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시민들에게도 ‘광장’을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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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시민들에게도 ‘광장’을 달라
  • 홍강희 기자
  • 승인 2016.12.08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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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게이트로 연일 달아오르는 광장정치, 시민발언대 역할 ‘톡톡’
타 도시 광장·공원 등지에서 촛불집회··· 청주는 고작 충북도청 앞

청주 상당공원에서 충북도청 서문을 거쳐 육거리에 이르는 4차선 도로는 청주 도심에서 가장 중요한 길이다. ‘허리’에 해당된다. 이 곳으로 매일 수백대의 시내버스가 왕복으로 달리며 시민들을 실어나르고, 수만대의 자동차들이 질주한다.

▲ 청주 상당공원~육거리는 하루에도 수백대의 차량이 질주하나(왼쪽) 주말 저녁이면 촛불집회장으로 변한다. 청주시민들에게도 안전한 광장이 필요하다. / 육성준 기자

길 양쪽 도로변에는 쇼핑센터, 음식점, 미용실, 병원, 커피숍, 약국, 교복판매점, 잡화점 등 다양한 상점들이 들어서 있다. 이 길에서 시내쪽으로 한 블록 더 들어가면 성안길이 나온다. 성안길은 영화관, 의류점, 액세서리점들이 즐비하게 있는 청주의 대표적인 쇼핑거리다.

상당공원~육거리는 주말저녁이면 거대한 촛불집회장으로 변한다. 차들이 질주하던 거리가 시민들 차지가 되고 상당공원 들어가는 입구에는 큰 무대가 설치된다. 주최측 추산으로 11월 19일에 1만여명, 12월 3일에는 1만5000여명의 시민들이 모여 집회를 열었다.

지난 3일 전국적으로는 232만명이 박근혜 대통령 퇴진 촛불집회에 참가했다. 날이갈수록 최고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대통령을 보면 대한민국의 미래가 암담하지만, 평화집회·질서있는 집회를 이끌어가는 1등 국민들을 보면 희망이 있다는 게 전반적인 여론이다.

박근혜게이트를 계기로 국민들은 광장정치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에 주목했다. 광장의 촛불집회 여론이 주요 여론으로 다뤄지고 이 곳에서는 누구든 의견을 자유롭게 말할 수 있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그래서 정치의 중심이 여의도에서 광화문광장으로 옮겨갔다는 말까지 있다. 광장에 설치된 무대 주인이 평범한 시민들이라는 점도 새롭게 발견한 대목이다. 그동안 무대의 주인은 정치인들이었다.

지난 3일 문재인 더민주당 전 대표는 광주에서 열린 촛불집회에 참석했으나 금남로의 자유발언 무대에는 오르지 못했다고 한다. 탄핵표결 연기에 실망한 주최측이 정치인의 발언을 불허했다는 후문이다. 같은 날 서울 광화문 집회에 참석한 박지원 국민의당 원내대표, 대구 집회에 간 안철수 전 대표도 시민들로부터 ‘집으로 가라’는 면박을 당했다고 한다. 대구시민들은 “광장의 주인은 안철수가 아니라 대구시민”이라며 야유했다는 것. 시대가 많이 변했음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청주시에는 많은 사람들이 모일 만한 광장이 없다. 지난 3일 전국적으로 촛불집회가 열린 장소를 보면 광장, 공원, 역 광장, 도청·시청·군청 앞, 버스터미널 앞, 번화가 사거리 등이었다. 서울은 광화문 광장, 부산시는 서면교차로, 울산시 롯데백화점 앞, 대구시 중구 국채보상로, 광주 동구 금남공원, 경기 고양시 일산문화공원, 세종시는 세종호수공원 중앙 무대섬, 전주시는 충경로 사거리, 아산시는 온양온천역 광장 등에서 집회를 했다.

광장과 넓은 공원에서 집회를 연 곳은 절 반 정도 된다. 광장과 공원은 차량통행으로부터 보호를 받고 자리에 앉을 수 있어 편하나 교차로, 사거리, 관청 앞은 아스팔트 바닥이라 앉기에 불편하다. 청주시에는 철당간광장, 성안길 입구 광장이 있지만 많아야 300명 정도 앉을 수 있다.

