표적인 예다. 올 초 음성군에서는 의료생협으로 병원을 개설해 40억원의 부당이득을 취한 사무장병원을 적발됐다.

의료생협은 조합원과 지역주민, 취약 계층에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협동조합이다. 의사 면허가 없어도 조합원과 출자금 기준을 갖추면 도지사 승인을 얻어 설립할 수 있다. 의료생협을 확산시키기 위해 최소한의 기준을 정한 것이다.

제도의 취지대로 운영되면 좋으련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의료생협을 가장한 사무장병원이 우후죽순 생겨났다. 과잉 진료를 해놓고 부당 급여를 청구한다던가, 가짜 환자를 모집하고 허위 진단서를 발행해 건강보험료와 보험금을 편취하는 일이 빈번하게 발생했다.

결국 정부는 사무장 병원이 활개 치는 폐단을 막기 위해 다시 의료생협 설립 기준을 일부 강화했다. 그랬더니 정상적으로 운영해 온 의료생협이 문을 닫는 웃지 못할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이랬다저랬다 하는 정부만 탓할 수도 없는 일이다. 근본적인 원인은 좋은 취지의 정부제도를 악용하는 개인에게 있다. 또 하나는 불순한 의도가 드러나는데도 법적 요건만 맞으면 인허가를 내주는 기관의 행태에서 원인을 찾을 수 있다. 철저한 관리감독은 바랄 수도 없는 일이 돼버렸다. 앞서 언급한 음성의 사무장병원의 경우 설립신고 당시 서류조차 허위로 조작된 것이었지만 무사 통과됐다.

충북도에는 최근 공동집배송센터 지정 신청 서류가 접수됐다. 공동집배송센터는 산업통상자원부가 물류공동화를 촉진하기 위해 필요한 경우 시·도지사의 추천을 받아 산자부장관이 지정하는 시설이다. 하지만 용인 동천 공동집배송센터 건설이후 한동안 사업이 중단되다시피 됐다. 이유는 동천 공동집배송센터가 물류공동화를 촉진하겠다는 취지와 달리 고수익 오피스텔로 둔갑했기 때문이다.

공동집배송센터는 공장과 하역장, 창고 등 주요시설과 함께 관계자들이 사용하는 업무시설과 근린생화시설 등 부대시설을 갖출 수 있다. 여기서 문제가 발생한다. 젯밥에만 관심있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이다. 부대시설이 바로 젯밥이다. 부대시설에 중점을 둔 왜곡된 공동집배송센터가 등장하자 산자부가 한동안 지정을 보류했던 것이다. 그렇게 공동집배송센터는 잊혀져가는 사업이었다.

한동안 뜸했던 공동집배송센터사업이 부동산 경기 회복과 함께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분명 제도의 취지대로 설립하려는 업체도 있을 것이다. 지역업체인 대신정기화물도 산자부 지정을 받아 인천에 센터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청주는 이미 물류관련시설이 포화상태다. 청주 테코노폴리스와 청주산단에 대규모 물류시설 건설이 확정돼 있다. 비하동 화물터미널도 도시첨단물류 시범단지로 선정돼 개발이 추진 중이다. 전문가들은 말한다. 신청서류만 살펴봐도 의도를 파악할 수 있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일을 되풀이하지 않으려면 첫 단추부터 꼼꼼하게 살펴 꿰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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