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충북연구원 토론회, 비용절감 위탁개발 방식 제시돼

충북도의회 독립 청사 건립방식을 논의하기 위한 공청회에서는 신축론이 우세했다.

그러나 시민단체는 리모델링 또는 원점 재검토를 요구했다.

충북도는 20일 충북연구원 대회의실에서 '충북도의회 청사 건립 관련 공청회'를 열고 각계각층 패널들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했다.

도와 도의회는 지난해 11월 옛 중앙초교 교사(校舍) 리모델링+일부 신축 방식으로 도의회 청사를 짓기로 했다가 제10대 도의회 후반기 출범 이후인 지난 8월 이를 전면 신축으로 변경한 상태다.

도의회 박봉순(청주8) 의원은 "리모델링 방식이라면 우리(제10대 도의회)도 3개월 정도 사용할 수 있지만, 5~6년만 지나면 후회하게 된다"며 "사업비가 상승하고 공사 기간이 길어지더라도 리모델링보다는 신축이 낫다는 결론을 내 (도의회가)집행부에 권장했고 집행부가 이를 받아들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낡은 교사동 전체를 철거하고 지하주차장을 조성하면 수백대의 승용차를 동시 주차할 규모가 된다"면서 "이는 도심 주차난 해소와 상권 활성화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도 김진형 행정국장은 "1981년에 건축한 교사동을 리모델링하면 내진 보강에만 10억여원이 들고 초등학교 건물인 탓에 폭도 좁아 의회 용도로 사용하기에 불편하다"며 "주차장도 50여대분밖에 확보할 수 없어 재정부담이 크지만 (도의회의)신축 제안을 받아들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초시 충북연구원장 역시 "도민의 40%는 도의회가 어디에 있는지 모르고 있는데, 이는 단독 건물이 없기 때문"이라며 독립 청사 필요성을 강조한 뒤 "중앙초 터를 행정복합타운화하면 지속적으로 위축되는 성안길과 육거리시장 상권 부흥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건국대 안형기 교수는 신축을 전제로 위탁개발 방식의 공공청사 건립 방향을 제시했다.

그는 "부족한 신축 사업비는 수익을 보장할 수 있는 시설을 (민간 투자자와)공동 개발하는, 비용의 외부화가 필요하다"면서 "기존 부지의 협소성 해결을 위해 필요하다면, 도시재정비구역 지정 등을 통한 인근 지역 확대 개발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청주대 주종혁 교수는 "애초 계획을 변경하면서 재정 부담이 상당히 커졌는데도 이를 공개하고 주민 의견을 수렴하지 않은 것은 비판받아 마땅하다"고 지적하면서도 "도의회가 독립 청사를 갖추는 것은 시급하고, 리모델링 방식보다는 신축하는 방향이 옳다고 본다"고 말했다.

반면 충북참여연대 오창근 사회문화국장은 "신축을 기정사실화하면서 부분 신축과 전면 신축을 이야기하는 것은 선택의 간극이 너무 좁고, 성안길 등 인근 지역 활성화는 꼭 도의회 청사 신축을 전제하지 않아도 된다"며 "단순히 광역의회 중 충북만 독립 청사가 없다는 논리는 공감을 얻을 수 없으며 도민 의견이 충분히 반영하지 않은 청사 건립 계획은 전면적인 재논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충북·청주경실련 최윤정 사무처장도 "도의회 청사 건립에 관한 부정적 여론을 잠재우기 위해 저비용 리모델링을 발표했다가 전면 신축으로 변경하는 것은 전형적인 꼼수 행정"이라고 비판하면서 "주먹구구식 청사 건립 계획안을 철회하고 중앙초교 부지 활용계획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해 초부터 도의회 청사 건립을 추진한 도와 도의회는 같은 해 5월 도청 인근 중앙초교 건물과 터를 127억여원에 매입했다.

도와 도의회는 기존 교사동 건물(4771㎡) 2동을 리모델링하고, 본회의장·사무실 등으로 사용할 지상 4층(3080㎡) 규모의 건물만 신축하기로 협의했었으나 후반기 도의회 들어 분위기가 변화했다.

청주 구도심 상권 활성화를 위한 주차장 신설이 필요하다는 도와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면서 도의회 청사 신축 방식은 리모델링에서 전면 신축으로 급선회했다.

도와 도의회는 중앙초교 건물을 모두 철거한 뒤 현 운동장 지하에 자동차 252대를 동시에 수용할 수 있는 8324㎡ 규모의 주차장을 조성하고 그 위에 새 청사를 짓는 데 합의했다.

대형 지하주차장 조성 사업비가 추가되면서 도의회 청사 건립 사업비는 애초 155억원에서 430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도는 2021년 7월까지 도비 120억원과 기금 310억원을 이 사업에 투자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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