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읍 화장품제조업체 '에버코스' 산재 보고의무 위반

영동에서 공장을 운영하는 유성기업이 2년 연속 산업재해율이 가장 높은 기업이라는 '불명예'를 안았다.

고용노동부는 13일 지난 2015년 한 해 동안 산업재해율이 높았거나 사망사고가 많이 발생한 사업장 등 안전보건관리가 소홀한 264곳의 명단을 공표했다.

산재율이 가장 높은 사업장은 유성기업 충북 용산면 영동공장으로 노동자 262명 가운데 39명의 재해자가 발생해 산재율이 14.89%을 기록했다. 이어 팜한농 울산공장이 11.19%, 물류업체인 아이엔티원의 인천사업장이 10.17%, 현대제철 일관제철소 보수공사를 맡은 한국내화가 9.18% 등의 순이다.

산재율 1위의 오명을 쓴 유성기업 영동공장은 2014년에도 15.53%로 공표대상 사업장 중에 가장 높아 '2년째 산재율 1위'라는 오명을 안았다.

유성기업의 또 다른 사업장인 아산공장의 올해 산재율도 4.59%로 높은 축에 속했다. 유성기업은 지난 2011년 창조컨설팅의 자문에 따른 공격적 직장폐쇄와 경비용역 투입, 복수노조 설립으로 5년 넘도록 극심한 노사갈등을 겪고 있다.

사망사고가 가장 많았던 사업장은 울산 현대중공업으로 하청업체 7곳에서 7명이 사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청업체 1곳에서 6명이 숨진 한화케미칼 울산2공장이 2위, 부산 대선조선의 크레인 철거공사를 맡았던 아산금속이 4건으로 뒤를 이었다. 현대중공업의 경우 2014년 발생한 사고지만, 지난해 공표 당시 원청의 책임 여부에 관한 형사소송이 확정이 안된 상태여서 이번 공표대상에 포함됐다. 현대중공업은 올해만 원하청 노동자 14명이 숨졌다.

지난해 공표대상 기업 가운데 사망사고가 가장 많았던 곳은 현대중공업 계열사인 현대삼호중공업으로 하청업체에서 3명이 숨진 바 있다.

산재 발생보고 의무를 위반한 사업장은 청주 청원구 내수읍에 있는 화장품 제조업체인 에버코스로 무려 29건의 산재 사고를 고용부에 보고하지 않았다. 뒤이어 한국타이어 대전공장 11건, 갑을오토텍 10건으로 나타났다.

에버코스는 지난해 7월 30대 노동자가 지게차에 치이는 사고를 당했으나, 회사에 도착한 119구급차를 돌려보내고 승합차를 이용해 회사 지정 병원에 이송하느라 시간을 낭비하는 바람에 노동자가 숨져, 회사 대표·관리자들이 형사처벌을 받았다.

이번 공표된 기업은 산업안전보건법 시행령에 따른 것으로 연간 재해율이 동종 업종 평균재해율 이상인 사업장 중에 상위 10% 이내에 해당하는 사업장, 연간 사망사고가 2명 이상인 사업장으로 동종 업종 평균 사망 만인율 이상인 사업장, 산재 발생보고를 3년 이내 2번 이상 미보고한 사업장 등이 포함됐다.

박화진 고용노동부 산재예방보상정책국장은 "안전보건관리가 불량한 사업장은 감독, 엄정한 사법처리 등을 통해 강력히 제재하고, 유사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지속적으로 지도·관리해 나가겠다"며 "이번 공표를 통해 사업주들이 더욱 경각심을 갖고 산재예방에 대해 노력해줄 것"을 당부했다.

한편 고용노동부는 지난 2004년부터 산업재해 발생에 대한 경각심과 재해예방의 중요성을 높이기 위해 총 13회에 걸쳐 사업장 2천899곳의 명단을 공개해 왔다. 이번에 공표된 사업장에 대해서는 향후 3년간 사업장과 그 임원에 대해 각종 정부 포상이 제한될 예정이다. 또한 내년부터는 공표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산업재해가 많은 사업장 선정 기준을 '재해율'에서 '중대재해 발생'으로 변경한다.
 

저작권자 © 충북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