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키장 경영진 투자여력 없다며 개장에 난색, 2년전에도 폐장위기 겪어

충주시 수안보 스키장이 개장 20년 만에 올 겨울 문을 못 열 상황에 놓이면서 지역 경제에 비상이 걸렸다. 충주시에 따르면 수안보 스키장은 최근 경영진 회의를 열었지만 올해 개장을 결정하지 못했다. 이에 따라 이 스키장의 올해 개장은 사실상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번 회의에서는 만성적인 운영난으로 경영진에서 투자 여력이 없다며 개장에 난색을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스키장 측은 해마다 스키장 슬로프로 쓰이는 산림청 소유 국유림에 대한 대부료 1억 5000만 원을 내는 것도 운영난을 가중시킨다는 지적이다. 따라서 스키장이 개장하지 못하면 겨울철 스키 시즌으로 혜택을 보는 스키 대여점과 음식·숙박업소 등이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 충주시 수안보 스키장이 개장 20년 만에 올 겨울 문을 못 열 상황에 놓이면서 지역 경제에 비상이 걸렸다.

수안보 스키장은 2년 전에도 폐장 위기였다가 지역 사업가가 이어받아 연명했다. 2014년 수안보 스키장은 본격적인 스키철을 맞아 개장을 준비했지만 대부료 체납 문제로 제동이 걸렸다. 스키장 개장을 위해선 2년간 체납한 국유림 대부료를 완납하고, 2014년 사용료를 납부해야 하는데 자금난으로 금액을 내지 못한 것.

국·시유림 교환 추진

당시 업체가 지불해야 하는 금액은 국유림 사용료 등 산림청에 내야 할 9억 원이었다. 분할 납부 등 여러 가지 방법이 제시됐고, 새 운영자가 나타나 가까스로 위기를 넘기고 개장했다.

하지만 시설이 변변치 않아 찾는 발길이 줄다보니 한시즌에만 10억 원이 넘는 적자를 냈다.

스키장 관계자는 “지난해 12월 따뜻한 날씨 탓에 리프트 가동도 하나 밖에 못하고, 그렇다보니 할인으로 관광객을 모을 수밖에 없었다”며 “더는 투자할 여력이 없어서 경영진이 이번 시즌은 아예 문을 닫기로 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어 “자체적으로 더 이상 투자할 여력이 없다. 경매해서 자기네(낙찰자)들이 운영한다고 하면 협조를 해 줄 수 있는데 그럴 사람이 있겠냐”고 반문했다.

수안보온천관광협의회도 울상이다. 수안보온천관광협의회 관계자는 “수안보 경기활성화에 스키가 절반 이상 도움을 주는데 개장을 못하면 어려움이 크다”며 “개장을 못하면 평년대비 45~50%의 손님이 줄어 상인들의 고충이 클 것”이라고 성토했다.

또 “이번 겨울에도 꼭 스키장이 개장해서 수안보 발전에 도움을 줬으면 한다. 그렇지 않을 경우 지역경제에도 찬물을 끼얹을 수 있는 만큼 관계기관에서 적극 나서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시는 스키장 폐장에 따른 수안보 지역 경기 위축을 우려해 스키장 슬로프로 쓰이는 산림청 소유 국유림을 시유림과 맞교환해 활성화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시가 시유림과 교환하려는 국유림은 46ha이고, 이 국유림의 공시지사는 ㎡당 1만 8000원이다.

시는 이에 상응하는 동량면이나 산척면 등지의 시유림 1000ha를 교환 예정지로 물색했다.시 관계자는 “산림청에 국유림과 시유림 교환 신청을 했다”며 “산림청이 타당성을 조사해 교환할 의향을 통보하면 교환 예정지 자료를 제공할 것”이라고 했다. 산림청은 아직 타당성 조사에 들어가지 않았고, 조사에 3~4개월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국유림관리소 관계자는 “보통 3~4개월의 검토기간이 소요된다”며 “가급적이면 빠른 시일 내 성사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답변했다. 따라서 국유림과 시유림 교환 여부는 내년 상반기에나 가닥이 잡힐 것으로 보인다. 시는 국유림과 시유림 교환이 이뤄지면 스키장을 포함해 민간투자 유치 등 수안보 관광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방안을 찾을 계획이다.

회원권 분쟁도 예상

현재 개장이 불투명한 수안보 스키장은 6000여명의 회원을 보유하고 있어 관련 분쟁도 예상된다. 지난해도 이 문제는 불거졌다. 10년 전 발행된 회원들과 콘도 회원들이 보증금을 되돌려 달라고 했기 때문이다.

수안보 스키장 측은 임대사업자가 보증금을 대신 지불할 의무가 없다는 입장이다. 스키장 관계자는 “회원권 환불과 관련된 민원은 해마다 있는 일로 스키 시즌만 되면 불거지는데 우리하고는 관계가 없다”면서 “과거 사조마을에서 발행된 회원권을 임대사업자가 환불해줄 수 없고, 그러면 임대사업자는 망하라는 말”이라고 했다.

한편, 수안보 스키장은 1989년 오로라벨리스키장으로 중부권에서는 처음으로 개장했고, 1995년 사조마을리조트수안보스키장으로, 2014년 수안보이글밸리스키리조트로 바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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