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조건개선 협상 결렬…도교육청 태도변화 촉구
쟁의 찬반투표, 97%의 찬성…20일 전면파업 예고

충북도 소재 9개 국‧공립학교 중 BTL(민자위탁)사업으로 설립 및 운영 중인 학교에서 근무하는 청소·경비·시설관리 노동자(이하 BTL학교 노동자)의 파업이 가시화됐다. 공공운수노조충북지역평지부(이하 노조)는 13일 ‘2016년 임단투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진행한 결과 찬성 97%, 반대 3%로 파업이 가결됐다.

충북도교육청은 2005년부터 2007년까지 민간 사업자를 통해 국공립학교와 특수학교를 신설하거나 증개축 했다. 교육청은 민간 사업자에게 건물을 신설하거 증개축한 대가로 임대료를 지불하고 있다. 또 민간사업자에게 20년 동안 관리운영권을 양도했다.

이렇게 ‘임대형 민자사업(BTL)’으로 세워진 학교는 민간 사업자에게 모든 운영권을 맡기며 크고 작은 문제들을 야기하고 있다.

노조에 따르면 BTL학교의 경비노동자들은 올해 추석 136시간의 연속 근무를 했지만 손에 쥔 월급은 100만원 남짓에 불과했다.

노동조건에 불만이 있던 도 내 9개의 BTL학교의 노동자는 올해 여름, 노조에 가입했다.

노동조합은 9개의 BTL학교에 관리운영권을 가진 ㈜동우이앤씨건축사사무소와 청소경비용역업체인 드웰자산관리㈜와 올해 10월부터 지금까지 8차례 교섭했다.

노조는 회사가 청소경비노동자들의 근무시간을 부당하게 축소해 이윤을 확보한 것을 지적하며 근무시간의 정상화를 요구했다. 노조는 정부에서 발표한 ‘용역근로자보호지침’에 따라 최저임금이 아닌 시중노임단가를 지급할 것을 요구했다.

하지만 노사 협상은 난항을 거듭했다. 노조는 “회사는 비현실적인 정년을 노동조합에 강요하며 교섭은 난항에 치닫게 했다”고 비판했다. 노조는 “드웰자산관리(주)의 취업규칙에 따르면 청소경비노동자의 정년은 65세이다. 하지만 회사에 근무하는 27명의 청소경비 노동자 중 65세가 넘는 노동자는 13명으로 50%에 달한다. 또 회사가 올해 신규 고용한 청소노동자의 나이는 67세였다. 회사는 스스로 지키지도 않는 정년 65세를 고집하며 고용불안을 야기하는 상황이다”고 회사의 교섭 태도를 비판했다.

결국 노조는 회사가 노동조합과 대화의 의지가 없다고 판단해 12월 9일 충북지방노동위원회에 쟁의행위 조정신청을 접수했다.

노조는 “오는 12월 19일 개최될 제2차 조정회의에서 사용자 측의 태도변화가 없다면, 20일 충청북도 국공립 BTL학교에 근무하는 9개의 노동자들은 무기한 파업에 들어갈 예정이다”고 밝혔다.

노조는 “학생을 가르치는 평등의 공간 속에서 노동자의 착취로 운영된 BTL학교의 운영을 더 이상 지켜만 보고 있지 않을 것”이라며, 충청북도교육청과 ㈜동우이앤씨건축사사무소, 드웰자산관리㈜의 적극적인 태도 변화를 촉구했다.

한편 노조는 19일 오후 17시 30분, 충청북도교육청에서 <BTL학교시설지회 2016년 임단투 승리 파업 전야제>를 전개할 예정이다. 또 20일 오전 9시부터 전면파업에 돌입하고 도교육청 앞에서 파업선포대회 개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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