이에 대해 송재봉 충북NGO센터장은 “대의민주주의가 제 기능을 못하면 시민들이 광장으로 나와 의견을 말할 수밖에 없다. 1987년 6월항쟁, 광우병사태, 노무현 대통령 탄핵 때 이미 이런 경험을 했다. 주권자가 자신의 의사를 표출하고 이를 관철시키는 게 주권재민에 맞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청주에 마땅한 광장이 없다는 점에 대해서는 “시민들이 장시간 앉아 행사를 할 수 있는 곳이 없어 도청 도로변에서 집회를 하는 것이다. 행사를 준비하는 측은 몇 시간 전부터 도로를 막고 무대를 설치해야 되고 시민들은 도로에 앉아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시내버스가 우회해야 하므로 버스 이용객들도 불편할 것”이라고 말했다. 송 센터장은 철당간광장 주변을 터서 넓게 만들거나 옛 연초제조창 광장에 건물을 짓지 말고 사용하는 방법 등을 제안했다.

 

▲ 박근혜정권퇴진충북비상국민행동은 5일 정우택 의원 사무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계란을 투척하는 한편 사퇴를 촉구했다. / 육성준 기자


시민저항에 부딪친 청주의 정우택, 순천의 이정현
박근혜정권퇴진충북비상국민행동 鄭 사무실에 계란투척·퇴진촉구

촛불집회를 하고 거리행진을 할 때 반드시 들르는 곳이 있다. 도청쪽에서 육거리로 가면 정면에 정우택 새누리당 의원(청주상당) 사무실이 있다. 지난 11월 19일과 12월 3일 집회 참가자들은 정 의원 사무실 앞에서 ‘정우택은 사퇴하라’ ‘새누리당 해체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이 날 집회에서 정 의원이 자신의 페이스북에 썼던 “박 대통령의 국가와 국민에 대한 사랑을 정치적 이해득실로 폄하해서는 안될 것입니다. 이 시간에도 외로움과 고독함으로 힘겨워하실 대통령을 생각하니 마음이 아픕니다. 부디 박근혜 대통령을 믿고 힘을 보태주시기 바랍니다”라는 글이 회자됐다.

또 정 의원은 서청원·최경환 의원 등 친박계 중진의원 9인회에 들어가 박 대통령 3차 담화문발표 및 4월 퇴진론을 주도했다고 한다. 이들은 11월 29일 3차 대통령담화문 발표 전날 모임을 갖고 명예로운 퇴진론을 내세웠다. 하지만 탄핵을 저지하기 위한 꼼수에 불과하다며 거센 국민저항에 부딪쳤다.

지난 5일 박근혜정권퇴진충북비상국민행동은 정 의원 사무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무실에 계란을 투척했다. 이들은 정 의원 사무실 들어가는 입구에서 ‘박근혜 퇴진’ 스티커를 불이고 정 의원 퇴진 구호를 외쳤다. 범죄자인 박 대통령을 비호하는 정 의원을 공범으로 생각한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근처에 경찰들이 나와 있었으나 법을 위반한 행동이 없어 양측간 갈등은 없었다.

같은 새누리당 의원들조차도 정 의원의 최근 행동을 이해할 수 없다고 털어놓는다. 한 기초의원은 “새누리당 지방의원들은 행사 참석도 꺼린다. 이 어려운 시기에 아무 말도 못하고 있는데 정 의원은 왜 저렇게 나서는지 모르겠다. 당내 친박계에서 존재감을 과시하려고 그러는 건지 알 수가 없다. 정치적 속셈이 있을텐데 우리도 부담스럽다”고 한마디 했다. 친박의원들마저 탄핵찬성으로 돌아서고 있는 판에 정 의원이 9일 어떤 결정을 내릴지 주목된다.

청주에 정 의원이 있다면 순천시에는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가 있다. 지난 3일 순천 촛불집회장에는 5000여명의 시민들이 모였다. 이들은 박근혜와 이정현 퇴진, 새누리당 해체를 함께 외쳤다.

시민발언대에 나온 한 초등학생은 “곰 세 마리가 청와대에 있어~ 근혜곰 순실이곰 정현곰~ 근혜곰은 꼭두각시~ 순실이곰은 국정농단~ 정현곰은 호위무사~ 국민 등쳐 다해먹는다”라는 노래를 불러 웃음을 자아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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